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형 쏘렌토, 크기 키우며 팰리세이드와 격차 좁혀
대기 6개월 걸리는 팰리세이드, 이탈 고객 흡수 전략 해석도
“차 크기 커지는건 업계 트렌드···제조사와 소비자 욕구 맞아 떨어져”

신형 쏘렌토와 팰리세이드 제원 비교./사진=조현경 디자이너
신형 쏘렌토와 팰리세이드 제원 비교. / 사진=조현경 디자이너

현대·기아자동차가 올해 신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쏘렌토와 싼타페를 출시하며, 공급부족을 겪고 있는 팰리세이드 수요를 대체할 전망이다.

신형 쏘렌토와 싼타페는 이전 모델 대비 크기를 키워 중형 SUV를 넘어 대형 SUV 고객층까지 만족시킬 수 있게 됐다. 기아차 또한 이를 의식해 쏘렌토 제품 설명에 중형 SUV가 아닌 중대형 SUV라고 강조했다.

지난 19일 기아차가 공식 발표한 신형 쏘렌트 제원을 살펴보면 전장 4810㎜, 전폭 1900㎜, 전고 1700㎜, 휠베이스(축간거리) 2815㎜로 이전 모델 대비 커졌다.

신형 쏘렌토와 팰리세이드를 비교하면 전장 170㎜, 전폭 75㎜, 전고 50㎜, 휠베이스 85㎜ 차이가 난다. 파워트레인의 경우 2.2디젤 모델 기준 최고출력 202마력, 최대토크 45.0kg·m으로 동일하다.

업계에서는 두 차종 간 차체 크기 차이가 다소 있으나 팰리세이드 고객층을 신형 쏘렌토가 충분히 흡수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또 상반기 출시 예정인 신형 싼타페도 이전 모델보다 차체가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이들 차량이 팰리세이드의 부족 물량을 대체할 것으로 기대된다.

팰리세이드는 지난해 말 출시 이후 폭발적인 인기를 얻으며 출시 1년이 지난 현재에도 출고대기 기간이 6개월 이상 걸리고 있다. 지난해 팰리세이드는 내수에서 5만2299대를 판매하며 현대차 SUV 중 싼타페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현대차는 팰리세이드 출시 전 연간 수요량을 2만5000대로 잡았으나, 예상보다 2배 이상의 판매를 기록했다. 이에 지난해 증산을 통해 월 1만대 수준의 생산체제를 갖췄지만, 북미 수출이 늘어나며 내수에는 여전히 물량 부족 현상을 겪고 있다.

이호근 대덕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팰리세이드가 현재 계약기간이 많이 밀려있는 상황에서, 신형 쏘렌토가 출시되면서 대기물량을 흡수할 가능성이 있다”며 “싼타페도 크기를 키워 팰리세이드 수요를 채우는 전략을 사전에 고려한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또 현대·기아차가 쏘렌토와 싼타페 차체를 키운 것은 가격을 높여 수익을 개선하려는 목적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신형 쏘렌토는 3070만원부터 시작해 최고트림은 4100만원이다. 여기에 선호옵션 등을 포함하면 4500만원을 훌쩍 넘어서게 된다.

2.2 가솔린 모델의 경우 이전 모델과 비교하면 옵션을 제외한 기본가격만 175만~305만원 차이가 난다.

현대·기아차는 최근 전세계 자동차 시장 성장이 둔화되며 판매량이 정체기에 접어들자, 수익성이 높은 SUV와 대형·프리미엄 차급에 집중하고 있는 상황이다.

박재용 이화여대 미래사회공학부 연구교수는 “최근 자동차 업계 흐름은 차 크기를 키우며, 가격을 올려 수익도 높이는 추세다”라며 “국내에서도 큰 차를 선호하는 경향이 강해지면서 소비자 욕구와 제조사 전략이 맞아 떨어져 점점 소형에서 중형, 중형에서 대형으로 넘어가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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