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업계 “종이영수증 관련 비용 절감 효과 기대”
종이영수증 발급 비용 감소···밴대리점, 수수료 수익 감소 불가피

사진=셔터스톡
사진=셔터스톡

카드 결제 시 자동으로 발급되던 종이영수증이 앞으로 영수증을 요구하는 소비자에게만 선택적으로 지급된다. 불필요한 종이영수증 발급에 따른 비용을 줄일 수 있어 카드사들은 환영하는 입장이지만, 밴(VAN) 대리점은 수익 감소를 염려하면서 양측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14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 11일부터 시행된 부가가치세법 시행령 개정 내용을 반영해 카드 영수증 선택적 발급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카드 영수증 선택적 발급제란 소비자가 카드 이용 후 영수증을 받기 전 카드 단말기에 영수증 출력 여부를 선택하는 제도다. 이로써 카드로 결제한 뒤 자동으로 종이영수증을 발급하던 관행이 사라지게 될 전망이다. 지금까지는 가맹점에 따라 고객에게 수령 의사를 묻고 원하는 고객에게만 영수증을 지급했으나 영수증 자체는 예외 없이 발행돼 왔다.

카드업계는 이번 시행령 개정을 반기는 입장이다. 영수증 선택 발급제가 시행되면 종이영수증 발급 비용을 대폭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고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받아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영수증 발급 비용은 2015년도 488억9000만원에서 2018년 560억9000만원으로 3년 새 14.7% 증가했다. 영수증 선택 발급제가 도입되면 카드사들은 연간 수백억 원에 달하는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영수증 선택 발급제가 정착되면 카드사들이 매년 종이영수증 발급에 투입하던 수백억원의 비용이 점차 감소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점진적으로 불필요한 비용을 줄일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반면 밴(VAN) 대리점은 이번 시행령을 두고 울상이다. 밴 대리점의 주된 역할은 전표 매입업무로, 종이영수증의 발급 구조에서 각종 업무를 대행하며 수수료를 받는 것이 주요 수익원이기 때문이다. 밴 대리점들은 카드사들로부터 종이영수증 발급 비용을 밴사를 거쳐 받아왔다.

종이영수증은 기본적으로 고객 제공용과 가맹점 보관용 2장이 발급된다. 종이영수증 선택 발급제도가 도입되면 자동으로 발급되는 종이영수증이 가맹점 보관용 1장으로 줄어들기 때문에 카드사들은 기존에 지급하던 약 8원의 종이영수증 발급 비용을 앞으로 4원으로 줄이겠다는 입장이다.

앞서 밴 대리점은 5만원 이하 무서명 거래 실시로 수익 기반이 크게 약화된 바 있다. 이번 시행령에 따라 종이영수증 발급 의무가 사라지면 또 한번 수익성에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박성원 한국신용카드밴협회 사무국장은 “종이영수증을 줄여야 한다는 제도의 취지 자체에는 동의한다”면서도 “영수증 선택 발급제가 도입되면서 카드업계는 그동안 종이영수증 발급 비용으로 지급해온 8원가량의 돈을 절반 수준인 약 4원으로 깎겠다고 하는데, 밴 대리점 입장에선 아쉬운 부분”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