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 자동차 리콜 200만대 넘어··· 2010년엔 27만대 불과
제조사, 수익 개선 위해 차값 올리고 신차 출시 주기 줄여··· 피해는 소비자 몫

국내 자동차 리콜 현황./사진=이다인 디자이너
국내 자동차 리콜 현황. / 사진=이다인 디자이너

자동차업계에서 프리미엄을 강조하며 고급 전략을 구사하고 있지만, 반대로 자동차 품질 문제는 계속 늘어나며 소비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최근 자동차업계의 흐름은 ‘프리미엄’이다. 지난달 출시한 현대자동차 GV80과 함께 벤츠 GLC, 폭스바겐 투아렉 등 신차들이 프리미엄을 내세우며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강조하고 있다. 특히 현대차는 올해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가 처음으로 10만대 판매를 돌파할 전망이며, 연내 신형 G80, GV70 등을 출시해 라인업을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고급화 전략뿐 아니라 매년 부분변경(페이스리프트)·완전변경(풀체인지) 모델 등 신형이 나오면서 자동차 가격은 계속 오르고 있는 추세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자동차 평균 가격은 3290만원으로 전년에 비해 4.7%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가격 상승과 함께 자동차 결함도 늘어나고 있어 문제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자동차 리콜은 국산차 139만2814대, 수입차 61만6296대로 총 200만9110대를 기록했다. 지난 2018년에는 264만2996대를 리콜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바 있다. 이는 2010년 27만대와 비교하면 9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이미 올해에도 지난달 4만3641대, 이달 49만4720대에서 제작 결함이 발견돼 리콜에 들어가며 대규모 리콜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결함 원인도 다양하다.

국산차의 경우 제동장치 문제로 인한 리콜이 가장 많았으며, 원동기, 승차 및 실내장치, 전기장치 등이 뒤를 이었다. 수입차는 승차 및 실내장치 문제의 비중이 가장 높았으며, 그다음이 배기장치, 원동기, 전기장치 순이었다.

자동차업계가 가격을 올리는 가장 큰 이유는 자동차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판매가 더 이상 예전만큼 늘어나지 않자 가격을 올려 수익성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국토부 자료에 따르면 자동차 등록대수는 지난 2010년(1794만대)부터 2019년(2368만대)까지 매해 평균 3.17% 성장했다. 1990~1999년(15.7%), 2000~2009년(4.52%) 등과 비교해 시간이 흐르면서 자동차 시장의 성장은 정체기를 겪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과거 신형 모델 출시 주기가 5년 이상 걸렸던 데 비해 최근에는 3년 이내로 짧아지며, 자동차 개발 및 품질 검사 기간이 줄어드는 것도 리콜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자동차 제조사들이 비용 및 신차 출시 주기를 줄이기 위해 자동차 출시 직전 검증 단계를 단축시키는 추세”라며 “또한 최근 자동차들이 전자화되면서 소프트웨어 오류도 늘어나며 리콜 사태가 빈번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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