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그룹, 이례적으로 강하게 비판···“항공산업 특성 모르는 아마추어”
“주주연합측 정관 변경안, 조현아 전 부사장 복귀 위한 밑그림”
KCGI가 비교한 아시아나항공 부채비율 두고서도 “증자를 가정한 수치”

한진그룹 정상화를 위한 주주연합(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KCGI·반도건설)이 기자회견을 진행한 직후 한진그룹이 이에 대해 즉각 반박했다. 한진그룹은 주주연합이 제안한 주주제안을 두고 “조 전 부사장 복귀를 위한 밑그림”이라고 지적했다.

20일 한진그룹은 ‘조현아 주주연합, 경영비전 제시 없이 원색적 비난으로만 일관’이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통해 주주연합 측의 주장을 하나씩 반박했다.

주주제안에 대해선 ‘꼼수’라는 표현을 써가며 비판했다. 한진그룹 측은 “주주연합이 제안한 이사자격 조항신설은 조 전 부사장 복귀를 위한 밑그림”이라면서 “조 전 부사장의 경우 항공보안법, 관세법, 출입국관리법에 따른 유죄판결을 받았고 아동학대 혐의로 기소되고 이혼소송도 진행 중이지만 주주연합은 오로지 배임·횡령죄에 대해서만 명시했다. 따라서 조현아 복귀를 위한 꼼수”라고 지적했다.

주주연합 측이 제시한 정관 변경 안. /사진=최창원 기자
주주연합 측이 제시한 정관 변경 안. /사진=최창원 기자

이날 KCGI가 공개한 정관 변경 안 중 ‘이사의 자격 기준 강화’를 보면 이사직 상실 요건으로 “배임, 횡령죄로 금고 이상의 형의 선고가 확정되고 3년이 지나지 아니한 자”라고 명시됐다.

한진그룹은 그밖에도 KCGI가 지적한 부채비율 등 경영 관련 성과에 대해서도 “항공산업의 특성을 모르는 아마추어적 발상”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한진그룹 측은 “2019년 국내 항공사들이 모두 영업적자를 기록한 상황에서도 튼튼한 기초체력 아래 유일하게 흑자를 달성했다”면서 “항공업종은 항공기를 도입하기 위한 대규모 투자가 필수적이므로, 타 산업에 비해 부채비율이 높은 특성이 있음. 항공기 및 엔진은 유동성이 매우 큰 자산으로 현금화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한항공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별도 기준 2909억원이다.

전문경영인의 필요 이유로 한진해운 사례를 언급한 것에 대해선 ‘자승자박’ 이라는 표현으로 답했다. 강성부 KCGI 대표는 이날 오전 기자회견을 통해 “한진그룹이 총체적인 경영실패라고 생각한다”면서 “원인은 오너에 의한 독단적인 의사 선택 구조 때문”이라며 과거 한진해운 인수 사례를 소개했다.

한진그룹 측은 “한진해운의 경우 금융전문가를 전문경영인으로 선임했지만, 해운산업에 대한 이해 없이 업황을 오판해 고가의 용선 계약 등 대규모 선박 투자를 감행했다”면서 “단기 유동성을 확보하려고 무리하게 부채를 차입해 차입구조를 비정상적으로 만드는 등 근시안적 조치에만 몰두. 결국 이 때문에 한진해운이 역사속으로 사라지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KCGI가 제시한 글로벌 항공사 부채비율과 관련해서도 한진그룹 측은 “KCGI가 제시한 아시아나항공 264% 부채비율은 HDC현대산업개발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해 2조1800억원 규모의 증자를 할 경우를 가정한 수치”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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