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 지난해 4분기 100억원 적자···롯데마트도 같은 기간 230억원 적자
이마트 2020년 매출 21조원 전망하며 기존점 투자 계획 밝혀···롯데, 향후 3~5년 간 200여개 점포 정리
‘이커머스 성장세’가 복병

이마트와 롯데마트의 지난해 4분기 나란히 적자를 기록했다. 이마트는 지난해 4분기 100억원의 영업손실을 본 데 이어,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67.4% 줄었다. 롯데마트도 지난해 연간 250억원의 영업손실을 봤다. 4분기에만 23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내내 최저가 전략을 내세웠던 롯데마트와 이마트가 동시에 추락한 것이다. 

이마트는 지난해 4분기 실적 공시를 통해 연결기준 순매출 4조 8332억원, 영업이익 100억 적자를 기록했다고 13일 밝혔다. 이마트가 지난해 2분기에 이어 또다시 100억원 적자를 기록한 것이다. 이마트는 전문점 재고 처분 비용, 국민용돈 100억 프로모션 판촉비 등 일회성 비용 500억원이 반영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4분기 기존점 신장률도 -1.2%를 기록했다. 

같은 날 롯데마트도 이와 같았다. 롯데쇼핑은 13일 지난해 매출액이 전년 대비 1.1% 감소한 17조 6328억원, 영업이익은 28.3% 줄어든 4279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이 중 할인점(롯데마트) 매출은 전년 대비 0.2% 오른 6조 3310억원, 영업이익은 -250억원을 기록했다. 롯데마트는 4분기에만 영업손실 230억원을 봤다. 

롯데쇼핑은 할인점 부진 원인을 업태 부진 심화에 따른 기존점 매출 부진으로 영업적자 확대로 설명했다. 롯데마트 4분기 기존점 신장률은 -6.0% 였다. 

롯데마트와 이마트가 지난해 보인 행보는 사실상 같았다. 지난해 이맘때 이마트는 최저가 정책인 국민가격을 앞세워 이커머스 업체들의 초저가 경쟁에 뛰어들었다. 국내 1위 할인점 사업자의 이같은 행보는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 2, 3위 업체에도 영향을 미쳤다. 이마트가 생수 가격을 내리면 곧바로 롯데마트도 생수 가격을 내렸고, 이마트가 와인 가격을 내리면 롯데마트도 초저가 와인으로 응수했다. 그러나 이같은 초저가 전략이 힘을 발휘하지 못한 것이다. 

◇ 이마트 21조원의 꿈

비록 지난해 2개 분기에 적자를 기록한 이마트지만 내년도 전망은 높게 잡았다. 이마트가 2020년 연결 기준 매출 21조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이마트는 13일 올해 연결 기준 순매출액을 전년보다 10.3% 높아진 21조 200억원으로 전망한다고 공시했다. 별도기준으로도 전년 대비 4.3% 증가한 15조 3100억원의 매출 계획을 수립했다. 이 중, 할인점은 지난해보다 2.0% 높아진 11조 2630억원, 트레이더스는 14.2% 증가한 2조 6700억원의 매출 계획을 세웠다. 

이를 위해 이마트는 올해도 8450억원의 대규모 투자를 이어갈 예정이다. 이 중 약 30% 규모인 2600억원을 들여 이마트 기존 점포 리뉴얼과 유지보수, 시스템 개선 등 내실에 투자한다. 그로서리 매장을 강화하고, 일렉트로마트 등 집객력 있는 전문점을 확대한다. 이마트24도 올해 신규 출점 900개를 목표로 삼았다. 

롯데쇼핑도 비효율 점포 정리 등을 골자로 한 올해 운영 전략과 미래 사업 계획을 발표했다. 롯데쇼핑은 우선 운영 효율성과 수익선 개선을 위해 백화점, 마트, 슈퍼, 롭스 등 700여개 점포 중 약 30%인 200여개 점포를 정리할 예정이다. 특히나 마트와 슈퍼를 중심으로 향후 3~5년 간 순차적으로 구조조정을 진행한다. 

◇ 그러나 온라인 

대형마트 쇠락의 원인은 앞서 밝힌대로 온라인의 성장에 있다. 같은 파이를 나눠 먹는 국내 유통 시장에서, 온라인 파이가 커지면 자동으로 오프라인 몫이 줄 수밖에 없는 것이다. 

단적인 예로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하는 2019 주요 유통업체 매출 동향 자료에 따르면, 오프라인 유통업체 매출은 전년 대비 -0.9%로 감소했고 온라인 쇼핑은 14.2%로 크게 증가했다. 이마트 연결기준 매출이 11.8% 늘어난 지난해, 이마트의 온라인 쇼핑 계열사인 SSG닷컴의 4분기 거래액(GMV)은 28% 올랐다. 

이커머스 시장은 올해에도 폭발적인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와 카카오까지 장보기 시장에 진출하면서 기존 이커머스 업체의 주요 경쟁상대가 된 것도 대형마트가 떨기치 어려운 부담이다. 이마트도 내년도 성장 전망을 밝히면서, 할인점 매출 신장률은 2.0%로 잡은 데 비해, SSG닷컴 GMV 신장률은 25%로 잡았다. 

/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 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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