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갤럭시S20·Z 플립에 이어 하반기 갤럭시노트·갤폴드2 출시 전망···플래그십만 4모델로
지난해 무선사업부 영업이익률 한 자릿수···고가 비중 늘려 수익성 개선 전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등 변수

/사진=삼성전자
11일(현지시각)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삼성 갤럭시 언팩 2020' 현장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가 플래그십 스마트폰 제품군을 늘리면서 실적 반등에 시동을 걸었다. 올해 주력 플래그십 갤럭시S·노트 시리즈에 폴더블 모델을 더해 제품군을 모두 100만원대 이상 프리미엄 모델로 꾸렸다. 고가 제품 판매 비중을 늘려 주저앉은 스마트폰 사업의 수익성을 회복하려는 전략이다. 다만 올 상반기 신작 출시를 두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등 몇 가지 흥행 변수가 겹쳤다. 

11일(현지 시각) 삼성전자는 미국 샌프란시스코 팰리스 오브 파인 아트에서 '삼성 갤럭시 언팩 2020'를 열고 '갤럭시 S20'과 ‘갤럭시 Z 플립’을 공개했다. 두 모델 모두 국내에서 100만원 이상 가격대로 책정된 플래그십 모델이다. 삼성전자는 올 상반기에만 플래그십 스마트폰 시리즈 2개를 내놓는다. 

삼성전자는 두 모델의 올해 목표 판매량을 밝히지 않았다. 최경식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부사장은 이날 언팩 기자간담회를 통해 ”목표 대수를 밝히긴 쉽지 않다“며 ”갤럭시 Z 플립의 경우 올해도 한정적인 수량으로 나갈 것 같다. 하반기는 돼야 대중화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갤럭시S20 시리즈 /사진=윤시지 기자
삼성전자 갤럭시S20 시리즈 /사진=윤시지 기자

 

갤럭시S20, 4000만대 벽 깨나···신종 코로나가 ‘변수’

갤럭시S 시리즈는 플래그십 모델로 판매량이 많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상반기 매출을 결정한다. 그러나 지난 3년간 S시리즈 성적은 부진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 리서치에 따르면 갤럭시S7 이후 갤럭시S8, S9, S10 등은 모두 첫 해 판매량이 4000만대를 넘지 못했다. 갤럭시S8과 갤럭시S9은 동기 판매량이 3400만~3800만대에 그쳤다. 지난해 출시된 S10시리즈 역시 3600만대로 저조한 판매 기록을 남겼다.

그러나 카운터포인트는 갤럭시S20 시리즈가 올해 4000만대 판매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했다. 카메라 사양이 대폭 강화되면서 플래그십 수요를 촉진할 것이란 전망이다. 이번 신작 중 최상위 모델인 갤럭시S20 울트라는 1억800만 화소의 후면 카메라를 탑재했다. 최대 100배 줌 촬영도 가능하다. 국내 증권업계는 갤럭시S20 판매 전망을 전작보다 소폭 늘어난 3700~3800만대로 내다본다. 

다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가 신제품 마케팅에 변수가 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앞서 지난해 중국 생산 라인을 모두 철수해 공급 측면에서의 위험은 덜었지만, 대규모 모객이 중심이 되는 신제품 마케팅 활동엔 제약이 걸렸다. 삼성전자는 신종 코로나 여파로 해외 주요 지역에서 대규모 집객 체험 행사를 연기하거나 취소한 상태다. 삼성전자는 온라인 마케팅을 강화해 그 공백을 메울 계획이다.

노근창 현대차투자증권 연구원은 ”갤럭시S20의 첫 해 판매량은 전작인 갤럭시S10 대비 소폭 증가할 것으로 보이지만, 최근 신종 코로나 등 변수가 겹친 상태라 올해 4000만대 달성은 어렵고 3000만대 후반 판매를 달성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무게·가격 가벼워진 갤 Z 플립…하반기 갤폴드2 기대감 더해

삼성전자는 올해부터 폴더블 스마트폰을 ‘폴드’와 ‘Z’ 등 두 제품군으로 운영한다. 이날 공개한 ‘갤럭시 Z 플립’이 Z 시리즈의 첫 제품이다. 전작과 달리 좌우로 여닫는 인폴딩이 아닌 위아래로 여닫는 클램쉘 디자인, 6.7인치 초박형 강화유리(UTG) 디스플레이가 적용됐다. UTG 소재 커버윈도우 두께는 30마이크론이며, 갤럭시폴드와 마찬가지로 커버윈도우 위에 화면보호막이 올라간다.

