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S20 디스플레이 8K 영상 재생 시 해상도 저하···8K TV로 봐야
지난해 전세계 8K TV 시장 규모 1% 그쳐···고가·콘텐츠 부족에 발목

삼성전자 갤럭시 S20 이미지 /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 갤럭시 S20 이미지 /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가 갤럭시S20 시리즈에 8K 영상 촬영 기능을 도입했지만 당분간 고가의 8K TV 없이는 해당 화질을 제대로 체감하긴 어려울 전망이다. 아직 8K TV를 제외하곤 8K 영상 재생을 지원하는 일반 소비자 대상 제품이 현저히 부족한데다가 스마트폰으로 고품질의 8K 영상을 촬영하기엔 여러 제약이 있다는 지적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갤럭시S20 시리즈 모델 3종에 모두 자사 스마트폰 최초로 8K 영상 촬영을 지원한다. 그러나 정작 갤럭시S20 화면으로는 8K 화질로 영상을 볼 수 없을 전망이다. 갤럭시S20 디스플레이는 전작과 마찬가지로 QHD+(3200x1440) 해상도를 지원한다. 8K(7680x4320) 영상을 재생할 경우 화질이 이 수준에 맞춰서 재생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8K로 찍은 영상을 갤럭시S20에서 재생할 경우 해당 디스플레이 사양에 맞춰 다운스케일돼 재생된다"면서 "원본 8K 영상은 삼성 QLED 등 8K TV로 재생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20으로 찍은 8K 영상을 8K TV에 DLNA 기술을 통해 무선전송하거나 유튜브에 해당 영상을 올린 뒤 TV에서 스트리밍하는 방식을 통해 감상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내달 출시될 2020년형 QLED 8K TV는 유튜브의 8K 동영상 재생규격인 AV1 코덱으로 제작된 영상 재생을 지원한다. 미러링 기능으로는 TV에서 8K 화질로 볼 수 없다.

문제는 8K TV 시장 규모가 미미한 수준인 데다가 8K TV가 아직 고가 제품이라는 점이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전세계 8K TV 잠정 판매량은 약 12만7200만대로, 전체 TV 시장에서 0.06% 비중을 차지했다. 오는 2023년에도 전체 시장에서 8K TV가 차지하는 점유율은 1%에 못 미칠 전망이다. 8K TV의 낮은 보급률의 원인으로 높은 제품 가격대가 꼽힌다. 국내서 삼성전자 QLED 8K TV 65인치 중 가장 저렴한 제품은 618만원에 가격이 책정됐다. 같은 크기 QLED 4K TV 최저가(291만원)의 2배 수준이다.

현재 8K TV를 제외하곤 8K 화질로 영상을 볼 수 있는 제품이 현저히 부족한 점도 지적된다. 디스플레이 크기가 작은 스마트폰이나 모니터는 8K 화질 구현이 어렵다. 8K 화질을 지원하는 모니터의 경우 초고가를 형성하고 있다. 델 울트라샤프 8K 32인치(UP3218K) 가격은 약 5000달러(약 591만원)다. 같은 크기의 4K 모니터가 100만원 안팎의 가격을 형성하는 시점에서 일반 소비자 제품으로 보기 어렵다는 평가다. 

이 때문에 일부 외신은 갤럭시S20의 8K 영상 촬영 기능을 높게 평가하고도 8K 영상의 낮은 접근성을 지적하기도 했다. 씨넷은 ”갤럭시S20의 8K 영상 해상도의 이점을 최대한 활용하려면 TV가 8K여야 한다“며 ”삼성전자의 가장 저렴한 65인치 8K TV는 미국에서 3500달러에 팔리고 있다. 2020년형 모델은 가격이 더 저렴할 것이라고는 하지만 여전히 비싼 가격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일각에선 갤럭시S20로 8K 영상을 촬영하기엔 아직까지 다소 제약이 있다는 지적을 제기한다. 샘모바일, 더 버지 등 일부 외신은 갤럭시S20로 1분 간 8K 영상을 촬영할 경우 고용량으로 인해 최대 5분까지만 녹화가 가능하다고 보도했다. 또 8K 영상 촬영의 경우 손떨림 방지 기능인 슈퍼 스테디 기능도 지원되지 않을 것으로 분석했다. 8K 촬영 기능을 사용해도 긴 길이 영상이나 고품질 영상 촬영이 어려울 수 있다는 지적이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소비자가 ‘8K’라고 하면 기대하는 수준의 품질이 있을텐데 단순 스마트폰이라는 하드웨어 하나로 이 같은 기대를 모두 충족하긴 어려워 보인다“면서 ”스마트폰으로 4K 화질 영상을 촬영했을 때에도 제품 발열이나 짧은 촬영 시간, 편집 프로그램 등 다방면에 제약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일반 소비자를 중심으로 8K 영상 콘텐츠가 확산될 수 있다는 긍정적 전망도 나온다. 현재 소니, 캐논 등 카메라 업체를 중심으로 시장에 상용화된 8K 카메라는 대부분 방송용이나 기업용 제품이다. 일반 소비자는 8K 방송은 물론 카메라와도 접점이 적다. 업계 관계자는 “소규모 제작사나 개인 소비자에겐 8K 스마트폰이 초고화질 영상을 제작할 수 있는 하나의 도구가 될 순 있을 것”이라며 “긴 영상은 어려워도 짧은 쿠키 영상이나 삽입 장면 촬영 용도로는 활용 가능해보인다. 8K TV가 초기 시장인 상황에서 홍보 효과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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