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바이러스로 이커머스·OTT 이용자 증가···밸런타인·봉준호 효과로 온라인 서비스도 주목
“온라인뿐만 아니라 오프라인 서비스 스타트업들도 체감경기 올랐으면”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최근 스타트업 업계 화두는 3가지다. 바로 ‘바이러스, 밸런타인, 봉준호’다. 전염성 높은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기승을 부리면서 이커머스 스타트업이나 홈트레이닝, 영화 플랫폼 이용률이 눈에 띄게 높아졌다. 2월 밸런타인 데이 특수와 봉준호 감독의 오스카 수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받은 스타트업도 있었다.

◇ ‘집에서’ 주문하고 운동하고 영화본 덕에···온라인 이용률 급증

14일 모바일 빅데이터 분석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이커머스 플랫폼의 이용량이 1~2월에 대폭 늘었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기승을 부렸던 설연휴 직후부터 출고량과 주문량이 오른 것으로 분석된다. 마켓컬리는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2일까지 일평균 매출 증가율 19%를 기록했으며, 전년 대비 주문량은 67% 증가했다.

개인 위생 관련 제품도 급격하게 올랐다. 생리대를 주력 제품으로 여성용품을 판매 중인 라엘코리아는 “지난 1월 코로나 바이러스 첫 국내 확진자가 나타난 이후,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한 여성들의 우려가 Y존의 건강관리로도 이어지면서, 라엘 여성 청결티슈 매출은 200%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홈트레이닝 스타트업도 영향을 받았다. 온라인 트레이닝 서비스 ‘마이다노’는 설 연휴 전후로 2월 클래스 수강 신청이 급증해 사상 처음으로 월 수강생 1만 명을 넘어섰다. 수강 문의 역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전과 비교해 일 평균 20% 가량 늘어났다고 다노 측은 설명했다.

국내 OTT(Over The Top) 왓챠플레이도 2월 1~2일 역대 주말 시청분수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설 연휴 기간을 제외한 직전 주말과 비교하면 시청분수가 14.6% 가량 증가했다. 연휴 기간을 포함한 역대 일간 시청분수도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1월 27일의 총 시청분수가 1월 25일 대비 24.4%나 증가했다.

왓챠 관계자는 “지난 30일 확진자가 극장을 방문했었던 사실이 알려지면서 영화팬들이 주말 극장 나들이 대신 집에서 왓챠플레이를 이용한 영향으로 분석 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숙박 스타트업들은 코로나19 바이러스 타격을 줄이기 위해 사전 예방 작업 조치에 들어가고 있는 추세다. 여기어때는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증을 예방하기 위한 안전 수칙을 여행객과 숙박 시설에 안내하고, 전 직원 마스크 착용에 나서고 있다.

스타트업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 바이러스로 집에서 물건을 주문하거나, 영화를 볼 수 있는 서비스들이 주목받고 있다. 지난 2003년 중국에 전염병 사스가 퍼지자 전자상거래 ‘알리바바’가 성장하기도 했다”며 “(사용자들이) 감염을 피하기 위해 외부 활동을 줄이면서 자연스럽게 이커머스, 영화서비스 등의 주문량과 신규 고객 유입이 급증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 ‘올해도’ 밸런타인 특수···오스카 4관왕 봉준호 감독 작품 열풍

‘밸런타인 데이’ 특수는 여전히 강세다. 스타트업들은 온라인 위주로 밸런타인 마케팅을 진행 중이다.

밸런타인 기획전을 운영 중인 마켓컬리는 지난 6일부터 10일까지 5일간 매출을 확인한 결과 디저트는 전주 대비 64% 전년 대비 103%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초콜릿(2위), 초콜렛(4위), 발렌타인데이(23위) 등이 상위 순위로 검색됐고 케이크, 마카롱 등의 검색어가 뒤를 이었다.

제92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4관왕을 차지한 봉준호 감독도 빼놓을 수 없다. 왓챠플레이는 아카데미 시상식이 열렸던 지난 10일 봉준호 감독 영화들의 재생 순위가 대거 급상승했다고 밝혔다. 특히 설국열차’와 ‘괴물’이 각각 많이 본 영화 1, 2위에 올랐고 ‘살인의 추억’은 4위, ‘마더’는 6위, ‘플란다스의 개’는 7위에 올랐다. ‘기생충’ 이전 봉준호 감독의 대표적인 장편 영화 5편이 모두 10위권 안에 올랐다.

설국열차는 전날 대비 4배, 괴물은 4.3배 증가했고, 마더와 살인의 추억은 각각 6.5배, 2.8배 증가한 수치다.

스타트업 업계에서는 바이러스와 밸런타인, 봉준호 감독 열풍 영향으로 온라인 서비스 스타트업이 강세를 보인 반면, 오프라인 중심 자영업이나 제조업 중소기업, 스타트업은 타격을 입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ICT서비스와 모바일 앱 플랫폼이 스타트업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바이러스나 기념일 특수 효과를 잘 누리지만 제조업이나 B2B(Business to Business, 기업 간 거래) 스타트업들은 원자재 수입 등 애로를 겪고 있다”며 “오프라인 체감경기도 올랐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편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지난 13일 코로나19 대응과 관련, "의약과 의료기기, 바이오 분야에서 성장 가능성이 큰 기업에 최대 100억원의 정책자금과 30억원의 기술보증을 연계 지원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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