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대표들 “데모데이·네트워킹 많이 취소돼 투자 유치 악영향 걱정”···VC업계 “벤처투자는 내부적으로 활발히 진행 중”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코로나19 위기 경보가 심각 단계로 격상되면서 스타트업 투자 유치 행사나 세미나가 잠정 연기되고 있다. 스타트업 기관이나 투자자들은 온라인 생중계로 경로를 우회 중이다. 스타트업 대표들은 혹여나 투자심리가 위축될까 우려된다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반면 투자업계는 사업설명회나 데모데이가 연기되더라도 벤처투자가 감소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24일 스타트업업계에 따르면 3~4월 예정돼 있던 데모데이, 투자설명회(IR), 네트워킹이 취소되거나 잠정 연기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IT(정보기술)와 밀접한 업계답게 유튜브나 페이스북 등 SNS(소셜네트워킹서비스) 생중계도 검토 중이다.

앞서 정부는 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해 지난 23일 정부의 위기 경보를 ‘경계’에서 최고 단계인 ‘심각’으로 격상한다고 밝혔다. 질병관리본부도 좁은 공간에서 개최되는 행사를 자제해 달라고 당부했다.

신용보증기금은 스타트업 스케일업 금융 지원‧비금용 지원 ‘혁신 아이콘’ 사업설명회를 오는 25일 온라인 설명으로 대체한다. 신한금융그룹이 자체적으로 진행하는 액셀러레이터 신한퓨처스랩도 24일 6기 스타트업 36개사를 선발했지만 오프라인 ‘웰컴데이’ 행사는 취소했다. 한국인터넷기업협회도 ‘매크로금지법 세미나’를 잠정 연기한다고 공지했다.

은행권청년창업재단(디캠프)는 오는 27일 스타트업 IR설명회 ‘디데이’를 비공개로 진행한다. 디캠프 측은 “별도 청중 없이 출전팀과 심사위원 및 디캠프 관계자 등 30명 내외로 디캠프 내부적으로 진행될 예정”이라며 “시시각각 변하고 있는 상황에 따라 디데이 자체가 취소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권도균 대표가 이끄는 액셀러레이터 프라이머도 지난 6일 예정됐던 오프라인 데모데이를 취소하고 5일 온라인 생중계로 변경했다. 창업진흥원도 2월 ‘2020년 창업 지원 사업’ 안내를 유튜브 중계로 진행했다. 팁스타운에서 매달 마지막주 진행되는 ‘고벤처포럼’도 2월 행사를 취소했다.

스타트업 기관 관계자는 “지원 기관들이 3월 행사를 4월로 연기했었는데 지금 코로나19 확산세가 커서 4월 행사가 그대로 진행될지도 미지수”라면서 “코로나19가 소강 상태에 접어들면서 행사를 그대로 진행하려는 움직임도 있었지만, 지역사회 감염이 시작되면서 대부분 행사를 비공개로 전환 중이다. 전국에서 사람들이 몰리는 행사이기 때문에 더 조심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사업 일정상 상반기에 투자를 유치해야 하는 초기 스타트업들의 우려는 커져가고 있다. 초기 액셀레이팅을 받은 스타트업에게는 IR이나 데모데이가 중요하다. 투자자와 언론에 자신의 사업을 소개하는 자리이자, 그다음 투자 유치를 진행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 때문이다.

한 헬스케어앱 스타트업 대표는 “홍보가 부족한 스타트업들은 투자자들이 스타트업을 접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드는 것이 효과적이다. 데모데이나 네트워킹이 대면 만남이고 서로 소개를 받을 수 있어 좋은데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취소되고 있어 아쉽다”며 “코로나 사태로 투자 행사가 줄어들며 스타트업 투자까지 같이 줄어들까봐 걱정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벤처캐피털(VC)업계에서는 데모데이 행사가 없어도 내부적으로 투자 유치는 지금도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투자를 해준 VC나 액셀러레이터에서 후속 투자를 이어주기도 하며, 스타트업 기업 정보나 투자 정보를 공유할 수 있다는 얘기다. 특히 벤처투자의 경우 네트워킹이 잦은 업계라 온라인으로도 충분히 소통할 수 있다고 VC업계는 강조했다.

스타트업 VC 심사역은 “스타트업 투자가 오프라인 행사로만 진행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코로나에 따른 행사 연기로 인한) 벤처투자 타격은 없을 것”이라며 “개인적으로 기업 포트폴리오 확인이나 투자 소개를 해주는 사례가 많다. 다만 이제 막 사업을 시작한 스타트업들의 경우에는 (행사 취소로 인해) 더 발품을 팔아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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