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지난 3분기 이어 4분기에도 민원 ‘최다’
하나은행, 전분기 대비 민원 감소
만기시기, 판매 규모 면에서 차이 있어

우리은행·하나은행 2019년 4분기 민원건수 현황/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우리은행·하나은행 2019년 4분기 민원건수 현황/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지난 3분기 우리은행이 18개 시중은행 가운데 가장 많은 민원건수를 기록한 데 이어 4분기에도 최다 민원의 불명예를 안게 됐다. 반면 우리은행과 함께 민원이 급증했던 하나은행은 이번 4분기 민원이 줄어들면서 두 은행 간 희비 교차에 관심이 쏠린다.

13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해 해외금리 연계형 파생금융펀드(DLF) 사태로 논란을 빚은 우리은행에 지난 4분기 총 245건의 민원이 접수됐다. 이는 DLF 사태 당시인 3분기보다 25.64% 증가한 수치다.

우리은행이 3분기에 이어 4분기 민원도 최다 건수를 기록한 데에는 DLF 사태의 여파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245건의 민원 중 184건의 민원이 전자금융, 펀드, 방카슈랑스 등 복합상품 판매 관련 민원에 해당했다. 복합상품 판매 관련 민원에는 DLF 관련 민원도 포함된다.

반면 우리은행과 함께 DLF 상품을 취급한 하나은행은 민원건수가 18개 시중은행 중 3번째로 많았지만 건수 자체는 전분기보다 12.5% 감소했다.

두 은행 모두 DLF 사태로 불완전판매 논란을 빚었음에도 4분기 민원건수에 희비가 갈린 이유는 두 은행의 만기 시기 및 손실률에 차이가 있기 때문이라고 금융권 관계자들은 말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우리은행은 DLF 만기가 4~6개월인 반면 하나은행은 1년~1년반 정도로 상대적으로 만기가 길어 손실이 확정된 고객이 적다”며 “손실률 측면에서도 하나은행의 경우 절반 미만의 손실이 났지만 우리은행은 원금 전액에 가까운 손실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우리은행은 지난 9월 26일 만기 당시 손실률이 쿠폰 금리를 포함해 98.1%를 기록하면서 사실상 원금 전액이 손실됐다. 비슷한 시기에 첫 만기가 돌아왔던 하나은행의 DLF 상품의 경우 최종 손실률이 46.4%로 절반 미만이었다.

취급 규모에서도 차이가 있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9월 기준 우리은행의 DLF 연내 만기 도래액은 970억원인 반면, 하나은행은 316억원으로 상대적으로 규모가 적었다.

또한 하나은행은 지난 12월 처음으로 DLF 상품이 플러스 수익을 기록하면서 소비자들의 불만을 다소 완화할 수 있었다. 지난 12월 11일 만기였던 DLF 상품인 ‘메리츠 금리 연계 AC형 62호’가 정상 상환이 확정됐다. 해당 상품 투자자는 8명, 투자액은 총 19억원이며 투자자들은 원금 100%에 쿠폰 수익 3.7%를 받았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평소에는 민원이 적은 편이나 3분기에는 DLF 상품 관련해서 이례적으로 민원이 늘었던 것”이라며 “이에 대한 기저효과로 4분기 민원이 평소 수준으로 돌아가며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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