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완성차, 휴업으로 신차 출시 연기 및 생산 차질···수입차는 별다른 피해 없어
“국산차 출고기간 길어지며 피해 커질 것”···수입차가 이탈 고객 흡수

1월 국내 완성차와 수입차 판매 실적./사진=조현경 디자이너
1월 국내 완성차와 수입차 판매 실적. / 사진=조현경 디자이너

코로나19(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국내 완성차 업계와 수입차 업계간 온도차가 극명히 갈리고 있다. 국산차의 경우 코로나로 모든 회사가 휴업에 들어가며 신차 출시·생산 등에서 차질이 발생하고 있으나, 수입차의 경우 별다른 피해 없이 신차를 내놓고 있다.

지난 1월 내수에서 국내 완성차와 수입차 판매가 급감한 가운데, 코로나 변수는 1분기 판매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완성차 내수 판매는 9만9602대를 기록하며 7년 만에 10만대 아래로 떨어졌다. 현대·기아차, 한국GM, 쌍용차, 르노삼성 등 모든 업체 판매량이 줄었다. 수입차의 경우 같은 기간 1만7640대를 판매하며 지난해 8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처럼 1월 판매가 급감하며 판매회복에 나서야 하는 시점에서 국산차는 코로나에 발목을 붙잡히게 됐다.

지난 4일 현대차와 쌍용차는 코로나로 인한 중국 부품 수급 문제로 국내 공장 생산을 중단했다. 이후 기아차, 한국GM, 르노삼성 등도 휴업을 진행하거나 준비 중인 상황이다.

가장 큰 피해를 입은 곳은 현대·기아차다. 현대·기아차는 지난 4일부터 순차적으로 휴업에 들어가 결국 국내 전 공장이 생산을 중단했다. 11일부터 일부 공장 가동을 재개했으나 전 공장이 가동을 회복하기까지는 아직 시간이 더 걸릴 전망이다.

현대차는 이번 사태로 쏘나타·그랜저·팰리세이드·GV80 등 인기차종 출고대기기간이 더 길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쏘나타와 그랜저는 기존 출고 대기기간이 1~3개월가량 걸렸으나 이번 휴업으로 인해 이보다 10일 가까이 길어지게 됐다. GV80과 팰리세이드의 경우 출고까지 약 6개월 이상이 걸릴 전망이다. 생산가동률을 최대한 높이고 있으나 이번 사태로 인해 출고기간을 앞당기긴 어려워졌다.

문제는 아직도 부품 수급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현대·기아차가 와이어링을 공급받는 중국 소재 제조공장 40곳 중 37곳(지난 10일 기준)은 가동을 재개했으나, 출근율이 50% 수준에 머무르며 여전히 부품은 모자란 상황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원활한 공장 가동까지는 아직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며 “부품 수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모색 중이다”고 말했다.

르노삼성은 공장이 멈추며 XM3 출시 일정이 늦어질 전망이다. 르노삼성은 11일부터 14일까지 부산공장 생산을 중단하고 17일부터 가동을 재개할 방침이다. XM3는 2월 말 출시할 계획이었으나, 이번 사태로 인해 출시일이 3월 초로 미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GM은 지난달 트레일블레이저를 출시한 후 국내와 해외에서 호평을 받으며 판매에 열을 올리다가 17~18일 공장 휴업으로 상승세가 꺾일 전망이다. 회사 관계자는 “이번 휴업은 부평 1공장만 생산을 중단하는 것으로 다른 차종 생산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쌍용차는 지난 4일부터 12일까지 생산을 중단하고 13일부터 정상가동에 들어갔다.

이처럼 국내완성차업계가 코로나로 인해 생산을 멈추고 있으나 수입차는 연초부터 연이어 신차를 내놓으며 점유율 확대에 본격 나섰다.

벤츠·BMW·폭스바겐 등이 1~2월 신차를 출시했으며, 이후에도 신차 출시는 예정대로 진행될 계획이다.

지난 12일 열린 벤츠코리아의 A클래스 세단 및 CLA 출시 행사에서 회사 관계자는 “두 차종은 올해 가장 중요한 모델로, 연초 고객들과 약속한 신차 계획에 차질이 없기 위해 출시행사를 진행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수입차의 경우 해외에서 제품을 들여와 판매하기 때문에 코로나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다. 코로나가 장기화될 경우 국내완성차와 수입차간 출시일정 및 출고대기기간 등에서 차이가 커져 수입차가 반사이익을 얻을 전망이다.

특히 최근 팰리세이드·GV80 등은 수입차 업계가 경쟁모델을 빠르게 내놓고 있어, 이번 사태가 길어진다면 고객 이탈현상은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국산차는 생산량이 줄어든 만큼 대기기간이 길어지며 업체들의 고민이 많아지고 있다”며 “이번 코로나로 1분기 판매성적에서 차이가 발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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