/사진=윤시지 기자
갤럭시 Z 플립(좌)과 갤럭시노트10플러스 디스플레이 크기가 거의 유사하다. /사진=윤시지 기자

 

다만 시장에선 갤럭시 Z 플립에 대해 대량 판매가 어렵다고 본다. 갤럭시폴드는 보편적인 대화면 수요를 공략했지만 갤럭시 Z 플립은 디자인을 중시하는 특정 수요를 공략한다. 삼성전자는 명품 브랜드 톰브라운과 협업해 갤럭시 Z 플립 프리미엄 패키지를 내놓는다. 이달 중순 뉴욕 패션위크에서도 관련 퍼포먼스를 진행할 정도로 패션 수요에 집중한다. 디스플레이 크기도 작다. 사실상 접는 기능만 있을 뿐 갤럭시노트10플러스 모델(6.8형)과 디스플레이 크기(6.7인치)가 유사해 대화면 수요를 노리긴 어렵다.  

업계 관계자는 ”아무래도 갤럭시 Z 플립보다는 하반기에 출시될 갤럭시폴드 후속작 물량이 더 클 것으로 본다. 시장 기대감도 더 큰 상황"이라면서 "하반기에 공개될 폴더블 모델이 대중화를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장에선 올해 갤럭시 Z 플립 판매량을 150만~200만대 규모로 전망한다. 지난해 갤럭시폴드가 약 45만대 팔린 점을 감안하면 생산 물량이 4배 규모로 확대되는 셈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갤럭시폴드, 갤럭시 Z 플립, 갤럭시폴드 후속 모델 3종 총 450만~500만대 양산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말부터 삼성전자와 주요 부품사들이 물량 증산을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팔고도 못 버는 삼성폰…플래그십 늘려 버틴다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사업은 업황 위축과 경쟁 심화에 따라 수익성이 급락하고 있다. 신흥 시장에서 중국 화웨이 등 제조사들과 경쟁하기 위해 중저가 모델까지 사양을 높이면서 부품 단가, 마케팅비용 지출이 늘어나서다. 이에 지난해 삼성전자 IM부문의 연간 영업이익률은 8.6%로, 지난 2012년 무선사업부로 분리된 이후 연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특히 지난해 분기별 영업이익률은 1분기 8.3%, 2분기 6.0%로 급락했다. 갤럭시S10 판매가 부진해서다. 

노태문 사장은 이날 언팩 기자간담회에서 “어느 시점에 영업이익률을 회복한다고 공언하긴 어렵지만, 긴 호흡을 가지고 충분히 재투자할 수 있는 수준, 업계를 리딩할 수 있는 수준에서 회복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매년 2종을 선보였던 플래그십 시리즈에 폴더블 모델을 더해 수익성을 개선할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올 상반기 갤럭시S20과 Z 플립, 하반기 갤럭시노트와 폴드 시리즈로 실적 방어에 나선다. 제품가격도 오르며 수익성에 기여할 전망이다. 국내 가격으로 갤럭시S20은 124만8500원, 갤럭시S20플러스는 135만3000원, 갤럭시S20 울트라는 159만5000원이다. 세 모델 모두 5G를 지원한다는 점을 감안해도 1년 전 출시된 갤럭시S10(105만6000원)보다 20만~30만원 비싸졌다. 특히 갤럭시S10 시리즈에서 첫선을 보였던 'e' 모델은 이번에 아예 빠졌다. 갤럭시S10e(89만9800원)는 지난해 출시된 갤럭시S 시리즈 중 유일하게 100만원대 이하 중가형 제품이었다. 갤럭시 Z 플립의 국내 가격은 165만원이다. 

노근창 연구원은 “삼성전자 플래그십 투트랙 전략으로 올해 수익성 개선이 예상된다. 대부분 실적을 견인하는 플래그십 매출 비중이 커지기 때문"이라며 “지난해 중국 법인 철수와 같은 일회성 비용도 올해 빠지면서 눈에 띄는 실적 개선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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