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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장 깜짝 발탁’ 우리금융, 지주사는 손태승 2기 체제 굳히기
  • 이기욱 기자(gwlee@sisajournal-e.com)
  • 승인 2020.02.12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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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 출신 외부인사 권광석, 우리은행장 내정···분위기 쇄신 기대
지주사 조직 개편으로 부사장 대폭 증가···계열사 영향력 강화 전망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우리금융그룹 내에서 지주사와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의 영향력이 보다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금융은 오랜 기간 미뤄졌던 임원 인사를 실시해 내부 출신 외부인사를 우리은행장에 깜짝 선임했다.

동시에 조직 개편을 통해서 지주사의 영향력을 대폭 확대하고 늘어난 지주사 부사장 자리에 손 회장의 밀접한 인사들을 배치했다. 최근 일련의 사태로 다소 혼란스러운 은행 내부 분위기를 쇄신하면서 동시에 지주사 중심의 경영 체계를 확립해 ‘손태승 2기 체제’ 굳히기에 나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권광석 새마을금고중앙회 신용공제대표, 우리은행장 내정···폭넓은 네트워크 등 강점

지난 11일 우리금융은 그룹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열고 권광석 새마을금고중앙회 신용공제대표이사를 차기 우리은행장 후보로 추천했다. 이번 선임은 다소 파격적인 선택으로 평가받고 있다. 권 내정자는 지난 1988년 상업은행에 입행해 지난 2017년까지 우리은행에 몸담았지만 약 2년간 우리은행을 떠나있었기 때문이다. 손태승 체제 하에서는 일을 해본적이 없다. 손 회장은 지난 2017년 12월 우리은행장에 올랐다.

시장에서는 DLF사태 관련 제재로 지배구조가 흔들리고 있는 상황에서 손 회장에게 힘을 보태줄 수 있는 김정기 우리은행 영업지원부문장이 은행장에 선임될 것으로 예측이 지배적이었다. 김 부문장은 손 회장의 측근 인사 중 한명으로 손 회장에게 깊은 신임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권 내정자가 선임된 이유로는 크게 두 가지가 거론되고 있다. 첫째 DLF사태와 비밀번호 도용 사태 등으로 어수선한 분위기를 쇄신하기 위해서 외부인사를 선택했다는 분석이다. 내부 출신이기 때문에 조직 안정성이 저하될 우려도 적다.

두 번째는 권 내정자의 소통 능력이다. 권 내정자는 우리금융 홍보실장과 우리은행 홍보실장등을 지내며 대내외적으로 두터운 네트워크를 쌓은 것으로 전해진다. 최근 격화되고 있는 금융감독원과 우리금융의 갈등 국면을 완화시키는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권 내정자는 현 정부와의 소통도 가능한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그는 비서실 부장으로서 참여정부 시절 기획재정부 1차관을 지냈던 박병원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을 보좌한 이력이 있다.

일각에서는 손 회장과의 관계 설정을 우려하는 시선도 있다. 우리은행의 비중이 90%에 달하는 우리금융의 특성상 은행장의 영향력이 회장 못지않게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자료=우리금융그룹/표=이다인 디자이너
자료=우리금융그룹/표=이다인 디자이너

◇7개 부문 신설 통해 계열사 지배력 강화···늘어난 부사장 자리에 손태승 ‘믿을 맨’ 배치

같은날 이뤄진 금융지주 조직개편과 임원인사는 그룹 내 지주사의 영향력을 대폭 강화하는 방향으로 진행됐다. 우선 지주내 조직 개편을 통해 그룹의 관련 업무를 총괄하는 부문제를 도입했다. 기존에 있던 ‘총괄’ 조직 위에 ‘부문’을 신설해 총괄과 단, 부 등을 관리하게 했다.

새롭게 신설된 부문은 총 7개다. 이중 전략부문과 재무부문, 소비자보호·지원부문, 사업관리부문, IT·디지털부문 등 5개 부문은 부사장이 맡는다. 리스크관리부문과 홍보브랜드부문은 전무가 이끌 예정이다.

2명이었던 부사장도 대폭 늘어났다. 5개 부문에 재무부문 산하 신사업총괄까지 포함해 총 6명이 부사장직을 수행하게 됐다. 이러한 지주사 조직 및 임원 확대는 지주의 계열사 통제력 강화로 이어질 전망이다.

늘어난 부사장 자리는 대부분 손 회장의 신뢰가 깊은 인사들로 채워졌다. 기존에 금융지주 부사장을 맡고 있던 최동수 부사장과 박경훈 부사장은 모두 부사장직을 유지했다. 최 부사장은 소비자보호·지원부문을, 박 부사장은 재무부문을 맡게됐다.

최 부사장은 과거 미래전략단 상무로서 손 회장과 함께 우리금융 전환의 밑그림을 그린 인물이며 박 부사장은 과거 전략기획팀에서 손 회장과 함께 일한 경력이 있다. 박 부사장은 우리은행 글로벌그룹 상무도 지내는 등 손 회장과 비슷한 이력으로 주목 받고 있다.

손 회장, 박 부사장과 함께 전략기획팀에서 활약했던 이원덕 우리은행 경영기획그룹 집행부행장도 지주 부사장에 올랐다. 이 부사장은 최 부사장과 마찬가지로 미래전략단 상무를 역임하며 콘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하기도 했다. 차기 우리은행장 유력 후보였던 김정기 우리은행 부문장도 지주 부사장(사업관리부문)으로서 손 회장에게 힘을 실어줄 예정이다.

이외에 IT·디지털부문 부사장으로 선임된 노진호 우리금융 ICT기획단 전무는 지난해 손 회장이 직접 외부에서 영입한 인물이며 신사업총괄 전무를 맡아 그룹의 미래전략과 M&A전략 등을 수립할 이석태 우리금융 전략기획단 상무도 미래전략단 본부장 출신이다. 

이기욱 기자
금융투자부
이기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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