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
선택지 부족한 LG화학·SK이노, 남은 길은 결국 ‘로열티 협상’
  • 김도현 기자(ok_kd@sisajournal-e.com)
  • 승인 2020.02.17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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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ITC, SK 조기패소 예비판결···추가절차 없이 10월 최종판결만 남겨놔
로열티 협상 外 선택지 부족한 SK···“LG, 거절하기엔 정치적 압박 클 것”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 간 ‘배터리 소송전’이 이번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의 이번 예비판결로 새 국면을 맞게 됐다. 팽팽하던 시소게임이 LG화학 쪽으로 기울면서 SK이노베이션이 상당한 부담감을 떠안게 된 것이다. 업계에서는 보상금 성격이 더해진 양측 간 로열티 협상이 진행될 것으로 전망한다.

17일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이번 예비판결로 인해 양측의 소송은 별도의 추가절차 없이 오는 10월 5일 최종판결만을 남기게 됐다. LG화학의 승리로 최종 판가름 날 경우, SK이노베이션은 향후 미국 내 배터리관련 부품·소재 등 주요 품목들의 수입이 금지된다. 북미시장 공략을 위해 미국 내 배터리 사업 확장을 이어오던 SK이노베이션에겐 큰 타격이다.

SK이노베이션은 미국 조지아주 커머스시(市)에 생산라인을 짓고 있다. 연산량 9.8GWh 규모의 1공장은 지난해 3월 착공해 내년 하반기 완공 예정이다. 1공장은 최대 2000명이 근무하게 된다. 경영지원 인력들에 대한 채용은 지난달 이뤄졌다. 엔지니어 채용계획도 본격화 되는 추세다. 더불어 1공장 인근에 2공장 계획도 수립했다.

이번 판결 직후 SK이노베이션 측은 자신들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은 데 대해 유감을 표했다. 회사 측은 “향후 법적으로 정해진 이의절차를 진행해 나갈 방침이며, 고객가치와 산업발전을 위해 모든 역량을 다 하겠다”면서도 “그간 견지해 온 바와 같이 LG화학과는 선의의 경쟁관계이지만, 산업 생태계 발전을 위해 협력해야 할 파트너라 생각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의절차를 밟을 것이라 시사했으나, SK이노베이션 입장에선 남아있는 선택지가 별로 없는 상황이다. 북미시장은 유럽·중국 등과 더불어 글로벌 3대 전기차 시장으로 각광받는 곳이며, 사업까지 상당 수 진척된 상황이어서 포기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더욱이 이번 판결을 바탕으로 LG 측이 유럽 등에서 추가소송을 제기할 가능성도 있다.

결국 보상금 성격이 더해진 로열티 지급협상이 유력한 방안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두 회사는 재판합의를 전제로 다각도의 물밑 접촉이 이뤄져 온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그동안 서로 간 입장차가 팽팽해 큰 진전을 보이지 못했는데, 이번 ICT의 판결로 합의에도 속도를 낼 것이란 전망과 더불어, 로열티 규모가 1조원을 웃돌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신학철 LG화학 부회장과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 간 회동 때도 LG 측이 수천억원 규모의 로열티를 요구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당시 양사 CEO간 만남을 통한 화해는 결렬됐지만, LG화학이 승기를 잡은 만큼 당시보다 높은 금액을 요구할 가능성이 지대하다”고 점쳤다.

이어 그는 “LG화학이 경쟁사인 SK이노베이션의 도태를 바라고 로열티 협상에 나서지 않을 가능성도 충분하나, 가능성은 낮다”면서 “미국 일자리 창출에 기여한 SK이노베이션에 대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우호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으며, 우리정부 역시 배터리업계와 현대자동차그룹 간 전기차 분야 공동협력을 은근히 강요하고 있는 모양새라 정치적 압박 또한 클 것이기 때문”이라 풀이했다.

김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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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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