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임펀드 최대판매 증권사지만 '결백' 주장하며 금감원과 대립
우리은행 등 반년전 부실 사전 인지 가능성

 

신한금융투자는 라임펀드 부실을 정말 몰랐던 것일까. 금융감독원과 신한금융투자가 라임자산운용과 부실펀드 판매 공모 여부를 놓고 ‘진실공방’을 펼치고 있다.

신한금융투자는 라임펀드 부실과 관련해 총수익스와프(TRS) 제공사이자 펀드상품 판매사일뿐 부실을 사전에 몰랐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은행이 라임펀드 부실여부를 사전에 조사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라임펀드 최다판매 증권사인 신한금융투자를 향한 의혹 역시 점차 확대되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지난해 3월 라임자산운용 펀드와 관련해 위험성을 사전에 논의했던 것으로 밝혀지면서 다른 라임펀드판매 증권사들도 라임펀드 부실을 사전에 인지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시선이 한층 짙어지고 있다.

한 언론을 통해 유출된 우리은행 내부문건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지난해 2월말 KB증권과 라임자산운용 펀드 상품의 손실가능성을 사전 테스트했다. 이 과정에서 라임자산운용의 ‘플루토 FI D-1 1호’ 펀드의 부실 가능성이 드러났고 또 다른 무역금융펀드(플루토TF-1호)에 대해서도 ‘무역금융 관련 시장 현황 데이터가 미흡하고 위험성이 높기에 판매를 중단해야 한다’고 결론이 내려졌다.

라임자산운용의 부실여부가 수면위로 드러난 시기는 지난해 하반기부터다. 이번 문건유출 내용을 살펴보면 은행과 증권사 등 라임펀드 판매사들이 ‘라임 사태’가 불거지기 최소 반년 전부터 부실 가능성에 대해 서로 인지하고 있었던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라임펀드를 가장 많이 판매한 은행은 우리은행(3577억원)이다. 이어 신한은행(2769억원), 하나은행(871억원) 순이다. 증권사들 가운데 라임펀드 최대 판매사는 신한금융투자로 3248억원이다. 2위인 대신증권(1076억원)의 3배에 이른다.

우리은행이 라임펀드 위험을 사전에 논의한 것과 달리 신한금융투자는 라임펀드 손실 가능성에 대해 ‘몰랐었다’는 입장을 고수하며 현재 금융감독원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12일 라임자산운용에 대한 중간검사 결과를 발표하며 신한금융투자가 라임자산운용과 짜고 투자자들을 속였다고 발표했고 신한금융투자를 검찰에 사기혐의로 고발했다.

특히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은 무역금융펀드다.

무역금융펀드는 총 개인 투자액이 2438억원인데 신한금융투자는 이 가운데 가장 많은 888억원을 판매했다. 2위 판매사는 우리은행으로 697억원, 3위는 하나은행으로 509억원이다.

라임자산운용은 무역금융펀드를 조성하며 2017년 5월 신한금융투자와 TRS 계약을 맺고 3600억원을 빌렸다. 이 돈과 개인고객 투자금을 합쳐 총 6000억원을 해외 무역금융펀드 5개에 투자했다. 그러나 이 가운데 인터내셔널인베스트먼트그룹(IIG) 펀드 2개에서 부실이 발생했다.

금융감독원 발표에 따르면 2018년6월 라임자산운용과 신한금융투자는 IIG펀드에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인지했고 2018년11월에는 해당펀드가 청산에 들어간다는 관련한 메일을 받았다. 그러나 라임자산운용과 신한금융투자는 2018년 6월부터 투자수익률 지표인 기준가를 매월 0.45%씩 상승하도록 임의대로 조정했고 손실 가능성을 알았음에도 고객들에게 판매를 지속했다.

신한금융투자는 이 같은 금융감독원 발표에 대해 “지난해 1월 라임과 동행해 IIG를 방문했으나 당시 IIG 운용역의 사망과 책임자 회피 등으로 실체를 구체적으로 확인하기 어려웠다”며 “지난해 11월 미국증권거래위원회(SEC)의 공식발표 이후에야 해당 펀드의 부실을 확인했다”고 즉각 반박했다.

진실은 3월초 실시되는 금융감독원의 현장조사에 의해 밝혀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금융감독원은 합동조사단을 구성해 신한금융투자와 우리은행 등에 대한 추가조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금융감독원은 추가조사 이후 신한금융투자에 대해 ‘영업정지’ 등 초강도 징계를 내릴 것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무역금융펀드 소비자 분쟁조정에서 신한금융투자에 ‘사기’ 혐의를 넣어 손실액 100%를 보상케 하는 조정안을 제시할 가능성도 검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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