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방·의류 보다 진입 장벽 낮은 영향···비싼 가격에도 소비층 늘어날듯

/사진=에르메스 뷰티
/사진=에르메스 뷰티

글로벌 명품 브랜드들이 ‘뷰티 라인’을 강화하고 있다. 기존 가방, 의류 등에 집중해온 명품 브랜드들이 사업 무대를 뷰티 영역으로 확대하면서 올해 봄 시즌부터 국내 뷰티 업계선 ‘명품 브랜드 전쟁’이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최고급 럭셔리 브랜드 중 하나인 에르메스(Hermes)가 다음 달 4일 ‘에르메스 뷰티’ 립스틱을 전 세계 동시 출시한다. 한국 에르메스 립스틱 가격은 8만8000원으로 결정됐다. 루즈 에르메스 매트, 새틴 립스틱과 립 케어 밤, 포피 립 샤인 등 립스틱, 립밤, 립글로즈 모두 8만8000원이다. 입술 라인을 정리해주는 립 펜슬은 4만5000원이며 화장소품인 립 브러시는 무려 10만원이다.

현재 백화점 1층 화장품 매장에 입점된 주요 명품화장품 립스틱 가격은 샤넬 루즈 알뤼르가 4만5000원, 입생로랑 루쥬 볼립떼 4만6000원, 루즈 디올 4만5000원이다. 구찌 뷰티 립스틱 가격은 4만8000원대로 대부분 5만원을 밑돈다.

에르메스와 구찌는 명품성을 강조하고 있다. 에르메스는 ‘최고의 명품’이라는 가치를 립스틱에 담기 위해 5년간 립스틱 개발에 매진했고, 에르메스 향수의 향기를 조향해 루즈 에르메스에 담았다. 구찌는 정형화된 아름다움에 도전하는 차격적인 컨셉 광고로 새로운 립스틱 라인을 선보인 바 있다.

다소 비싼 가격에도 에르메스 뷰티 출시 소식에 SNS에선 에르메스 그 자체로 화제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SNS에선 “에르메스 립스틱 출시 당일 바로 살 것”, “가격은 비싸더라도 구매한다” 등 반응이 나오고 있다.

에르메스와 구찌는 앞서 샤넬, 디올, 입생로랑 등 럭셔리 브랜드들이 메이크업 화장품을 만들어 팔 때도 뷰티 사업에 손을 대지 않았다. 다만 ‘플렉스’, ‘나심비’(‘나’와 ‘심리’, 그리고 ‘가성비’의 합성어) 등 새 소비 문화에 익숙한 밀레니얼 소비자들의 명품 입문 루트가 기존 가방에서 신발, 화장품 등으로 다양해지면서 뷰티 영역 확장에 나선 것이다. 화장품은 옷이나 가방보다 가격이 저렴해 진입 장벽이 낮아서다.

기업 입장에서도 장기적으로 신규 고객을 유입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업계 관계자는 “화장품이 좋은 브랜드 홍보 채널이 될 수 있다”면서 “명품 브랜드들의 뷰티 라인 사업이 성공하고 있어 앞으로도 뷰티 라인을 강화하는 브랜드가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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