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소상인들 “빛 좋은 개살구”···디지털 기술의 어려움 토로
소상공인 디지털 전환 광범위한 조사 부재로 실태 파악 ’난항‘

자료=중소벤처기업부
/ 자료=중소벤처기업부

소상공인에 대한 디지털 전환 정책이 마련된 가운데 소상인이 소공인 대비 디지털 전환 인식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소상인의 의식 수준 제고가 우선 시행될 필요성이 제기되는 이유다. 이를 위해 소상공인 디지털 전환의 구체적인 실태조사부터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는 스마트공장 지원 등 중소기업 디지털 전환 정책을 확대해왔다. 반면 소상공인의 디지털 전환 정책에는 조응하지 못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에 중소벤처기업부는 지난 17일 '2020년 정부 업무보고'를 통해 소상공인을 디지털 경제 주역으로 육성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주요 정책은 스마트 오더, 스마트 미러, 스마트 맵 등을 도입한 시범 상점가 운영, 수작업 제조공정에 디지털 기술을 접목한 제조환경 스마트화 지원 등이다.

하지만 중소기업연구원이 지난해 12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소공인과 소상인의 디지털 기술에 대한 인식 차이가 존재했다. 특히 디지털 이해도, 능숙도, 정보확보 부분에서 격차가 드러났다. 디지털 전환 인식이 소상인이 소공인 대비 상대적으로 낮음을 의미해 의식 수준 제고와 관련된 정책이 먼저 시행될 필요성이 제기된다. 소공인은 제조업 등을 기반으로 하는 10인 미만 종사자며 소상인은 음식점업 등 서비스업을 기반으로 하는 5인 미만 종사자를 말한다.

서울에서 4년째 소매업을 운영하는 이모(55·남)씨는 “디지털이 익숙하지 않은 중장년층은 사전 교육과 관련 애로사항을 문의할 수 있는 창구가 확대돼야 실효성이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창원에서 6년째 음식점을 운영하는 박모(57·여)씨는 “간단한 포스 작동도 손에 익히려면 시간이 꽤 걸리는데 나이가 있는 소상인의 경우 디지털 전환은 빛 좋은 개살구 같다”고 토로했다.

김기웅 중소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규모가 작은 대부분 소상인은 디지털 전환이 당장 돈이 들어가고 다루기 어렵다고 생각하기 쉽다”며 “의식의 변화를 위해 성공사례를 적극 홍보하고 이에 대한 접근성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소상공인의 디지털 전환 실태에 대한 광범위한 조사가 부재한 상황을 지적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정보통신산업진흥원이 실시하는 ‘국내기업 IT·SW 활용조사’는 중소기업의 IT 활용지수를 조사하는데 소상공인을 따로 구분하고 있지 않다. 과기부가 지난 2018년에 실시한 ‘사물인터넷 산업실태조사’에도 소상공인은 대상에서 빠져있다.

소상공인의 디지털 전환 성숙도를 파악할 수 있는 조사도 미흡하다. 중기부와 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의 ‘중소기업 정보화 수준 평가’는 종사자 5인 이상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해 5인 미만 소상인에 대한 파악은 어려운 상태다. 또한 디지털 전환 기술 이용 여부, 생산 이력 관리 등 디지털 전환 관련 구체적인 항목도 부재한 상황이다.

김 연구원은 “소상공인의 디지털 전환에 대한 현 상황을 녹아낼 수 있는 조사가 선행돼야 한다”며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진행하는 ‘소상공인 실태조사’에 디지털 전환 관련 항목을 보완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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