일본 정부 즉시 진화 나섰지만···항공사 “하반기 수요 회복 기대 접었다”
항공업계, 일본 노선 운항 재개 시점 두고 고민 심화

텅 빈 공항의 모습. /사진=시사저널e
텅 빈 공항의 모습. / 사진=시사저널e

올해 도쿄올림픽을 통한 하반기 반등을 기대했던 항공사들이 근심에 빠졌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취소 논란이 이어지는 것인데 일본 정부는 즉시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시민들 사이에서 올림픽에 대한 우려가 커진 탓에 항공업계는 “기대를 접었다”는 반응이다.

27일 교도통신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열린 코로나19 기자회견에서 일본인 기자의 도쿄올림픽 관련 질문에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많은 이야기를 했다”면서 “올림픽 개최에 문제가 없고 괜찮을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말했다. 전날 논란이 된 도쿄올림픽 취소 여부를 두고 일본 정부에 힘을 실어준 것이다.

앞서 지난 25일(현지시간) IOC 부위원장을 지낸 딕 파운드 위원이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코로나19로 인해 오는 5월 말까지 대회 개최 여부를 결정해야 할 것”이라고 발언한 직후 도쿄올림픽은 취소 논란에 휩싸였다. 일본 정부는 논란 직후 “IOC의 공식 견해가 아니다”라며 진화에 나섰지만 이미 도쿄올림픽에 대한 불안감은 증폭된 상태다.

이 같은 논란이 전해지자 항공사들은 우려를 표하고 있다. 항공업계는 올해 하반기 도쿄올림픽을 통한 반등을 기대하고 있었다. 그러나 코로나19 확산 이후 개최 여부와 무관하게 도쿄올림픽으로 인한 수익 창출 기대를 접었다는 입장이다.

익명을 요구한 저비용항공사 관계자는 “이미 아시아 지역 전반에 대한 (코로나19)우려가 커진 상황”이라면서 “도쿄올림픽을 통해 기대했던 건 국내 여객뿐 아니라, 환승 여객 등을 기대한 것인데 (기대를 충족하기) 어려워졌다”고 설명했다.

도쿄올림픽 개최 직전까지 하나 둘 일본 노선 운항을 재개하려던 전략도 불투명해졌다. 또 다른 항공사 관계자는 “도쿄올림픽 전에 한일 관계만 개선된다면 일본 노선 수요 회복을 노릴 수 있다고 생각했다”면서 “취소된 건 아니지만 이런 논란이 나온다는 게 답답한 일이다. (일본 노선) 운항 재개 시점에 대한 고민이 늘었다”고 답했다.

항공업계는 지난해부터 악재에 시름했다. 지난해 실적을 공시한 상장 6개 항공사의 당기순익은 모두 적자로 전환됐다. 별도 재무제표 기준 6개 항공사 당기순손실을 합하면 1조4691억원에 달한다.

이에 일부 항공사는 직원들에게 임금조차 제대로 지급하지 못 하는 상황이다. 최종구 이스타항공 대표이사는 지난 25일 사내 게시판에 “오늘 지급하기로 했던 임직원의 급여를 40%만 지급하고 연말정산 정산금을 포함한 나머지 급여는 추후 지급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에어서울은 1개 노선을 제외한 모든 노선을 일정 기간 동안 비운항한다. 사실상 ‘휴업’을 선포한 꼴이다. 에어서울은 지난 26일 홈페이지를 통해 인천~도쿄·오사카·괌·홍콩·다낭·하노이·나트랑·보라카이·코타키나발루·씨엠립 노선을 3월15일까지 운항하지 않는다고 공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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