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경기실사지수 뚝 떨어져···2월 수치 11년 만에 최하

24일 서울 광화문역 사거리 횡단보도에서 시민들이 코로나 19 예방 등의 이유로 마스크를 착용하고 출근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24일 서울 광화문역 사거리 횡단보도에서 시민들이 코로나 19 예방 등의 이유로 마스크를 착용하고 출근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중국 우한에서 시작된 코로나19 여파에 기업들이 체감하는 경기가 최하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 대상으로 실시한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조사 결과 2월 실적치는 78.9인 것으로 나타났다. 2009년 2월 이후 132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것이다. BSI지수가 100 이하면 경기를 부정적으로 보는 기업들이 많다는 것을 의미하고, 100 이상이면 반대 경우를 뜻한다.

3월 전망치는 84.4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달 전망치(92.0)에 비해 7.6p 낮은 수치로 코로나19 영향으로 기업심리가 급격히 위축돼 나타난 결과로 풀이된다.

부문별로는 내수(86.5), 수출(89.7), 투자(91.8), 자금(93.1), 재고(102.5), 고용(95.4), 채산성(93.1) 등 전 부문에서 골고루 기준선 미만을 기록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기업들의 현실인식은 엄중했다. 한경연 설문 결과 10개 기업 중 8개 기업(80.1%)이 코로나19로 인해 사업에 영향을 받는다고 답했으며, 전체 기업 중 14.9%는 부정적 영향이 상당하다고 답했다. 상당한 영향을 받는 기업을 업종별로 살펴보면 여행업(44.4.%), 운송업(33.3%), 자동차(22.0%), 석유·화학제품(21.2%), 도·소매(16.3%) 순이었다.

기업들은 코로나19로 가장 큰 영향을 받는 부문으로 내수 위축(35.6%), 생산 차질(18.7%), 수출 감소(11.1%)를 꼽았다. 기업들은 코로나19 영향으로 중국 공장 비가동으로 인한 생산중단과 중국 수요 감소로 인한 생산량 저하 등의 영향이 크다고 응답했다.

코로나19로 인한 우리 기업들의 피해는 다양한 분야에서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승무원이 확진판정을 받게 된 대한항공과 같이 직접적 감영으로 인한 피해를 보는 곳이 있는가 하면, 출장길 등이 막혀 당혹스러워 하는 기업들도 있다.

추광호 한국경제연구원 경제정책실장은 “이번 조사가 시작된 일주일 전만 해도 코로나19관련 낙관론이 우세했음에도 경기 전망치가 84.4를 기록했다”며 “지역사회 감염을 포함한 2·3차 감염으로 코로나19가 새로운 국면을 맞은 상황에서 기업들의 체감 경기는 조사된 수치보다 더 낮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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