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성부 대표 “조 회장, 델타 들어오고 나서 기고만장해졌다”
강성부 “델타항공, 대한항공 아닌 한진칼 지분 매입 의구심 토론 통해 해결 원해”
주주연합 해체설에 대해 강성부 대표 “그럴 일 없다. 일종의 도원결의를 한 것”
전문성 비판 받은 김신배 전 SK 부회장 “현장 지원이 내가 할 일”

강성부 KCGI 대표가 기자회견을 열고 한진그룹 현 경영진에 대한 비판 및 주주연합의 비전을 밝혔다. /사진=박성수 기자
강성부 KCGI 대표가 기자회견을 열고 한진그룹 현 경영진에 대한 비판 및 주주연합의 비전을 밝혔다. / 사진=박성수 기자

강성부 KCGI 대표가 그간 언론을 통해 본인들의 의도가 잘못 해석됐다며 한진그룹 정상화를 위한 주주연합(조현아 전 부사장·KCGI·반도건설)이 주장하는 핵심은 “오너 중심 경영 탈피 및 이사회 중심 경영으로의 패러다임 시프트”라고 강조했다.

20일 KCGI는 서울 여의도 글래드호텔 블룸홀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KCGI는 그간 유튜브 채널 및 강성부 대표 개인 인터뷰를 통해서만 외부와 접촉했다. 강성부 KCGI 대표와 함께 3자연합이 추천한 사내이사 후보 김신배 전 SK그룹 부회장이 이날 참석했다. 조 전 부사장과 반도건설 측은 기자회견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이날 KCGI는 1시간가량 한진그룹 현 경영진에 대한 비판과 함께 주주연합의 비전을 소개했다. 강 대표는 시작과 동시에 “저희가 조원태 회장에게 공개토론을 제안하고 응답을 바라는 마지막 날이다. 응답에 대해서 빨리 답이 왔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뒤이어 “한진그룹이 총체적인 경영실패라고 생각한다”면서 “원인은 오너에 의한 독단적인 의사 선택 구조 때문”이라며 과거 한진해운 인수 사례를 설명했다.

강 대표는 “당시 애널리스트들은 그거(한진해운) 인수하면 큰일 난다고 얘기했다. 그러나 선대 사업에 대한 의지인지 혹은 정부 외압 때문인지는 모르지만 이를 진행했고 실패했다”면서 “경영에 대해선 최고경영자가 책임져야 한다. 단기적으로 보면 8000억원 증자에 참여한 손해뿐이라고 하지만 그때 늘어난 차입금 및 신용등급 하락이 재무구조 악화에 큰 영향을 끼쳤다”고 덧붙였다.

KCGI는 현 경영진 역시 똑같은 길을 걷는다고 비판했다. 강 대표는 “조 회장이 이사가 된 이후 실적인 2014~2019년 재무상황을 보면 누적 적자가 1조7414억원”이라며 “현 경영진을 믿지 못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뒤이어 조 회장의 능력에 대한 의구심도 언급했다. 강 대표는 “비전 2023 공개 이후 부채비율도 500%대에서 300%대로 낮추고 재무개선 진행하겠다고 했으나 1년 간 진전된 것이 없다”고 비판했다. 대한항공의 부채비율은 지난해 잠정 실적 기준 867.7%에 달한다.

뒤이어 강 대표는 “델타항공이 들어오고 나서 더욱 기고만장해진 것 같다. 나 같으면 먼저 (최대주주인 KCGI로 찾아와) 회사의 발전 방향을 논의 할 것 같은데 전혀 그렇지 않다. 소통 능력도 경영 능력의 일부”라고 꼬집었다. 강 대표가 언급한 ‘델타항공이 들어왔다’는 표현은 지난해 6월 대한항공과 델타항공의 조인트벤처 체결을 의미한다.

이날 KCGI는 조 전 부사장, 반도건설과 약속한 부분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강 대표는 “모두가 마음을 내려놓았기 때문에 협력이 가능했던 것”이라면서 “우리는 주주들은 모두 경영에 나서선 안 된다고 합의했다. 이게 우리의 차별화된 포인트”라고 밝혔다. 덧붙여 “법적 계약 완료 전까지 조 전 부사장, 권홍사 반도건설 회장을 만나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질의응답을 통해선 엑시트(출구) 전략과 주주연합은 견고하다고 답변했다. 엑시트 전략을 두고선 “최대한 기업 가치를 높이는 게 전략”이라면서 “기업 가치 높이면 지분가치 올라가고 당연히 이익이 날 것”이라고 답했다. 주주연합이 깨지는 것 아니냐는 질의에 대해선 “단기적으로 흔들릴 일이었으면 법적 계약을 맺지도 않았다. 끝까지 같이 가보자고 일종의 도원결의를 했다”고 강조했다.

그밖에도 델타항공의 한진칼 지분 매입에 대해선 “델타항공이 대한항공이 아닌 한진칸 지분을 산 것엔 의구심이 있다. 현 경영진이 정말 델타항공에게 사익을 추구하기 위해 회사의 공익을 내준게 있는 것 아니냐하는 시장의 의문을 현 경영진이 언론에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사내이사로 추천된 김 전 SK그룹 부회장은 ‘항공사 전문성이 없다’는 비판에 대해 “전문가는 현장에서 일하는 사람이 전문가”라면서 “그 사람들이 얼마나 잘 일할 수 있도록 지원하느냐가 내가 해야 할 일”이라고 설명했다. 이어서 질의응답을 통해 “경영의 본질은 같다. 높은 산 꼭대기에 올라서면 다른 산도 잘 보인다”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한편 강 대표는 프레젠테이션을 마치며 “대세는 이미 기울었다. 저희가 이길 수밖에 없는 이유는 저희가 밤이 아니라 아침이고 겨울이 아니라 봄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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