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일하게 신입 공채 계획 밝힌 에어부산, 결국 연내 채용 ‘재검토’
신규 LCC 채용 일정도 코로나19 확산세 지켜본 후 결정
승무원 아카데미, 코로나19 확산 이후 개강 연기···취준생 ‘기약 없는 준비’ 우려

코로나19 확진자가 날로 증가하는 24일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 입국장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 사진 = 연합뉴스
코로나19 확진자가 날로 증가하는 24일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 입국장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 사진 = 연합뉴스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항공업계가 속속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하는 등 악화일로를 걷는 가운데, 대졸 신입사원의 연내 채용 계획도 불투명한 상태다. 기업들이 연이어 채용 계획이 없다고 발표하자 취업준비생들의 불안감은 커지고 있다.

25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각 항공사들은 코로나19 확산 이후 연이어 비상경영을 선포했다. 일부 항공사는 임직원 월급 지급도 어려운 상황이다. 최종구 이스타항공 대표이사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직원들에게 ‘임금체불 사태’를 고지했다. 최 대표는 “코로나19 사태가 회사를 최악의 위기로 몰아넣고 있다”면서 “불가피하게 급여를 추후 지급한다”고 밝혔다.

상황이 악화되면서 각 항공사의 연내 채용 여부는 불투명해졌다. 이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객실승무원 및 일반직 채용 계획이 없다고 밝힌 가운데, 저비용항공사(LCC) 및 신규 항공사도 정확한 채용 일정을 세우지 못하고 있다.

한 항공사 관계자는 직장인 전용 익명 커뮤니티 애플리케이션 블라인드를 통해 “지금 공채가 문제가 아니라, 기존 직원들도 어떻게 될지 모른다”며 항공업계 전반에 불어닥친 위기감을 설명했다. 또 다른 외항사 관계자는 블라인드를 통해 “(외항사 역시) 신입 채용이 쉽지 않다”고 전했다.

LCC 중 유일하게 지난달 70명 규모의 신입 공개채용 계획을 밝혔던 에어부산도 이를 철회하고 재검토에 나섰다. 에어부산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업황이 좋지 않다 보니 채용 계획도 재검토에 들어갔다”며 “현재 사태를 예의주시 하면서 추후에 다시 검토하자는 논의가 이뤄졌다”고 말했다. 이어 “사업을 재조정하는 과정에서 향후 채용 규모 역시 변동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신규 LCC 에어로케이와 에어프레미아의 채용 일정은 향후 코로나19 국면에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에어로케이 관계자는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긴 하지만 지금은 자체 계획대로 진행 중이다. 2호기와 3호기가 7~8월에 도입될 예정이라 신규 채용은 5월쯤 진행될 것”이라며 “다만 코로나19가 4~5월에도 진정세를 보이지 않는다면 취항계획, 채용 일정 등을 뒤로 미룰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에어프레미아 관계자는 “코로나19와 관계없이 3월에 채용 공고를 게시할 예정이다. 올해 객실승무원을 약 150명 충원할 예정”이라면서도 “다만 코로나19로 채용 일정이 조금씩 지연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이처럼 코로나19가 기업 채용에 영향을 주면서 피해는 고스란히 취업준비생들이 받고 있다. 채용 일정이 연기되거나 확정되지 않으면서 취업준비생들의 ‘기약 없는’ 준비가 이어지는 것이다.

객실승무원을 지망하는 취업준비생 임아무개(여·25)씨는 “항공사들 채용 일정이 죄다 연기돼 답답한 상황”이라며 “공백기가 더 길어질까 봐 걱정”이라고 토로했다. 항공사 지상직 취업을 준비해온 박아무개(여·25)씨는 “준비 기간이 더 길어졌는데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모르겠다”며 쓴 웃음을 지었다.

취업준비생 인터넷 카페에는 “이젠 너무 힘이 빠져 웃음밖에 안 나오는 상황이다” “작년에도 참 힘든 한 해였는데 올해는 벌써부터 더 힘든 것 같다”는 등 하소연하는 글이 연이어 올라오고 있다.

지난 21일 잡코리아가 취업준비생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 / 자료 = 잡코리아
지난 21일 잡코리아가 취업준비생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 / 자료=잡코리아

지난 21일 취업포털 사이트인 잡코리아가 취업준비생 1731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가 취업준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진행한 설문조사에서도 취업준비생들의 우려를 확인할 수 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57.3%의 취업준비생들은 ‘기업들이 채용을 취소하거나 축소할까 우려된다’고 답했다.

한편 코로나19 여파로 승무원아카데미에서도 개강 여부가 불확실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 강남구 승무원학원 한 관계자는 “교육청에서 휴원 권고가 내려오면서 3월 초 개강 예정이던 강의를 예정대로 진행할지 회의 중”이라며 “채용이 불투명해지면서 학원 수강생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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