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력있는 중장년층 남성들, 젊고 맵시있는 스타일 추구
패션·유통업계, 오팔세대 겨냥 제품 출시 및 마케팅 활발

/그래픽=조현경
젊고 맵시있는 스타일을 추구하는 오팔세대 남성이 늘어나고 있다. /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직장인 이모씨(51)는 온라인 쇼핑을 할 때 화장품을 꼭 구매한다. 다른 소비자가 남긴 후기를 꼼꼼히 읽으면서 본인 취향의 제품을 찾는다. 그간 올인원 제품을 주로 썼지만 최근엔 피부와 머리손질용 제품을 별도로 사기 시작했다. 

#이동준(58)씨는 ‘한국신사’라는 수식어로 활동하는 시니어모델이다. 지난해 10월부터 본격적으로 모델 활동을 시작, 철저한 관리로 중년만의 멋을 살리고 있다. 30년간 옷 제조업체에서 몸을 담았던 이씨는 앞으로 시니어모델 수요도, 관련 시장도 늘 것으로 보고 있다. 

신중년을 뜻하는 ‘오팔세대(OPAL)’가 소비시장의 주역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특히 오팔세대 남성은 2030 못지않게 젊은 스타일을 추구하는 만큼, 패션·뷰티업계도 최근 이에 발맞춰 변하기 시작했다. 주요 패션 기업들은 연령대를 허문 디자인의 제품을 선보이는 동시에 5060 남성을 대상으로 한 마케팅을 통해 소비자 확보에 나섰다. 

오팔세대는 경제력과 여유를 무기로 자신에게 적극 투자하는 5060세대를 일컫는다. 이들은 도서 ‘트렌드 코리아 2020’에서 올해 소비시장의 떠오르는 큰 손으로 꼽혔다. 특히 오팔세대 남성은 과거 노년층과는 달리 젊은 스타일을 추구하면서 적극적으로 소비하는 것이 특징이다. 중·장년층 남성 소비 성향이 달라지면서 유통업계와 패션기업이 가장 먼저 변화를 감지하고 있다. 

실제 백화점 패션 부문에서 중·장년층 남성 브랜드 매출 성장세가 돋보인다. 지난해 신세계백화점 남성 컨템퍼러리 의류에서 50대 소비는 전년 대비 20.1%, 60대 이상은 17.2% 늘었다. 현대백화점과 현대아울렛 역시 같은 기간 60대 이상 고객의 패션 관련 매출이 전년 대비 9.5% 증가했다.

백화점 업계 관계자는 “소비 여력뿐만 아니라, 젊고 트렌디해지고 싶은 욕구가 5060 남성의 주요한 특징인 것으로 보인다”며 “패션 부문을 담당하는 바이어도 체감할 정도의 거센 현상이 됐다”고 말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남성복 브랜드 ‘맨온더분’과 ‘코모도’의 콘셉트를 ‘에이지리스(Ageless)’로 바꾸며 변화에 대응하고 있다. 신세계톰보이 남성복 브랜드 코모도는 지난 2018년 브랜드를 전면 리뉴얼하면서 에이지리스 브랜드로 거듭났다. 남성 편집숍인 맨온더분은 나이보다 라이프스타일을 중점에 둔 제품을 기획하고 있다. 

‘인디안’과 ‘웰메이드’, ‘브루노바피’ 등 남성복 브랜드를 운영하는 세정그룹은 올해 인디안을 주력으로 한 마케팅에 나설 예정이다. 최근 몇 년 간 젊은 40대를 뜻하는 ‘영포티(Young40)' 흐름을 타고 이들을 타깃으로 한 브랜드인 브루노바피가 마케팅 전면에 나섰다면, 오팔세대가 트렌드가 되면서 원래 세정그룹의 주력 브랜드인 5060 남성 브랜드 인디안이 조명될 전망이다.

웰메이드는 지난해 자사 고객을 대상으로 중·장년 남성 제 2의 전성기를 찾아주는 변신 프로그램을 진행, 많은 관심을 받았다. 올해도 해당 마케팅 진행을 고려하고 있다. 세정그룹 관계자는 “프로그램에 참여한 고객들의 만족도가 높아 내부적으로도 긍정적으로 평가한 기획”이라며 “올해에는 단순한 스타일 바꾸기에 그치지 않고 고객의 라이프스타일까지 바꾸는 큰 프로젝트를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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