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 수요예측 흥행에 공모가 치솟았지만 주말 코로나19 확산에 투자심리 '급랭'
상장 후 주가 하락 가능성 높아져···높은 공모가 오히려 '독' 될수도

김성한 제이앤티씨 대표이사가 20일 서울 여의도에서 IPO 기자 간담회를 열고 상장을 앞둔 포부를 밝히고 있다
김성한 제이앤티씨 대표가 20일 서울 여의도에서 IPO 기자 간담회를 열고 상장 포부를 밝히고 있다.

코스닥 상장을 추진하고 있는 디스플레이 부품회사 제이앤티씨(JNTC)가 코로나 사태 확산세에 긴장하고 있다. 지난 주 마무리된 수요예측은 흥행을 이끌었으나 주말 사이 급격히 확산된 코로나 사태로 증시가 급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 공모가 거품 우려가 있는 가운데 투심이 급격히 얼어붙고 있어 상장 직후 주가가 공모가를 크게 밑돌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3월4일 코스닥에 상장예정인 제이앤티씨는 24~25일 개인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일반 청약을 받고 있다. 공모가는 1만1000원이다. 기관수요예측에서 경쟁률 1077.88대 1을 기록하며 희망 공모가 밴드(8500∼10500원)를 상회하는 공모가가 정해졌다. 제이앤티씨가 기관 수요예측에서 흥행에 성공한 배경을 놓고 최근 증시에 불고 있는 소부장(소재‧부품‧장비) 투자열풍 때문으로 업계는 바라본다.

상장 주관사인 신한금융투자와 유진투자증권 관계자는 “독보적인 기술 및 사업 경쟁력을 바탕으로 투자 가치를 높게 평가받았으며 실제 수요예측 참여기관 중 83% 이상이 희망범위 상단이상(가격 미제시 포함) 가격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제이앤티씨가 실제로 상장되면 청약신청을 했던 일반투자자들이 손실을 보게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업계 일각에선 제기된다.

우선 제이앤티씨의 경우 공모가 산정 방식에 대한 지적이 나온 바 있다.

제이앤티씨 공모가(1만1000원) 기준 제이앤티씨의 시가총액은 6363억원에 이른다. 제이앤티씨는 2018년 매출 2294억원, 영업이익 225억원, 당기순이익 281억원을 냈으며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으로 매출 2249억원, 영업이익 326억원 , 당기순이익 370억원을 기록했다.

국내 증시에서 부품기업의 주가수익비율(PER)은 10배 이내가 일반적이다. 상장기업의 시가총액이 1년 동안 내는 당기순이익의 10배 이상인 경우는 많지 않다는 뜻이다. ‘거품’ 우려가 나오는 배경이다.

제이앤티씨는 증권신고서에 공모가 산정 비교에 필요한 유사기업으로 한국단자공업과 아바텍, 우주일렉트로닉스, 파워로직스, 엘컴텍, 유티아이, 바이오로그디바이스, 파트론, 캠시스 등 9곳을 제시했다. 이 가운데 엘컴텍은 광산자원개발, 유티아이는 폴더블폰 수혜주로 부각되며 주가 PER이 20~30배에 이르는 기업들이다. 이 두 기업을 넣음으로써 결과적으로 기업가치가 고평가됐다는 것이다.

제이앤티씨는 2014년 3D커버 글래스(유리)를 세계 최초로 상용화해 삼성전자에 ‘엣지’ 기술을 제공한 기업으로 유명하다. 그러나 폴더블폰과는 아직 직접적 연관성이 없다. 폴더블 스마트폰에는 3D커버 글래스가 아닌 투명폴리이미드(CPI)필름 등 유연한 소재가 사용된다. 초박막유리가 폴더블폰에 사용될 가능성도 있지만 내구성이 취약하다는 것이 업계의 시선이다.

여기에 세무조사도 진행되고 있다. 제이앤티씨는 올해초 중부지방국세청으로부터 세무조사 실시대상으로 통보받았고 2015~2018년 4개 사업연도를 대상으로 4월초까지 세무조사를 받고 있다. 앞서 2015년에도 정기 세무조사를 받았고 당시 15억원가량의 법인세를 추징당했다.

기관 수요예측 이후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산으로 국내 증시가 급락하고 있다는 점도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제이앤티씨는 20~21일 기관수요예측을 진행했는데 이 당시에는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산세가 진정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증시가 다소나마 안정세를 보이던 상황이었다.

그러나 이후 대구 등 경상도 지역을 중심으로 코로나 확진자 수가 급증했고 증시는 24일 장 개장부터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코스피 지수는 24일 장중 3% 넘게 급락하며 2100선이 무너졌고 장기 경기침체 우려도 확산되면서 투자심리도 급속 위축되고 있다.

상장기업의 시초가는 상장일 장시작전 호가에 따라 공모가의 50~200% 범위 내에서 정해지고 이후 시초가의 30% 내외에서 당일 주가가 결정된다. 이론상 제이앤티씨의 상장일 주가는 최소 3850원에서 최대 2만8600원까지 가능하다.

결과적으로 이번 제이앤티씨 상장으로 제이앤티그룹 오너인 장상욱 회장 일가와 LX인베스트먼트만 이득을 보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뒤따른다.

제이앤티씨의 최대주주는 진우엔지니어링으로 제이앤티씨 지분 78.86%를 보유하고 있다. 진우엔지니어링 창업주인 장상욱 회장과 장 회장 배우자인 김재희씨도 제이앤티씨 지분을 각각 6.15%, 1.43%씩 가지고 있다.

나머지 지분의 대부분은 LX인베스트먼트가 보유하고 있다. LX인베스트먼트 지분율은 12.21%다. LX인베스트먼트는 2015년말 '스마트제일호기업재무안정사모투자 합자회사'를 설립해 제이앤티씨에 600억원 가량을 투자했다. LX인베스트먼트는 이번 상장에서 구주매출 방식으로 9.9%가량의 지분을 털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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