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연구원 “감염병 리스크 보장 위한 보험상품 개발 논의해야”
보험업계 “수익성 검토 위한 관련 자료 부족···개발 어려워”

18일 오후 국내 29번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의 거주지인 서울 종로구 내 동묘역에서 보건소 보건위생과 감염관리팀 관계자들이 방역 작업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18일 오후 국내 29번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의 거주지인 서울 종로구 내 동묘역에서 보건소 보건위생과 감염관리팀 관계자들이 방역 작업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세계 곳곳에서 여전히 확산 중인 가운데 보험사들이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 리스크에 대비한 보험상품 개발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그러나 보험사들은 관련 상품 개발에 회의적인 반응이다.

1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보험연구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감염병 창궐이 반복되고 이로 인한 기업의 보장공백이 커짐에 따라 감염병 리스크를 보장하는 보험상품을 만들 수 있을지에 대한 전향적인 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보험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코로나19가 중국 내에 집중될 경우 국내 관광수입 9000억원, 수출 1조5000억~2조5000억원, 국내 소비는 0.1%p 각각 감소할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전 세계적으로 매해 70만명 이상이 감염병으로 사망하며, 감염병으로 인한 손실 규모는 전세계 GDP(국내총생산)의 0.7%에 해당하는 5700억 달러(약 674조 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국내에서도 앞서 2009년 신종 인플루엔자, 2015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에 이어 코로나19가 발생함에 따라 경제적 피해가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따라서 관련 피해를 막기 위해 별도로 감염병 리스크를 보장할 수 있는 보험상품 개발 논의가 필요하다는 게 보험연구원 측 주장이다.

송윤아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감염병 리스크의 경우 발생 가능성은 낮지만 사고 발생 시 손실규모가 큰 꼬리 리스크(Tail Risk)인 데다 피해액 산출이 어려워 통상 민간보험에서 담보를 꺼린다”며 “최근 해외 모델링 기업들은 국가단위 방역수준, 인구밀도, 인구이동, 운송패턴 등과 같은 변수들을 이용해 감염병 리스크의 발생 가능성 및 영향도 예측을 시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보험사는 관련 상품 개발에 다소 회의적인 입장이다. 상품 개발에 투입되는 기간이나 비용을 고려했을 때 상품을 유지할 수 있을 만큼 고객 수요가 지속적이지 않을 것이란 우려 때문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상품을 개발할 때 실질적으로 금융감독원 승인 및 보험개발원 요율 검토 등 절차적인 과정이 필요하다”며 “코로나19와 같은 일시적 이벤트가 있다고 해서 새로운 상품을 개발하기에는 고객 수요가 그렇게 많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 보험사 관계자 역시 “최근 캐롯손해보험에서 관련 질병보험이 출시됐지만 기존 질병보험 상품과 보장범위가 크게 다르지 않았다”며 “이런 경우에는 굳이 새로운 보험 상품 개발이 필요할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만약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영업을 중단한 GS홈쇼핑이나 면세점, 대형마트 등에 영업중단에 따른 피해를 보장해주는 상품과 같이 새로운 종류의 보험을 개발한다고 하면 상품을 만들기 위한 통계나 자료가 뒷받침돼야 한다”며 “현재까지는 보험 상품 개발을 위해 수익성을 검토하려고 해도 관련 통계 자료가 충분치 않기 때문에 지금 당장 개발에 나서기엔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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