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기사들 “손님 줄고 마스크 가격 인상으로 확보도 어려워”
플랫폼 통해 보호받는 타다 드라이버 “그나마 다행”

“수입은 줄어들었는데 마스크 가격은 올라서 걱정이네요.”

“회사에서 지원도 거의 없어서 사비로 샀어요.”

일부 코로나19 확진자들의 동선에 택시가 포함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시민들의 불안감이 커져가고 있는 가운데, 24일 오전 9시 기자가 만난 택시기사 A씨는 한숨 섞인 목소리로 불만을 토로했다.

24일 오전 9시 기자가 탑승한 택시의 기사는 3일째 같은 면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다. / 사진 = 김용수 인턴기자
24일 오전 9시 기자가 탑승한 택시의 기사는 3일째 같은 면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다. / 사진 = 김용수 인턴기자

A씨는 3일째 같은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다. 직접 마스크를 구매해야 하는 A씨에게 급등한 마스크 가격은 부담으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지난 18일 소비자시민모임 발표에 따르면 5개 온라인쇼핑몰(쿠팡·위메프·티몬·11번가·G마켓)에서 판매하는 보건용 마스크 가격은 2주 전과 비교해 최대 27.2% 상승했다. 수요 증가로 KF94 성인용 마스크 1개당 평균 가격은 3575원, KF80 성인용 마스크 1개당 평균 가격은 3099원에 달한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시민들이 외출을 자제하는 가운데 24일 오전 10시 서울역 서부역 앞 택시승강장에 택시가 줄이어 승객을 기다리고 있다. / 사진 = 김용수 인턴기자
코로나19 확산으로 시민들이 외출을 자제하는 가운데 24일 오전 10시 서울역 서부역 앞 택시승강장에 택시가 줄이어 승객을 기다리고 있다. / 사진 = 김용수 인턴기자

이날 오전 10시 서울역에서 만난 택시기사 B씨 역시 A씨와 같은 의견을 나타냈다. B씨는 이용자는 줄어들었는데, 마스크 가격은 날이 갈수록 비싸져 구매 부담이 커졌다고 밝혔다. B씨는 “지금까지 2시간 동안 겨우 5000원 벌었다. 예전 같으면 최소한 3만원은 됐을 텐데 수입이 너무 줄어들었다”며 “사람들이 밖으로 나오지 않고 택시는 더더욱 안 타려고 해서 그런 게 아닐까 싶다”고 하소연했다.

이어 그는 “하루 수입도 많이 줄어들었는데 한 장에 3000~4000원 하는 마스크를 하루 쓰고 버리기는 너무 아까워 재사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택시기사들의 어려움을 해소해주기 위해 조합 차원에서 나섰지만 물량 확보가 어려워 지원은 부족한 상황이다.

서울특별시택시운송사업조합 관계자는 “오늘은 1000만장, 3월 초엔 3만장을 배포할 예정이다. 많은 수량을 확보하기 어려운 상황이지만 최대한 노력 중”이라면서도 “3만장이면 기사 한 명당 마스크 한 장이 지급되는 셈”이라고 마스크 지원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반면 택시와 마찬가지로 개인 운송수단으로 자리 잡은 렌터카 기반 차량호출 서비스 ‘타다’ 드라이버들의 부담은 택시기사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양호하다. 타다는 드라이버의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고 드라이버에게 마스크와 손 세정제를 순차적으로 지급하고 있다.

타다가 앱 공지사항에 올린 ‘코로나19 감염 예방 대책' 관련 게시글. 사진 = 타다 앱 캡처
타다가 앱 공지사항에 올린 ‘코로나19 감염 예방 대책' 관련 게시글. / 사진=타다 앱 캡처

이날 기자가 만난 타다 드라이버 C씨는 “회사에서 마스크를 지급해주니 다행”이라며 “택시는 매출이 줄어들었다고 하던데 우리는 오히려 승객이 늘어났다”고 전했다.

타다 관계자는 “구체적인 수량은 협력업체별로 다르지만 감염 확산 방지를 위해 본사 차원에서도 마스크와 손 세정제를 지급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적에 대해서는 “2월 실적은 확인해봐야겠지만 1월의 경우 코로나19 전과 후의 이용률 차이가 없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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