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확산-현장] 마스크·생필품 품귀 현상···시민들은 불안 속 ‘사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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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확산-현장] 마스크·생필품 품귀 현상···시민들은 불안 속 ‘사재기’
  • 한다원 기자(hdw@sisajournal-e.com)
  • 승인 2020.02.25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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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매장은 판매 수량 제한···“모든 소비자에게 판매하기 위한 조치”
마스크는 물론 식료품도 대량 구매···라면·만두·쌀 등 진열대는 빈 박스만
/사진=한다원 기자
25일 코스트코 양재점. / 사진=한다원 기자

“마스크 없어요. 아침에 다 팔렸습니다.”

코로나19 확진 환자가 900명을 육박하면서 마스크 사재기 현상이 연일 이어지고 있다. 정부는 하루 1000만개 이상의 마스크를 생산하고 있다며 공급에 문제가 없다고 공언했으나, 정작 소비자들은 정부 통제가 이뤄진 지 2주가 지났음에도 제품 구매난은 여전하다고 호소하고 있다.

주말이 아닌 평일 오전임에도 창고형 할인매장인 코스트코와 이마트 등 대형마트는 마스크 한 장이라도 더 구매하려는 소비자들로 가득했다. 마스크는 물론, 식료품 역시 모두 구매돼 진열대마다 텅 빈 모습이 나타났다.

◇코스트코, 평일 오전에도 시민들 발길 이어져

25일 오전 회원제 창고형 할인매장인 코스트코 양재점에서 만난 고객 이아무개(33)씨는 마스크를 사기 위해 오전 7시부터 개장 시간을 기다렸다고 했다. 매장 오픈 시간은 오전 8시. 이른 아침에도 마스크를 구하기 위한 발길이 이어진 것이다.

이씨는 “아침마다 마스크가 들어온다는 소식에 개장 시간보다 일찍 왔는데도 다 팔려 사지 못했다”면서 “내일은 구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코스트코는 이날 오전 입고된 마스크 200박스가 모두 판매됐다고 밝혔다. 코스트코 관계자는 “오늘만 박스로 200개(박스당 30장씩) 들어왔는데 들어오자마자 다 팔렸다”고 말했다. 기자가 다음 날 입고 상황을 묻자 그는 “내일 또 들어올지는 미리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답했다.

소비자들은 코로나19가 조기 진화될 것으로 예상해 마스크를 추가로 구매해두지 않았다고 했다. 이전에 구매한 마스크만으로 충분하고, 온라인 주문도 수월할 것으로 생각했지만 상황은 하루 만에 바뀌었다. 특히 지방에서 특정 교회를 중심으로 수십명이 대거 확진자로 판명되면서, 서울 중심가도 마냥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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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코스트코 양재점. / 사진=한다원 기자

식료품도 구하기 힘든 모습이다. 직원들은 매장 곳곳을 돌아다니며 진열대에서 빈 박스를 빼내기 바빴고, 소비자들은 하나라도 더 구하기 위해 이리저리 돌아다녔다. 특히 물만 부으면 조리되는 건냉식품·인스턴트라면과 통조림캔·생수 등은 모두 판매돼 보기조차 힘들었다.

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가 현실로 나타나면서 시민들 사이에선 “라면이든 만두든 무조건 사자” “마스크 재사용해야 하나” “쌀도 다 팔렸다” 등의 안타까운 말들도 새어나왔다.

매장에서 만난 주부 최아무개(55)씨는 “마스크는 어디서든 구하기 힘들어서 (모두 팔린 게) 놀랍지도 않다”면서 “최대한 밖에 나가지 않으려고 냉동식품이나 라면, 쌀 등을 미리 구매하려고 왔는데, 사람들 사는 거 보니까 거의 전쟁을 앞둔 느낌”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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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코스트코에서 시민들이 식료품을 구매하고 있다. / 사진=한다원 기자

◇대형마트에선 구매 수량 제한, 선착순 판매

마스크를 구하기 어렵기는 대형마트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기자가 지난 24일과 25일 양일에 걸쳐 대형마트를 둘러본 결과, 소비자들은 마스크를 파는 곳에 몰려 있었고 역시 모두 소진돼 한 장의 마스크도 살 수 없었다.

대형마트에선 마스크 품귀 현상이 빚어지자, 구매 수량을 제한하기도 했다. 공급 부족으로 인해 상품 재고가 부족한 상황으로, 모든 소비자가 소량이라도 구매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한 예로 롯데마트는 1인당 5장으로 구매를 제한하고 있고, 이마트는 10개까지 구매토록 했다.

이마트 직원은 “마스크가 입고되자마자 모두 판매돼 일부 소비자들은 언성을 높이기도 했다”면서 “일단 오늘은 오후 3시에 선착순으로 판매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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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서울 한 대형마트 모습. / 사진=한다원 기자

오후 3시. 기자는 마스크를 구매하기 위해 다시 매장을 찾았다. ‘선착순’이라는 말에 1시간 일찍 서둘러 도착했지만 이미 상황은 종료된 지 오래인 듯했다.

기자 앞에는 이미 52명의 소비자가 줄을 서고 있었다. 이날 이마트는 한 사람당 마스크 10장으로 구매 수량을 제한했는데, 입고된 수량은 420개에 불과해 42명만 구매할 수 있었다. 결국 기자는 마스크를 사는 데 실패했다. ‘1시간이나 일찍’이라는 생각은 괜한 걱정이었다.

한편, 코로나19의 지역사회 확산으로 마스크 품귀 현상이 심화되자 정부는 마스크 수급 안정화에 대한 추가 조치를 담은 ‘마스크 및 손 소독제 긴급수급 조정 조치’를 오는 26일 0시부터 시행한다. 이로써 26일부터 마스크 판매업자의 수출이 원칙적으로 금지되고 생산업자의 수출도 당일 생산량의 10% 이내로 제한된다.

이의경 식약처장은 “앞으로 국민들께서 생활하는 주변에서 지금보다 훨씬 편리하게 마스크를 구매할 수 있도록 조치하고 특히 마스크 대란, 줄서기 등이 반드시 사라지도록 모든 역량을 총집결해 해결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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