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타파 “김건희, 도이치모터스 사건 ‘전주(錢主)’로 참여” 보도
2018년 중앙일보도 “김씨, 기관투자가보다 낮은 가격에 계약 체결” 의혹 제기

/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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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검찰총장의 부인 김건희씨가 과거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을 들여다본 경찰 내부 문건에 언급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윤 총장 인사청문회 당시 언급됐던 김씨의 주식 거래 관련 의혹이 다시 수면위로 떠오르는 모양새다.

탐사전문매체 뉴스타파는 지난 2013년 당시 경찰의 내사보고서를 인용해 권오수 도이치모터스 회장이 2010~2011년 주식 시장에서 ‘선수’로 활동하던 이아무개씨와 공모해 도이치모터스 주가를 인위적으로 조종, 경찰이 내사를 진행했었다고 최근 보도했다.

특히 이 과정에서 윤 총장의 부인 김씨가 사업 밑천을 대는 사람, 이른바 ‘전주’로 참여해 자신의 도이치모터스 주식과 현금 10억원 등을 이씨에게 맡겼던 것으로 경찰 보고서에 기재돼 있었다고 전했다.

김씨가 권 회장으로부터 이씨를 소개받은 것으로 기록된 시점은 김씨가 윤 총장과 결혼하기 약 2년 전이다.

뉴스타파는 “경찰보고서에 따르면 이 작전은 2009년 11월 무렵부터 2011년 11월쯤까지 이루어졌고, 김씨는 2010년 2월 초 여기에 가담했다”며 “주가조작 의혹이 사실이고 김씨가 2009년 5월 매입한 주식 8억원 어치를 주가조작 의심 시기의 최고점에 팔았다면, 12억원 이상의 차익을 봤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보도했다.

뉴스타파는 아울러 당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혐의에 대한 내사는 금감원이 경찰의 자료 제공 요청을 거부하면서 정식 수사로 전환되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내사 중지는 사건 종결과는 다른 개념으로, 제보자 진술 등 유의미한 증거·첩보가 확보되면 재개될 수 있다.

경찰은 내사 과정에 김씨가 언급된 사실은 있지만, 그가 내사 대상자는 아니었다는 공식 입장을 내놓았다.

경찰청 관계자는 “도이치 관련 내사를 진행했던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김씨를 중심으로 보던 건이 아니어서 김씨가 내사 대상자였던 것은 아니었다”고 밝혔다. 당시 경찰은 도이치모터스를 중점으로 내사를 진행했다는 취지다.

김씨의 주식 거래에 관한 의혹제기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중앙일보도 과거 김씨가 도이치모터스의 자회사인 도이치파이낸셜의 전환사채(CB)를 시세보다 싼 가격에 매입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중앙일보는 지난 2018년 4월 보도에서 김씨가 권 회장의 권유로 투자를 했는데, 기관투자가인 미래에셋캐피탈 보다 낮은 가격에 계약을 체결했다고 보도했다.

당시 중앙일보는 “(권 회장이 2013년 6월 설립한) 도이치파이낸셜은 2017년 1월 김씨와 20억원어치 계약을 체결할 당시 주당 가격을 800원으로 책정했다”며 “유상증자 형태로 이 회사에 300억원을 투자한 미래에셋캐피탈(주당 매입가 1000원, 총 3000만 주)에 비해 20%(200원) 저렴한 가격이다”고 전했다.

이 의혹은 지난해 7월 윤 총장의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수면위로 떠오르기도 했다. 여야의 인사청문위원들은 의혹 검증을 위해 권 회장을 증인으로 채택하는데 합의했다. 그러나 윤 총장이 관련 자료를 제출하지 않고, 권 회장이 불출석해 주식 거래와 관련된 질의응답이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

한편 도이치모터스는 시가 총액이 2300억원에 이르는 코스닥 상장사다. 독일 자동차 BMW의 국내 수입 판매권을 가진 ‘딜러’ 중 하나이며, 또 다른 독일 자동차인 ‘미니’에 대해서는 국내 독점 판매권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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