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3분기 카드론 취급액 31조원 돌파
카드업계, 카드론 취급 비중 늘어나는 추세
“업황 악화로 자영업자 상환력 떨어져···연체율 증가 우려”

전업계 카드사 카드론 취급 현황/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전업계 카드사 카드론 취급 현황/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대구광역시를 중심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경기 둔화 우려가 심화되고 있다. 소비심리 위축으로 자영업자들의 피해가 막심한 가운데 영세 자영업자들의 의존도가 높은 카드론에 대한 부실 우려가 제기된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드사들의 장기카드대출(카드론) 취급액이 증가 추세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3분기 기준 BC카드를 제외한 전업계 카드사 7곳(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카드)의 카드론 이용금액은 31조3471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018년 3분기(30조1817억원) 대비 3.86%(1조1654억원) 늘어난 수치다.

취급액이 증가함에 따라 주요 카드사 전체 취급액에서 카드론이 차지하는 비중도 늘었다. 신한카드의 경우 지난해 카드론 취급액 비중이 5.23%로 전년(5.05%)보다 0.18%p 증가했다. 삼성카드 역시 지난해 전체 이용금액 중 카드론 비중이 6.2%로 2018년(5.8%) 대비 0.4%p 늘었다.

카드사들이 이처럼 카드론 비중을 늘린 이유는 지난해 가맹점 카드수수료 인하 정책에 따른 수수료 손실을 메우기 위함이다. 수수료 이익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여타 사업 분야를 확장하고 나선 것이다.

문제는 코로나19가 급속도로 확산되면서 자영업자들의 영업이 어려워짐에 따라 카드사 역시 대출 부실 우려가 높아질 수 있다는 점이다.

카드론은 고금리 장기대출로 경기 불황에 상황이 어려운 저신용·저소득자나 영세 자영업자들의 대출 수요가 몰린다. 카드사별로 차이가 있으나 대출금리는 15~20%로 은행권 신용대출에 비해 3배 이상 높은 금리를 부담해야 한다. 때문에 카드론이 증가하면 연체율이 상승하는 등 카드사의 건전성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실제로 지난해 3분기 BC카드를 포함한 8개 전업계 카드사의 고정이하여신은 1조386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21.1%(2417억원)나 증가했다. 또한 해당 시점 1개월 이상 연체액은 1조4379억원으로 전년동기(1조3787억원)보다 4.29%(592억원) 늘었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 향후에도 건전성 지표는 악화될 수밖에 없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업황이 전반적으로 어려워지면 자영업자들의 상환 능력이 떨어져 연체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며 “특히 지난해부터 카드사들이 수수료 이익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카드론 비중을 늘리고 있어 파장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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