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최근 경제동향’ 발표···“D램 반도체 고정가격 소폭 상승 전환”
“1월 지표, 코로나19 영향 반영 안 돼···파급영향 최소화 할 것”

경기평택항만공사가 지난해 평택당진항 컨테이너 물동량이 2018년보다 4.9% 증가한 72만3천여 TEU(20피트짜리 컨테이너)를 기록했다고 지난 10일 밝혔다. (사진은 기사와 무관) / 사진=연합뉴스
경기평택항만공사가 지난해 평택당진항 컨테이너 물동량이 2018년보다 4.9% 증가한 72만3천여 TEU(20피트짜리 컨테이너)를 기록했다고 지난 10일 밝혔다. (사진은 기사와 무관) / 사진=연합뉴스

정부가 최근 한국 경제에 대해 “코로나19의 확산정도 및 지속기간에 따라 우리 경제의 회복 흐름이 제약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14일 기획재정부는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2월호에서 경기 개선 흐름이 나타나고 있으나, 코로나19 확산이 지속되면 우리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부가 우리 경제 상황에 대해 긍정적인 진단을 내린 것은 11개월 만이다. 정부는 작년 3월 ‘긍정적 모멘텀’을 마지막으로 4월부터 10월까지 7개월 연속 ‘부진’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작년 11~12월에는 건설투자와 수출을 중심으로 ‘성장제약’이라고 했다가 지난달에는 ‘조정국면’이라고 수위를 낮춘 바 있다.

홍민석 기재부 경제분석과장은 “감염병이라는 충격이 왔을 때 지표들이 반응하는 속도가 과거보다 빨라졌다”며 “과거 메르스 당시 발병국은 사우디아라비아였고 지금은 중국인데, 상대국과 우리나라와의 관계, 인적·물적·경제적 교류 정도가 비교할 수 없는 수준”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방한 관광객에서 각국이 차지하는 비중을 비교하면 사우디아라비아는 0.1%에 불과하지만, 중국은 34.4%에 달한다.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사우디아라비아는 1.8%인 반면 중국은 25%다. 한국과 밀접한 관계에 있는 중국에서 감염병이 발생하면서 국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커질 수 있다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기재부에 따르면, 작년 12월 서비스업 생산은 도소매업(-0.7%), 숙박·음식업(-0.4%), 정보통신업(-0.4%) 등의 감소로 전월 대비 0.1% 감소했다. 1월 서비스업은 할인점·온라인 매출액, 중국인 관광객 수 등은 긍정적 요인으로, 백화점 매출액 감소 등은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지난달 승용차 내수 판매량(-15.7%), 백화점 매출액(-0.3%) 등은 줄었으나 할인점과 온라인 매출액은 각각 7.3%, 3.3% 늘었다.

현재 경기 상태를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 대비 0.2%p(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작년 8월 이후 4개월 만에 반등이다. 앞으로의 경기를 예고하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 대비 0.4%p 오르면서 4개월 연속 상승했다. 동행지수 순환변동치와 선행지수 순환변동치가 동시에 상승한 것은 2017년 1월 이후 35개월 만이다.

대외적으로 올해 1월 들어 D램 반도체 고정가격이 소폭 상승 전환되는 등 글로벌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도 형성되고 있다고 했다. 지난 1월호에서도 정부는 반도체 시장조사업체인 ‘디램 익스체인지’의 조사결과를 언급하며 올해 1분기 반도체 업황이 조기 회복될 수 있다는 기대감을 보였다.

지난달 수출 잠정치는 1년 전보다 6.1% 감소한 433억5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다만 조업일수를 고려한 일평균 수출은 20억20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4.8% 증가했다.

품목별로는 선박(59.0%), 컴퓨터(43.7%) 등에서 증가했다. 자동차(-22.2%), 석유화학(-17.1%), 일반기계(-4.8%) 등에서 줄었다. 중남미(-30.3%), 유럽연합(-16.2%), 중국(-10.5%), 중동(-9.9%), 미국(-7.0%) 등에서도 수출이 부진했다.

고용 부분은 회복세를 이어갔다. 1월 취업자는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전월 대비 56만8000명 증가했고, 실업률은 4.1%로 1년 전 대비 0.4%p 하락했다.

홍 과장은 “코로나19 국내 확진자가 확인된 게 지난달 20일이었기 때문에 그 이후부터 관련 지표들을 점검하고 있다”면서 “감염병은 경기적 측면에서 일시적인 요인”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과거 사례를 보면 메르스 때도 감염병이 끝난 직후 분기 성장률이 올라갔다”면서 “감염병 사태를 우려하고 있고, 의식하면서 경계심을 각별히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기재부는 “정부는 감염병에 따른 피해 우려 부문 지원과 함께 경제에 미칠 파급영향 최소화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며 “투자·소비·수출 활력 제고 과제를 속도감 있게 추진하는 등 경기회복 모멘텀을 확보하는 데 총력을 다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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