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입학·졸업식 등 집단행사 연기·취소···오락가락 정책에 혼란 가중

“졸업식을 안한다고?”

매년 2월 곳곳에서 들리던 졸업식 소식이 올해는 잦아들었다.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조치라 어쩔 수는 없다지만, 당사자가 아님에도 어딘가 아쉽다는 생각이 들었다.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에서 코로나19 첫 확진자가 발생한 것은 지난해 12월8일로, 코로나19 사태는 벌써 두 달째 지속되고 있다. 길다면 긴 시간인데 코로나19는 잠잠해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기자의 지인은 크게 두 분류로 나뉜다. 취업을 했거나, 대학 졸업을 앞두고 있거나. 그러다보니 최근 이들로부터 가장 많이 들었던 대화 주제 역시 취업과 졸업식이다. 2월은 대학교 입학·졸업식과 함께 상반기 채용이 시작되는 달이기도 하다.

그런데 올해는 예년과 다소 다른 느낌이다. 대학교 졸업식을 앞둔 기자들은 연일 “졸업식이 취소됐다”며 당혹감을 감추지 않고 있다. 졸업식에 대한 기대가 컸던 경우는 크게 실망하기도 했다. 교육부는 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해 대학교 개강은 물론, 입학·졸업식·오리엔테이션 등 행사를 연기할 것을 권고했고, 대부분의 대학은 교육부 권고에 따라 일정을 미루거나 취소했다.

2년 전 대학교 졸업식에 참여 했던 기자는 졸업식에 대한 기억이 좋았던 터라 졸업을 앞둔 대학생들이 걱정되기도 했다. 하지만 정부도 어쩔 수 없는 결정이었기에 이해도 됐다.

문제는 여기에 있다. 정부가 대학들 집단 일정에 대한 지침을 내린지 2주 만에 다시 말을 바꾼 것이다. 정부는 집단행사 관련 지침을 ‘연기·취소 권고’에서 ‘철저한 방역 전제하에 허용’으로 변경했다. 코로나19 확산이 다소 잦아들었다는 측면에서 내린 결정인 듯하지만, 현장에선 볼멘소리가 나온다. 이미 집단행사 취소를 결정한 상태에서 또 다시 번복하기 어렵고, 다시 행사를 추진하는 것은 실무적인 이유로 쉽지 않다고 한다.

기업 채용도 마찬가지다. 취업준비생들에게 있어 2월과 6월은 취업 준비에 한창인 때로 취업에 성공할 수 있다는 기대가 커지는 시기다. 다만 기업들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감염 공포로 ‘잠정 연기’라는 대책을 내놓거나 심지어는 채용 일정을 취소했다.

언제 다시 취업문이 열릴지도 미지수다. 최악의 경우 수시채용과 공개채용이 맞물려 취준생들의 선택지가 줄어드는 것은 물론, 기회조차 잃을 수 있다. 취준생들은 코로나19로 또 다시 매서운 취업 한파를 맞게 됐다.

누군가에게는 소중한 추억이, 또 다른 누군가에겐 기회로 작용할 수 있는 올해 2월은 아쉬움이 가득하다. 코로나19가 곳곳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어서다. 누구의 탓도 할 수 없는 상황이라 속만 쓰리지만, 이 사태가 조속히 진정되길 바라는 마음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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