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 주식형 액티브 ETF 상장 작업 3월말 완료
지수추종하는 ETF에 '액티브' 투자방식 가미한 ETF

그래픽=이자인 디자이너
그래픽=이자인 디자이너

한국거래소가 금융위원회와 협의 하에 국내 최초 ‘주식형 액티브 ETF(상장지수펀드)’의 상장을 위한 내부규정 변경을 준비하고 있다. 국내 최초로 주식형 액티브 ETF 상장이 가시화되자 국내 자산운용업계 양대산맥인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시장 선점을 놓고 혈투를 예고하고 있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한국거래소 증권상품시장부는 주식형 액티브 ETF를 상장시키기 위한 거래소 규정 개정작업을 3월말까지 마치기로 했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주식형 액티브 ETF를 상장하기 위한 준비 작업을 진행해왔다”며 “다른 기관의 허가가 필요하지 않고 거래소 내부규정만 변경하면 바로 상장신청이 가능하기 때문에 올해 상반기 내로 국내에서도 주식형 액티브 ETF가 상장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TF는 코스피200 등 시장기초지수에 맞춰 투자하는 상품으로 시장의 등락 폭만큼 수익률을 추구한다. 이러한 투자기법을 ‘패시브’라고 하는데 펀드운용 매니저가 임의대로 종목을 선택해 투자하는 ‘액티브’와 상반된 투자방식이다. 주식형 액티브 ETF란 패시브 상품인 ETF를 기초로 액티브 방식의 투자기업을 가미한 상품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패시브 방식의 투자 수익률이 액티브를 상회한다는 연구결과가 밝혀지면서 전 세계적으로 패시브 투자가 대세로 떠올랐다. 반면 액티브 방식의 펀드 투자는 급속히 위축됐다.

그러나 최근 들어서는 패시브 투자상품인 ETF의 수익률에 만족하지 못한 투자자들이 늘어나면서 ETF에 액티브 투자기법을 가미한 ‘액티브 ETF’가 뜨고 있다. 국내에서는 2017년 채권형 액티브 ETF가 처음으로 상장됐는데 3년 만에 거래소의 규정개정으로 주식형 액티브 ETF 출시도 가시화되고 있는 것이다.

새롭게 열릴 주식형 액티브 ETF 시장을 놓고 미래에셋자산운용과 삼성자산운용은 지난해부터 상품출시를 준비하며 시장선점을 위한 작업을 마친 상태다.

미래에셋자산운용 관계자는 “주식형 액티브 ETF 출시를 위한 구성까지 마친 상태”라며 “거래소의 규정변경 직후 상장신청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은 국내 1,2위 자산운용사로 치열한 자존심 경쟁을 펼치는 라이벌로 유명하다. 생애주기펀드로 알려진 타깃데이트펀드(TDF) 시장에서는 서로 ‘원조’ 경쟁을 펼치기도 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삼성자산운용의 운용자산(AUM)은 250조 원으로 자산운용업계 1위사다. 특히 삼성자산운용의 ETF 순자산은 28조 원에 육박하고 시장점유율 52%에 이른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AUM도 105조 원에 이르고 ETF 시장점유율은 25%가량이다.

두 자산운용사의 이번 주식형 액티브 ETF 시장 선점 경쟁이 인공지능(AI) 활용능력에 달렸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거래소는 우선 인공지능을 이용한 주식형 액티브 ETF만 출시를 허용하기로 했다. 미국의 경우 주식형 액티브 ETF의 포트폴리오구성내역(PDF)이 공개되는데 이를 악용한 선행매매 투자기업 우려가 시장에 존재하는 상황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인공지능을 활용한 주식형 액티브 ETF 출시 준비에서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삼성자산운용보다 약간 앞서 있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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