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베이성 보건당국자 면직에 이어 후베이성·우한 당서기 동시 해임
SCMP 익명 소식통 인용 “고위관료 해임 이제 시작···이들은 희생양”

잉융 신임 후베이성 당서기 / 사진=연합뉴스(창안제즈스)
잉융 신임 후베이성 당서기 / 사진=연합뉴스(창안제즈스)

중국에서 코로나19 사태를 둘러싼 부실대응, 은폐 의혹, 의사 사망 등으로 비난 여론이 커지는 가운데, 중국 공산당 최고 정책심의기구인 중앙위원회(CPCCC)가 장차오량(蔣超良) 후베이성 당서기 직위를 해제하고 그 후임으로 잉용(應勇) 상하이 시장을 임명해 주목된다.

13일 중국 당국은 장차오량 후베이성 당서기 직위를 해체하고 그 후임으로 잉용 상하이 시장을 임명했다. CPCCC는 마궈창 우한시 당서기도 해임하고 산둥성 출신 왕중린 지난 시장이 그 자리를 대체토록 했다.

중국 내부에선 이 같은 인사가 비난 여론을 잠재우기 위한 조치라고 분석한다. 코로나19 부실 대응과 정보 은폐 의혹에 이어 최초 코로나19 확산을 경고한 리원량 의사까지 사망하자, 중국 전역에서 부정적인 여론이 거세져 이를 무마하기 위해서라는 것이다.

임용 신임 후베이성 서기는 저장성을 거쳐 상하이에서 법원장, 부서기, 부시장을 각각 역임하고 2017년부터 시장으로 일해왔다. 우위량 중앙조직부 부부장은 이날 후베이성 지도간부회의에서 “이번 조정은 대국적인 차원에서 이뤄진 것으로 (코로나19) 예방·통제 업무의 필요에 따라 신중히 결정됐다”고 설명했다.

앞서 중국은 지난 11일에도 후베이성 보건당국인 위생건강위원회의 장진 당서기와 류잉즈 주임을 나란히 면직 시켜 향후 벌어질 대량 징계를 예고한 바 있다. 두 사람의 자리는 시진핑 국가주석의 측근으로 알려진 왕허성 후베이성 신임 상무위원회 위원이 겸임하게 된다.

이날 홍콩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후베이성에서 개혁과 관료 해고는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면서 “그들은 (코로나19) 발생 대응에 분명히 실패했지만 그들만이 아니다”고 인사와 관련한 후폭풍을 예상했다. SCMP는 또 중국의 정치분석가 장리판이 트위터에서 “후베이성에서 개혁과 관료 해고는 이제 막 시작되고 있다”면서 “이들은 희생양”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중국은 지난 2003년에도 사스 확산 방지의 책임을 물었던 장원캉 위생부장과 멈쉐농 베이징 시장을 해직하는 등 공무원 1000여명을 근무태만으로 처벌한 바 있다.

한편, 중국 최대 반부패 기관인 국가 감찰위원회는 이날 후베이성에 팀을 보내 리원량 의사의 사망과 초기 경찰의 대응에 관한 조사를 시작했다. 리원량은 코로나19 발생을 최초 알렸지만, 중국 경찰은 그를 연행해 유언비어를 유포하지 않겠다는 반성문을 쓰게 했다. 이후 그는 코로나19 환자를 치료하다 바이러스에 감염돼 지난 7일 새벽 숨을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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