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2월 들어 삼성전자 4400억원 순매수
카카오, 최대 실적·증권업 진출에 외국인 매수세 커져

삼성전자(왼쪽)와 카카오 주가 추이. / 사진=키움증권HTS

코로나19 영향에 국내 증시가 위축된 상황에서도 외국인들은 삼성전자와 카카오를 꾸준하게 매수하고 있다.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 주가가 올해 80% 오르면서 2차전지 산업의 수혜 기대감에 LG화학에도 외국인 투자가 몰렸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는 이번주(10~14일) 동안 카카오를 868억원 순매수하며 코스피 종목 중 가장 많이 사들였다. 카카오에 이어 삼성전기(539억원)와 SK하이닉스(471억원), LG유플러스(459억원), LG화학(339억원) 등도 외국인 순매수 규모가 컸다. 

카카오에 외국인 투자가 몰린 것은 카카오의 2019년도 실적 발표와 함께 카카오가 본격적으로 증권업에 진출하면서 투자심리를 움직였기 때문이다. 카카오는 지난해 연말 실적을 발표하며 매출이 전년보다 28% 증가한 3조898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역대 최고 매출 기록이었다.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183% 늘어 2066억원을 기록했다. 

또 지난 6일에는 카카오페이가 테크핀 기업 최초로 증권업 진출에 성공했다고 발표하면서 주가 상승세를 키웠다. 카카오페이는 지난 5일 금융위원회로부터 바로투자증권 인수에 대해 대주주 적격 승인을 받았다. 이에 업계는 카카오페이증권이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투자 문화를 만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도 “국내 금융 산업과 사용자의 금융 생활에 새로운 변화와 혁신을 일으킬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외국인은 이번주 삼성전자를 5억원 순매도하며 투자 규모를 다소 줄였다. 하지만 2월1일부터 13일까지 보면 외국인은 삼성전자를 4452억원 순매수하며 코스피 종목 중 가장 많이 사들였다. 같은 기간 LG화학과 카카오도 각각 2491억원, 739억원 순매수했다. 

삼성전자가 코로나19 영향에 1월 말부터 큰 낙폭을 보였지만 여전히 반도체 시장 회복 기대감이 높고 코로나19 논란이 잦아들면 삼성전자가 반등할 것이란 전망에 미리 삼성전자 매수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LG화학은 테슬라 주가 급등으로 2차전지 산업의 수혜 기대감이 커지면서 외국인 매수세가 발생했다. 테슬라는 작년 3분기에 첫 흑자 전환에 성공했고 이후 가파른 주가 상승세를 보였다. 4개월 동안 주가는 300% 이상 올랐다. 이에 올해 들어 2차전지 제조업체 LG화학과 2차 전지 소재업체 포스코케미칼이 각각 31% 이상 상승했다.

강봉주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한국 증시가 최근 코스피 2200까지 크게 반등했다. 증시가 빠르게 반등한 점을 보면 투자자들의 코로나19 우려는 최악을 가정하지 않은 제한된 수준으로 판단된다”며 “코로나 이슈 하락 후 이미 1차 반등이 나타난 현 시점에서는 추가 반등 종목보다 하락 가능성이 높은 위험 종목을 피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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