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불황 맞아 금호석화가 붙잡은 새 선택지 ‘선택과 집중’
  • 김도현 기자(ok_kd@sisajournal-e.com)
  • 승인 2020.02.14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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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 다각화 위해 2005년 설립한 전자소재사업부, ‘역량 집중’ SK그룹에 매각
박삼구와 달랐던 박찬구 경영 스타일···차별화된 경쟁력 바탕 高이익 창출
/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석유화학업계가 다운사이클을 맞이한 가운데 금호석유화학의 행보가 주목된다. 원료와 최종 제품가격의 차이(스프레드)가 줄어들어 업계 전반의 이익이 감소하는 상황에서, 기술력을 바탕으로 ‘실적 방어’에 기대 이상의 성과를 보인 금호석유화학이 새로운 선택지를 제시했다.

포토레지스트를 생산하는 전자소재사업 부문을 SK머티리얼즈에 매각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포토레지스트는 반도체의 필수 핵심 소재다. 금호석유화학은 2005년 사업 다각화를 추진하기 위해 전자소재 부문을 설립하고, 선제적으로 시장을 선점한 국가들과의 기술 격차를 좁히기 위해 지속적인 투자를 감행해 왔다.

금호석유화학 관계자는 “그동안 국내외 반도체업체들로부터 기술력을 인정받아 투자협력이 쇄도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실제 금호석유화학은 국내 최초로 불화아르곤(Arf) 포토레지스트(PR)를 양산한 업체다. 결과적으로 이번 매각은 석유화학 전문 그룹으로서 입지를 다지기 위해 역량을 집중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다운사이클을 맞아 다각화를 꾀했던 이전과는 다른 선택지를 내놓은 셈이다. 금호 측의 이 같은 행보가 더욱 이목을 끄는 것은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을 필두로 기존의 재벌 대기업들과는 다른 방식의 사업 효율화를 꾀해 온 전례 때문이다. 금호석유화학은 2018년 결산기준 자산 규모 5조7660억원을 기록해 재계 순위 55위의 ‘준대기업’으로 분류된다.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과의 갈등 속에서 석유화학사업을 분리해 별도로 이뤄진 회사다. 일반적인 재벌 대기업들과 달리 금호석유화학과 자회사들로만 그룹을 이루고 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이 박 전 회장의 무리한 사업 확장이 발단이 돼 그룹 주력 사업인 아시아나항공을 매각하고 중견 기업으로 전락한 데 반해, 동생 박찬구 회장은 업황 부진 속에서도 긍정적인 평가를 얻는 등 경영 능력을 인정받으며 사세를 점진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업계 전반이 다운사이클에 돌입한 지난해 상반기 대형 석유화학업체들을 비롯한 주요 경쟁사들이 줄줄이 실적 하락을 맞이한 상황에서 금호석유화학은 ‘선방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특히 합성고무사업에서 견고한 실적을 유지할 수 있었다. 경쟁사 매출이 두 배 가까이 많은 상황에서 영업이익은 오히려 금호석유화학이 앞지르며 대비되는 양상을 띠기도 했다.

한편, 이번 사업 매각에 대해 박찬구 회장은 남다른 아쉬움을 표시하기도 했다. 박 회장은 “무엇보다 고생해준 직원들에게 감사하다”면서 “우리 손으로 직접 꽃 피우지 못해 아쉽지만, SK머티리얼즈가 맡개 돼 더 이상 바랄 게 없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어 박 회장은 “최고의 포토레지스트 제품을 만들어 전 세계를 석권해 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김도현 기자
산업부
김도현 기자
ok_kd@sisajournal-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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