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은행,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세 배 이상 성장···이자이익 40%↑
JB금융, 비은행부문도 꾸준히 성장···DGB금융, 하이투자증권 효과 기대

김기홍 JB금융그룹 회장(사진 왼쪽)과 김태오 DGB금융그룹 회장/사진=각 사
김기홍 JB금융그룹 회장(사진 왼쪽)과 김태오 DGB금융그룹 회장/사진=각 사

지방금융그룹 2위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JB금융그룹과 DGB금융그룹의 경쟁이 보다 치열해질 전망이다. 만년 꼴등에 머물러 있었던 JB금융은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DGB금융 보다 높은 연간 기준 실적을 거뒀다.

JB금융은 광주은행의 급성장과 꾸준한 비은행 부문 강화 등에 힘입어 매년 실적 개선을 이뤄낸 반면 DGB금융은 CEO리스크 등의 영향으로 체질 개선을 위한 노력이 다소 미흡했던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다만 DGB금융 역시 최근 안정된 지배구조를 바탕으로 비은행 강화에 성과를 보이고 있어 향후 두 그룹의 경쟁구도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 12일 JB금융을 끝으로 지방 금융그룹들의 지난해 실적 발표가 완료됐다. BNK금융그룹이 총 5622억원으로 굳건하게 1위를 지켰으며 JB금융이 3419억원의 순익으로 2위에 올랐다. DGB금융은 3274억원으로 3위를 기록했다. JB금융이 연간 기준 실적으로 DGB금융을 앞지른 것은 설립 이후 처음이다. 5년 전인 2015년에만 해도 JB금융(1147억원)과 DGB금융(2941억원)의 순익 차이는 약 2.5배에 달했다.

JB금융의 2위 탈환에 가장 큰 힘을 보탠 곳은 광주은행이다. 지난 2014년 10월 JB금융에 편입된 광주은행은 이듬해부터 급성장하며 JB금융의 성장을 견인했다. 2015년 579억원이었던 당기순이익은 2016년 1015억원으로 급증했다. JB금융에 인수된 후 저수익 여신 정리와 고금리 수신 비중이 높은 대형 점포 폐쇄 등을 단행해 체질 강화에 나섰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2017년과 2018년에는 1350억원과 1533억원을 기록했으며 2018년 10월에는 JB금융의 100% 자회사로 편입되며 그룹에 대한 기여도가 더욱 높였다. 지난해 기준 광주은행의 당기순익은 1733억원으로 5년전에 비해 세 배 이상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전북은행 역시 510억원에서 1095억원으로 두 배 가량 성장했다. 반면 같은 기간 DGB금융의 대구은행의 순익은 2618억원에서 2823억원으로 7.83% 증가하는데 그쳤다.

광주은행과 전북은행의 급성장은 부동산 시장 호황을 바탕으로 한 이자이익 증가에 기인했다. 해당 기간 광주은행의 이자이익은 4126억원에서 5776억원으로 40% 증가했으며 전북은행은 3449억원에서 4205억원으로 21.92% 늘어났다.

DGB금융이 지난해까지 2위자리를 지킬 수 있었던 것은 대구은행의 이자이익도 2015년 9840억원에서 지난해 1조1396억원으로 15.81%에 가량 증가했기 때문이다. 증가율은 광주은행과 전북은행에 못미치지만 여전히 이자이익만 따졌을 때는 두 은행 보다 높은 실적을 거두고 있다.

문제는 저금리 기조에 따른 수익성 하락으로 이자이익이 감소세로 접어들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대구은행의 이자이익은 전년(1조1629억원)보다 233억원 가량 줄어들었다. 4분기 기준 대구은행의 순이자마진(NIM)은 1.93%로 2018년 4분기(2.24%) 대비 0.31%포인트 낮아졌다.

자료=각 사/그래프=이다인 디자이너
자료=각 사/그래프=이다인 디자이너

물론 광주은행과 전북은행 역시 이자이익이 전년 대비 각각 247억원, 87억원 줄어들었지만 비이자부문 적자를 줄여 손실분을 일부 메우는데 성공했다. 지난해 광주은행의 비이자손실은 125억원으로 전년(419억원)보다 294억원 축소됐으며 전북은행도 458억원에서 297억원으로 161억원 적자가 줄어들었다. 반면 대구은행은 비이자부문 적자를 111억원밖에 줄이지 못했다.

비은행부문에서도 JB금융은 꾸준한 성장을 이뤘다. 2015년 654억원이었던 JB금융의 비은행부문 당기순이익은 이듬해 732억원으로 증가했으며 2017년과 2018년에 843억원, 922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JB금융의 비은행부문 순익은 1003억원에 달한다.

반면 DGB금융의 비은행부문 당기순이익은 지난 2015년부터 2018년까지 227억원에서 409억원으로 증가하는데 그쳤다. 박인규 전 DGB금융 회장의 비자금 조성 의혹 때문에 발생한 경영 공백으로 인해 비은행 확대 체질 개선이 다소 늦어졌다는 평가다. 실제로 DGB금융의 하이투자증권 인수는 CEO리스크로 인해 1년 가량 지연되기도 했다.

하지만 DGB금융 역시 최근 김태오 회장 체제 하에서 빠르게 지배구조를 안정화시키고 비은행 강화에 힘을 쏟고 있기 때문에 향후 두 그룹의 경쟁은 보다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DGB금융은 하이투자증권의 호실적(816억원)에 힘입어 비은행 부문에서 1273억원의 순익을 거뒀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JB금융이 광주은행의 성장에 힘입어 DGB금융을 따라잡았지만 앞으로 이 순위를 유지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며 “앞으로는 이자이익을 바탕으로 하는 실적 개선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비은행과 비이자이익에서 승부가 갈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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