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
LG화학 배터리 사업 분사 고심 배경에는 ‘분할 방식’ 한몫
  • 김도현 기자(ok_kd@sisajournal-e.com)
  • 승인 2020.02.12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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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적분할 땐 JV 등 합작사 설립 제약···인적분할은 高성장 예상 배터리 잠재 이익 포기해야
/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LG화학이 고심 중인 전지(배터리)사업부 분사가 현실화할 경우 인적분할을 바탕으로 한 법인 분리가 유력한 방식이 될 전망이다. 그룹 지주사 ㈜LG 자회사로 편입시켜 조인트벤처(JV) 설립 등과 같이 다양한 합작 사업을 가능하게 하기 위함이다.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은 배터리사업부 분사 여부를 놓고 장고(長考)를 이어가고 있다. 현재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둔 채 논의가 계속되고 있다. 실제 분사가 이뤄질 경우 물적분할보다 인적분할에 무게를 두고 있다는 게 회사 안팎의 공통된 전언이다.

물적분할은 분할 주체가 신설회사 주식을 100% 소유한 형태를 일컫는다. 주주들은 종전과 다름없는 지분가치를 누릴 수 있다. 인적분할은 기존 주주들이 지분율대로 신설 법인의 주식을 나눠 갖는 형식이다. 분할 직후 주주 구성은 달라지지 않는다. 법적으로 독립된 신설 법인은 별다른 절차 없이 곧바로 상장 절차를 밟을 수 있어 투자금 확보에도 유리하다.

LG화학이 물적분할을 택할 경우, 그룹 지배구조는 ‘LG→LG화학→LG전지(가칭)’과 같은 형태를 띠게 된다. 신설 법인이 지주사의 손자회사가 되는 방식이다. 공정거래법상 지주사의 손자회사는 증손회사의 지분 100%를 보유해야 한다. 물적분할이 실시될 경우 배터리 신설 법인이 또 다른 신설 법인에 투자할 때 지분 100%를 거느려야 한다는 의미다.

최근 배터리업계는 JV 등을 통해 협력사들과의 사업적 관계를 돈독히 하고 있다. LG화학의 경우에도 중국의 지리(Geely·吉利)자동차, 미국의 제네럴모터스(GM) 등과 합작사를 만들어 배터리 셀 공장 설립을 추진 중이다. 국내에서도 현대자동차그룹과 유사한 방식의 협력이 논의되고 있다. 물적분할을 하면 이 같은 추진 계획에 상당한 제약을 받게 된다.

반면, 인적분할은 ㈜LG의 신설 자회사로 편입되기 때문에 이 같은 부담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 이 같은 분할을 단행하고, 곧바로 기업공개(IPO)를 실시한다면 원활한 자금 확보까지 가능해진다. 분사의 걸림돌 중 하나였던 막대한 연구개발(R&D)비용 소요를 자체적으로 충당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다만, 이 경우 그룹 차원에서의 실익이 부족하다. 지주사 입장에서 현행 LG화학 지분율과 동일한 조건으로 분사되는 탓에 상당히 낮은 지분율만을 보유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배터리 사업의 기대성장치 등을 고려하면 LG그룹 입장에서도 상당히 고민이 되는 처지일 수밖에 없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현재 ㈜LG가 보유한 LG화학 지분율은 30.06% 수준이다.

과거 LG화학은 인적분할을 한 차례 성공적으로 감행한 바 있다. 지난 2009년 LG그룹은 LG화학 산업재 부문을 인적분할해 ‘LG하우시스’를 출범시켰다. LG하우시스는 곧바로 IPO에 나섰다. 이후 상장에 성공한 뒤 LG화학과, LG하우시스 모두 시가총액을 불리고 저마다의 경쟁력을 바탕으로 체제를 개편해 높은 경쟁력을 자랑할 수 있게 됐다.

이 같은 전례와 배터리 사업 특성을 이유로 업계에서도 LG화학의 분사 방법에 대해 인적분할이 유력시하다고 보는 분위기다. 다만, LG화학 내부에서는 그룹 차원의 잠재이익 포기를 감수하면서까지 배터리사업부 분사를 단행해야 하는지 여부가 쟁점이 돼 있는 상황이다. 최종 분사 결정 역시 각 분할 방법이 지닌 장단점 및 그룹사·주주 등의 손익을 따져 이뤄질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 관계자는 “기존 석유화학사업이 다운사이클에 진입했고, 배터리 사업 부문에 대한 성장 기대감이 매우 크다”면서 “인적분할을 선택하게 되더라도, 적정 수준의 분할 비율을 놓고도 회사 내부에서 진통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평가했다. 이어 그는 “3월 정기주총 안건에서 분할 안건이 다뤄질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라도 수일 내에 결론을 낼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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