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시중·국책·지방은행, 일제히 피해 中企·소상공인 지원 확대
외국계, 지자체와의 협의 외 별다른 움직임 없어···“관련 부서별 현황·계획 파악해봐야”

SC제일은행(사진 왼쪽)과 한국씨티은행/사진=각 사
SC제일은행(사진 왼쪽)과 한국씨티은행/사진=각 사

국내에서 영업 중인 외국계 은행인 SC제일은행과 한국씨티은행이 상대적으로 소홀한 사회공헌 활동으로 소비자들의 눈총을 사고 있다. 국내 은행들이 일제히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적 타격을 최소화하기 위한 지원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두 은행은 아직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현재 국내 시중은행과 국책은행, 지방은행들은 코로나19 피해 복구에 잇따라 힘을 보태고 있다. 이들 은행은 국내에 코로나19 확진 환자가 처음으로 발생하기 시작한 지난달 말과 이달 초 피해 기업과 소상공인들을 대상으로 금융 지원을 실시한 데 이어 급격히 바이러스가 확산되기 시작한 지난주부터는 지원 규모를 더욱 확대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오는 25일부터 한시적으로 대구·경북지역 고객을 대상으로 인터넷뱅킹과 모바일뱅킹(스타뱅킹), 자동화기기 이용 수수료를 면제할 예정이며 지역사랑상품권 등으로 대구·경북지역 전통시장에서 1억원 상당의 생필품을 구입해 침체된 지역 상권을 살리는 데 동참할 계획이다. 구입한 물품은 대구·경북지역 아동복지관과 지역아동센터 소외 아동 등 어려운 이웃에게 전달해 지역 주민들이 ‘코로나19’를 극복해 나갈 수 있도록 힘을 보태기로 했다.

신한은행은 지난 21일 코로나19 확진 환자가 급증한 대구광역시에 KF94 마스크 1만개를 전달했다. 또한 바이러스 확산으로 피해를 입은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신규 대출 지원 또는 원금 상환 유예, 대출금리 감면 등 금융 지원을 시행하고 있으며 중국 수출 기업들의 금융 애로사항 해결을 위한 ‘신속대응반’도 운영하고 있다.

우리은행 역시 24일 코로나19 피해가 예상되는 소상공인을 위해 3000억원 규모의 보증서대출(보증기관 특별 출연) 지원과 특별 경영안정자금 1000억원 등 총 4000억원 규모의 금융 지원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추가로 우리은행은 ‘착한 임대운동’에 동참하고 있는 건물주에 대해 대출금리와 수수료 등을 우대할 예정이며, 특히 대구·경북지역 전 소상공인 중 희망 고객을 대상으로 무상환 연장과 여신 분할 상환 유예를 지원할 계획이다.

대구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환자가 급증하는 가운데 21일 오후 대구시 남구 보건소에 의심 환자들이 몰려들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대구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환자가 급증하는 가운데 21일 오후 대구시 남구 보건소에 의심 환자들이 몰려들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그밖에 하나은행도 여행업, 숙박업, 음식점업 등을 영위하는 중소기업 및 개인사업자 고객에 대해서 총 3000억원 한도(업체당 5억원)로 긴급 경영안정자금을 지원 중이며 NH농협은행은 ‘코로나19 예방을 위한 취약노인 지원 사업’에 후원금 1000억원을 전달했다.

국책은행인 IBK기업은행은 오는 3월부터 3개월 동안 기업은행이 보유한 건물의 임대료를 30% 인하하기로 했으며 대구은행도 지역 위기 극복을 위해 대한적십자 대구지사에 10억원을 기부했다. 부산은행과 전북은행 광주은행 등 다른 지역의 지방은행들도 특별 출연, 보증대출 등을 통해 피해 기업, 소상공인 지원에 동참하고 있다.

반면 본사를 각각 영국과 미국에 두고 있는 SC제일은행과 한국씨티은행은 지난달부터 현재까지 코로나19 피해 복구를 지원하기 위한 움직임을 별달리 보이고 있지 않다. 수원시나 용인시 등 지방자치단체가 주도하는 협약에 참여하는 정도가 전부이며 은행 자체적인 특별 지원 방안은 발표한 적이 없다.

이에 일각에서는 외국계 은행이라는 이유로 사회적 책임에 상대적으로 소홀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외국계 은행의 경우 본사가 따로 있기 때문에 의사결정 과정이 좀 더 복잡한 편”이라며 “소매금융의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기 때문에 소비자들의 눈치를 덜 봐도 되는 것이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SC제일은행과 한국씨티은행의 국내 지점 수는 각각 218개와 43개로 주요 시중은행인 신한은행(880개)과 국민은행(1047개), 하나은행(744개), 우리은행(874개) 등에 비교하면 매우 적은 규모다.

코로나19 피해 복구 지원 계획에 대해 한국씨티은행 측 관계자는 “각 부서별로 확인 요청 중이다”고 설명했으며 SC제일은행 관계자 역시 “관련 부서에 확인을 해보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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