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령대별 매매거래 비중 1위···“가점제 확대로 청약 대신 매입 늘어”

26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달 거래 신고된 서울 아파트를 30대가 가장 많이 매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 사진=연합뉴스

지난달 서울 아파트 매매 시장은 30대가 가장 큰 손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청약 가점제 확대로 당첨이 어려워진 이른바 30대 ‘청약 포기자’(청포자)들이 기존 매입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26일 국토교통부와 한국감정원이 집계한 아파트 매입자 연령대별 매매거래 현황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는 총 1만491건의 거래 신고가 이뤄졌다. 30대 매입 비중은 30.4%(3188건)로 전체 1위를 차지했다. 2위는 40대로 28.9%(3033건)였다.

특히 지난달 서울의 30대 거래 비중은 지난해 12월(28.5%)보다도 높아진 것이다. 주택거래신고일은 계약 후 60일로, 지난달 실거래 신고 물량에는 올해 1월보다는 지난해 11∼12월 거래량이 다수 포함돼 있다.

구별로는 성동구의 30대 비중이 44.5%로 가장 높았다. 총 431건의 거래 신고가 이뤄진 가운데 192건을 30대가 사들였다. 또 마포구가 38.5%로 두 번째로 높았고, 이어 서대문구가 37.4%로 뒤를 잇는 등 주로 도심권의 아파트가 30대로부터 큰 인기를 끌었다.

맞벌이 가정이 늘면서 도심 직장과 가까우면서도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큰 곳으로 젊은 층이 몰려들고 있다. 이어 영등포구(37.2%), 강서구(34.2%), 동작구(32.2%), 구로구(32.1%) 등지에서 30대의 거래 비중이 높게 나타났다. 반면 초고가 주택이 몰려있는 강남·서초·송파구 등 강남 3구와 노원·도봉·강북구 등 일명 ‘노·도·강’ 지역은 30대보다는 40대의 매입 비중이 높았다.

전국 아파트 기준으로는 40대의 매입 비중이 28.7%로 가장 높았고 30대(24.0%), 50대(21.1%), 60대(11.6%) 등의 순이었다. 2·20대책으로 21일부터 조정대상지역에 편입된 수원 영통·장안·권선구와 의왕시, 안양 만안구 등지의 아파트는 30대보다 40대의 매입 비중이 높고, 50대 거래도 상당한 것으로 조사됐다.

전문가들은 가점제 대상 아파트 확대로 30대가 청약시장에서 소외되면서 새 아파트 청약 대신 기존 주택 매입에 나선 것으로 분석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대학원 교수는 “지난해 서울 인기 지역 아파트 청약 가점의 최하점이 50∼60점을 웃돌았다”며 “사실상 당첨권에서 멀어진 청년층들이 청약을 포기하고 서둘러 기존 주택 매입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