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전국 휴원 권고로 노량진 학원 근처 식당가, 평소보다 한산···주변 소상공인들 울상
비대면 키오스크로 운영하는 고시촌 식당들은 휴원 영향 못 느껴

25일 낮 12시 서울 노량진 식당가. 점심시간임에도 한산한 모습이다. / 사진=김윤진 인턴기자
25일 낮 12시 서울 노량진 식당가. 점심시간임에도 한산한 모습이다. / 사진=김윤진 인턴기자

“낮 12시면 원래 사람이 많이 돌아다녀야 하는데 지금 거리를 봐라. 길이 한산하다. 손님이 반으로 줄었다.”

서울 노량진 식당가에 위치한 한 분식점 종업원은 기자에게 이처럼 토로했다. 인산인해를 이뤘던 노랑진역 앞 횡단보도 역시 유동인구가 줄었다. 식당, 카페 대부분은 매출 타격이 불가피해 보였다. 노량진에 지점을 둔 대형학원들이 교육부의 휴원 권고를 받아들인 다음 날 풍경이다. 교육부는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을 막기 위해 지난 24일 휴원 권고를 내렸다.

기자가 25일 오전 8시부터 오후 1시까지 노량진 식당가를 둘러봤다. 이날 만난 식당, 카페 종업원들은 대체로 학원 휴원 여파를 체감하고 있었다. 평소 문전성시를 이뤘다는 가게에도 인적이 드물었다.

거리 곳곳에서는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당분간 휴업한다’는 표지를 걸고 문을 닫은 가게도 보였다. 가게를 열었어도 ‘위생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며 손님들을 안심시키는 곳도 있었다.

카페 종업원 김아무개(여·29)씨는 “어제 오늘 손님이 유난히 없다. 비가 오더라도 평소에 이 정도로 적지 않았다”며 “코로나19 이슈가 있었어도 등원하는 학생이 줄진 않았기 때문에 주말까지는 매상에 특별히 변동이 없었다. 휴원 영향이 큰 것 같다. 코로나19 확산이 점점 심각해지고 있어서 영향이 더 확대되지 않을까 싶다”고 우려했다.

식당 종업원 황아무개(여·55)씨는 “주말까진 영업이 괜찮았다. 평일에는 원래 손님이 많지 않은 편이긴 했는데, 엊저녁부터 오늘까지 특히 없다”며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어제 식당들에 보건소 직원이 와서 코로나19 예방행동수칙에 대해 일러주고 가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25일 노량진에 위치한 식당들에 붙은 표지. 휴업이나 위생 관리 대책 등을 알리고 있다. / 사진=김윤진 인턴기자
25일 노량진 식당들에 붙은 표지. 휴업이나 위생 관리 대책 등을 알리고 있다. / 사진=김윤진 인턴기자

차가운 반응을 보인 상인들도 있었다. 한 상인은 “손님이 당연히 줄었지. 바쁘니 다음에 와라”라고 했다. 또 다른 상인은 기자에게 “손님 아니면 나가라”고 강하게 말했다.

컵밥거리는 평소 학생들이 줄 서서 먹던 곳이었지만, 이날은 썰렁했다. 컵밥 거리 상인은 “(매출을) 말하기 어렵다”고 기자의 질문을 거절했다.

기자가 점심을 먹기 위해 들른 분식점의 한 여성 종업원은 “(학원 휴원으로) 매출에 당연히 영향이 있지. 거리를 봐라. 길이 한산하다. 어제 다르고 오늘 다르다. 지금(낮 12시) 원래 사람이 많이 돌아다녀야 할 시간”이라고 말했다.

◇ 기계로 주문 받는 고시촌 식당가는 비교적 매출 타격 없어

반면 매출에 타격이 없다는 식당, 카페도 있었다. 주로 고시원 학생들을 손님으로 맞는 곳들이었다. 식당 종업원 김아무개(여·55)씨는 “우리는 아직 딱히 코로나19 영향을 모르겠다. 고시원 학생 손님이 많기 때문인 것 같다”며 “영업 상황은 앞으로도 이대로 흐르지 않을까 싶다. 엊저녁 매상도 괜찮았고, 오늘 아침에도 손님이 30명쯤 왔다”고 설명했다.

카페 종업원 이아무개(여·27)씨는 “우리는 테이크아웃 점포인 데다 키오스크(무인 판매 단말기)로 비대면 판매하고 있기 때문에 손님이 그대로다”라며 “고시원 거주하시는 단골손님들도 여전히 계속 오시고, 대체로 코로나19 확산 전이나 지금이나 똑같다. 추후에도 괜찮을 것 같다”고 했다.

한편 메가스터디, 스카이에듀 등 노량진 대형학원들은 “코로나19 위기경보단계가 ‘심각’으로 격상됨에 따라 학생들의 건강과 안전을 위해 휴원을 결정하게 됐다”며 오는 29일이나 내달 1일까지 통원을 금지한다고 밝혔다. 이는 1차 공지이며, 향후 상황에 따라 휴원 기간이 연장될 수 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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