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 네이버페이 체크카드’ 신규 발급 중단
신한카드 “제휴사 요청에 따른 단종”
“간편결제 위상 달라져···자체 사업 집중 영향”

사진=셔터스톡
사진=셔터스톡

카드사와 간편결제가 협업해 출시했던 제휴카드가 지난해부터 잇따라 단종되고 있다. 특히나 간편결제사와 제휴로 내놓았던 상품이 소비자 혜택이 높은 일명 ‘알짜카드’로 인기를 끌었던 만큼 단종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20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신한카드는 최근 네이버와 손을 맞잡고 출시했던 ‘신한 네이버페이 체크카드’의 신규 발급을 중단했다.

단종된 해당 카드는 전월 실적과 무관하게 결제금액의 1%를 네이버페이로 적립할 수 있어 소비자들로부터 인기가 높았다. 적립된 포인트는 네이버페이 및 온라인 가맹점 등에서 사용 가능해 활용범위도 넓은 상품이었다.

해당 카드 단종에 대해 신한카드 관계자는 “네이버페이 측의 제휴 중단 요청으로 카드 신규 발급을 중단하게 됐다”며 “혜택이 좋기로 유명한 상품이다 보니 지난 11일 단종 소식이 알려진 이후 고객들로부터 신규 발급 문의가 몰렸다”고 말했다.

네이버페이 관계자는 “내부 정책에 의해 해당 카드 신규 발급을 종료하게 됐다”는 입장이다.

앞서 지난해 10월 말 우리카드도 페이코 제휴카드인 ‘페이코 우리체크카드’를 출시 1년 4개월 만에 단종시킨 바 있다. 해당 카드 역시 페이코 측의 제휴 중단 요청으로 발급이 중단됐다. 우리카드 관계자는 “제휴사 측의 요청에 따라 해당 카드의 신규 발급을 중단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페이코 관계자는 “사업 초창기에 금융서비스 라인업을 확대하면서 은행, 카드사들과 같은 기존 금융사와 제휴 상품을 만드는 데 집중하던 시기가 있었다. 그 과정에서 탄생한 게 우리카드와 제휴로 출시했던 체크카드”라며 “지금은 그때보다 사업영역도 확장됐고 새로운 사업도 준비 중인 상황이라 사업 라인업을 재정비하는 과정에서 우리카드와 협의를 통해 해당 카드를 단종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페이사의 제휴 종료 통보에 따른 카드 단종이 간편결제사의 달라진 위상을 나타내는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앞서 카드사들은 간편결제서비스가 가파른 성장세를 나타내며 결제 시장의 강력한 라이벌로 떠오르자 이들과 제휴하는 전략을 펼쳤다. 간편결제사들에게도 카드사와의 제휴는 오프라인 결제 비중을 높일 기회였기 때문에 카드와 페이사 간 제휴가 활발하게 이뤄졌다.

그러나 간편결제사들이 급속도로 성장해가며 사업 영역을 확대해가자 카드사들과의 경쟁 영역이 늘어나게 됐다. 네이버는 지난해 11월 사내독립기업(CIC) 형태로 있던 네이버페이를 분사해 ‘네이버파이낸셜’을 신설하며 금융사업 추진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페이코 역시 카드사의 신사업 영역으로 떠오르고 있는 마이데이터 사업에 진출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바 있다. 간편결제사 입장에선 이제 카드사와의 제휴보다 자체 사업에 집중하는 것이 더 중요한 과제가 된 셈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사업 초창기에는 페이사들의 규모나 시장점유율이 높지 않아 카드사와 같은 기존 금융사와의 제휴로 성장 기반을 다졌지만 최근 간편결제서비스 성장세가 두드러지면서 페이사들이 자체적으로 다양한 금융 분야에 진출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러한 간편결제 회사의 입지 변화가 카드사와의 제휴 관계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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