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및 15개 국가 한국인 대상 입국 금지·심사 강화
대한항공, 입국 금지 상황 해제될 떄 까지 운항 못해
입국 금지 국가 확대 시 추가 비운항에 따른 ‘항공기 잉여’ 사태 우려

이스라엘로 가는 중에 입국 금지를 당한 한국인 승객들이 23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스라엘로 가는 중에 입국 금지를 당한 한국인 승객들이 23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연이은 악재에 시달리는 국적 항공사에 ‘최악의 시나리오’가 던져졌다. 이스라엘을 시작으로 15개 국가가 한국인을 대상으로 입국 금지 및 격리 조치에 들어갔다. 이미 노선을 대거 감축한 항공사 입장에선 추가 비운항 조치에 따른 ‘항공기 잉여’ 사태를 우려하고 있다.

24일 외교부 해외안전여행사이트에 따르면 전날 오후 2시 기준 한국인의 입국을 막은 국가는 이스라엘, 바레인, 요르단, 키리바시, 사모아, 사모아(미국령) 등 6곳이다. 한국인을 대상으로 자가격리 및 입국절차를 강화한 국가는 영국, 브루나이, 마카오 등 9개 국가에 달한다.

일단 즉시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항공사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다. 대한항공은 주 4회(월·화·목·토) 일정으로 이스라엘 텔 아비브에 B777-200ER을 투입하고 있다. 영국 런던엔 양대 항공사 모두 취항 중이다.

그러나 대한항공 측은 전날 이스라엘 정부 발표 이후 운항을 멈춘 상황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전날 사전 통보도 없이 입국 금지를 발표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오늘(24일) 비행편도 결항 예정”이라면서 “이스라엘이 입국 금지를 해제하기 전까진 운항하지 못한다”고 밝혔다. 에어포탈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대한항공의 인천~텔 아비브 노선을 이용한 승객은 6516명이다.

양대 항공사는 한국인 대상 입국절차를 강화한 런던에 대해선 일단 감편 계획 등은 없다는 입장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관계자는 “아직 검토된 내용은 없다”고 설명했다.

항공사들은 한국인 입국 금지가 확대되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당장의 여객 수요 감소와 동시에 갈 곳을 잃은 항공기들이 새롭게 투입될 노선 역시 마땅하지 않기 때문이다. 항공사 입장에선 리스비 등 막대한 비용만 지불하는 꼴이다.

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동남아가 (한국인 입국 금지를 할까) 가장 걱정”이라면서 “이미 노선을 큰 폭으로 줄였는데 남은 노선들마저 운항하지 못하게 되면 생존 걱정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항공사의 대응 방안에 대한 질문엔 “다른 항공사 상황은 모르겠지만 상황이 풀리기 전까진 비상경영 등 자구안 진행 외엔 내놓을 게 많지 않다”면서 “입국 금지가 확대되면 승객보다 승무원이 많이 탄다는 농담이 현실이 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연이은 악재에 항공사들의 부진한 실적은 올해 상반기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상장 6개 항공사(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제주항공·진에어·티웨이항공·에어부산)는 지난해 모두 당기순손실을 기록해 적자로 전환했다. 별도 재무제표 기준 6개 항공사 당기순손실을 합하면 1조4691억원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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