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운용, ETF운용 총괄책임자로 삼성서 ETF 성공 이끈 김남기 영입
"미래에셋의 ETF 다변화와 해외진출에 깊은 인상"
인공지능 주식형 액티브 ETF출시 준비 박차

김남기 미래에셋자산운용 ETF운용본부장
김남기 미래에셋자산운용 ETF운용본부장

적장에서 아군 수장으로.

김남기 미래에셋자산운용 ETF운용본부장(이사)는 국내 1위 자산운용사인 삼성자산운용의 ETF(상장지수펀드) 성장 신화를 썼던 인물이다.

김 본부장은 지난해말 윤주영 미래에셋자산운용 ETF운용부문장이 미래에셋그룹 일본 내 법인인 '글로벌엑스(X)재팬' 공동대표로 이동하자 후임자로 전격 영입됐다. 그는 미래에셋자산운용에서 미래에셋 DNA와 삼성 DNA를 융합하려는 시도에 나서고 있다.

시사저널e는 25일 김 본부장을 직접 만나 이직 배경과 과정, 미래에셋자산운용에서 그가 추구할 ETF운용전략을 들어봤다.

이직과 관련해 김 본부장은 미래에셋자산운용의 ETF 다변화와 해외진출에 매력을 느꼈다고 설명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2011년 이후 글로벌 시장 진출을 계속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말 기준으로 한국, 미국, 캐나다, 호주, 홍콩 등 8개국에서 362개의 ETF를 출시했고 운용규모는 45조원을 넘어섰다.

김 본부장은 “이전 직장이 채권과 패시브 등 보수적 투자에는 강점이 있는 회사였지만 액티브, 해외자산투자, 해외진출사업에서는 DNA가 보수적이다 보니까 쉽지 않았다”며 “이런 것들은 고민해보니 이직을 하면 더 많은 것을 할 수 있고 더 많이 배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미래에셋자산운용은 김 본부장을 영입하며 삼성자산운용의 ETF 성장을 이끈 경력을 높이 평가했다. 김 본부장은 삼성자산운용이 직접 펀드매니저를 만들겠다고 육성한 1호 펀드매니저로 사실상 삼성자산운용 공채 1기다. 현재 삼성자산운용의 ETF순자산규모는 25조원가량으로 미래에셋자산운용(11조6824억원)보다 두 배이상 많다.

이러한 성장에 김 본부장이 중추적 역할을 담당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김 본부장의 영입을 놓고 ‘김연추 영입’처럼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의 인재 욕심이 잘 드러난 인사였다고 평가하고 있다.

김 본부장은 미래에셋자산운용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영업환경 자체가 달랐다고 강조했다. 그는 “ETF에만 투자하는 변액펀드만 조단위로 있는 모회사를 둔 회사와 수치만 놓고 비교하는 것은 온당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이직을 투자기법인 ‘액티브’와 ‘패시브’의 개념으로 설명했다.

액티브는 전략적 투자기법, 패시브는 지수를 추종하는 투자 기법을 말한다. 미래에셋그룹의 적립형 펀드처럼 특정 종목군에 투자하는 기법이 액티브고 코스피200같은 시장기초지수에 맞춰 투자하는 ETF가 대표적 패시브 투자상품이다. 미래에셋그룹은 액티브 투자기업으로 성장신화를 썼고 반대로 삼성자산운용은 패시브가 대표 DNA라고 볼 수 있다.

김 본부장은 “이직해서 살펴보니 미래에셋그룹도 과거와 달리 패시브 투자의 비중을 집중적으로 늘리며 시대변화에 맞춰 변화하려고 많은 노력을 하고 있었다”며 “투명(Transparent), 혁신(Innovative), 글로벌(Global), 효율(Efficient), 신뢰(Reliable)의 앞글자를 딴 TIGER ETF시리즈 네이밍을 보고 회사가 ETF의 특성을 잘 이해하고 있다는 확신이 들었다”고 강조했다.

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국내 ETF시장은 급성장세를 보여왔다. 그러나 대부분 코스피200 지수를 추종하는 ETF상품이다.

김 본부장은 조만간 국내에서도 다양한 종류의 ETF가 출시될 것으로 내다봤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올해 상반기를 목표로 국내 최초의 주식형 액티브 ETF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이 주식형 액티브 ETF에는 인공지능(AI)기술을 활용한 매매기법이 적용된다. 미래에셋그룹은 2016년 국내 증권사 최초로 인공지능 기술센터를 설립하는 등 인공지능 분야 투자에 적극적이다.

김 본부장은 “해외에서는 우리나라와 달리 다양한 전략과 자산을 이용한 ETF가 대세”라며 “우리나라도 조만간 ETF시장이 급격히 변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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