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3분기 56억원 순손실 기록
롯데카드 “가맹점 수수료 인하 등으로 카드 유지 어려워”
“카드업계 전반 ‘알짜 카드’ 정리하는 추세”

사진=셔터스톡
사진=셔터스톡

지난해 카드사 가운데 유일하게 적자로 전환됐던 롯데카드가 소비자 혜택이 큰 일명 ‘혜자 카드’를 줄줄이 단종하고 있다. 지난해 가맹점 수수료 인하 정책으로 업황이 어려워지자 비용 지출을 줄이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풀이된다. 여타 카드사들도 실적에서는 선방했지만 경영환경이 어렵긴 마찬가지라 상품 구조조정 움직임이 카드업계 전반에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12일 카드업계 등에 따르면 롯데카드는 지난 6일 ‘아임욜로(I’m YOLO)’ 상품을 단종시켰다. 해당 카드는 실적과 상관없이 모든 해외 이용금액에 대해 1.2% 결제일 할인을 제공한다. 또한 국내외 공항 라운지를 본인 및 동반자까지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카드 이용자들 사이에서 해외여행 필수 카드로 불릴 만큼 혜택이 좋은 카드로 꼽혀 왔다.

앞서 롯데카드는 지난해 11월 말 통신요금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텔로 SKT카드’를 단종했다. 통신사 제휴카드는 전월 카드 사용 실적이나 통신요금 자동이체 등 일정 조건만 충족하면 통신비와 단말기 할부금을 할인받을 수 있기 때문에 ‘알짜 카드’로 꼽힌다. 텔로카드 단종에 이어 지난 1월에는 해외여행족을 겨냥해 마일리지 및 포인트 적립 혜택을 제공하는 ‘L.CLASS(엘클래스) L20’ 카드의 신규 발급도 중단됐다.

특히 아임욜로 카드와 L20 카드는 모두 출시된 지 2년 만에 단종되면서 비교적 빠른 시일에 신규 발급이 중단됐다. 롯데카드의 이 같은 혜자 카드 구조조정 배경에는 악화된 지난해 실적이 자리 잡고 있다.

지난해 3분기 롯데카드는 카드사 가운데 유일하게 순손실을 기록한 바 있다. 롯데카드는 지난 3분기 56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하며 적자로 전환했다. 또한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41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0.7% 감소했다.

롯데카드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가맹점 수수료 인하라든지 카드사에서 예측할 수 없는 외부적인 악재들이 발생하면서 카드를 유지하기 어렵게 돼 발급을 중단하기에 이르렀다”며 “비단 롯데카드만이 아니라 카드업계 전반에서 혜택이 좋은 상품들을 단종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롯데카드뿐 아니라 여타 카드사들도 고객 혜택이 큰 ‘알짜 카드’ 상품을 줄여나가는 추세다.

신한카드는 역시 오는 13일 ‘네이버페이 체크카드’를 단종시킬 예정이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제휴사와의 계약관계에 따라 해당 카드의 신규 발급을 중단하기로 했다”며 “혜택이 좋기로 유명한 상품이다 보니 단종 소식이 알려진 이후 고객들로부터 신규 발급 문의가 몰리고 있다”라고 말했다.

특히 금융당국은 올해부터 카드사가 수익성 분석을 통해 향후 5년간 흑자를 낼 수 있는 상품만 출시할 수 있도록 하는 ‘수익성 분석체계 가이드라인’을 도입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카드업계의 상품 구조조정은 계속될 전망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고객 혜택이 많은 상품에는 그만큼 비용이 투입된다“라며 “계속되는 가맹점 수수료 인하로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는 카드사 입장에선 이를 막기 위해 비용 지출이 큰 상품을 정리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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