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수요 폭증에 방송 편성 잡고 싶지만 물량 확보 안 돼 불가능
현대홈쇼핑은 13일 마스크 판매 채널 TV서 온라인으로 돌리기도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우려로 마스크 수요가 폭증하면서 홈쇼핑 업계가 마스크 물량 확보를 위해 총성 없는 전쟁을 치르고 있다. 이전에는 10만여장 수준만 확보되면 방송 판매가 가능했던 데 반해, 최근에는 같은 물량으로는 1분도 채 버티지 못하게 됐기 때문이다. 이탓에 방송 가능한 마스크 물량 확보를 위한 업체 간 경쟁도 심화하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현재 홈쇼핑 업계는 마스크 물량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홈쇼핑 업체 한 관계자는 “며칠 전 10분 타임으로 마스크 판매를 했는데 판매 상승률이 2000%를 찍었다. 당시 시스템 오류까지 났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회사 내부적으로 임직원도 사지 말라는 지침이 내려왔을 정도로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한 상태다. 물량이 없어 향후 방송 일정을 잡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렇듯 폭증하는 마스크 수요 탓에 방송 판매를 하고 싶어도 못 하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롯데홈쇼핑 관계자는 “설 직후인 1월 말 방송에서 기존 물량을 모두 판매한 이후에 추후 방송을 위해 물량을 모으고는 있는 상황”이라면서 “이전에는 15만장으로 10분했다면 지금은 같은 양으로는 1분도 못 버틴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내부적으로도 빨리 방송해야 한다는 압박이 있지만 시일이 걸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CJ오쇼핑 관계자도 “지난달 28일 방송 이후 물량 확보가 어려워 방송 편성을 못 잡고 있다. 업체 간 경쟁도 심한 상태”라고 말했다.  

정부는 공영홈쇼핑을 통해 다가오는 16일 노마진 방식으로 100만개의 마스크 판매에 들어간다는 방침이다. 다만 이마저도 업계에서는 충분한 물량이 아니라는 반응이다.  

업계 관계자는 “홈쇼핑이 원래 팔던 가격이 있어서 편의점처럼 2000~3000원에 팔 수 없다. 수요 확보가 안 되면 자칫 가격이 오를 수가 있어서 최대한 이전 가격에 맞추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수요 폭증으로 서버 마비가 이는 상황이 나타나자 현대홈쇼핑은 13일 준비한 24만개(4000세트) 분량의 마스크 판매 방송을 기존 TV 방송에서 온라인 판매로 변경했다. 10분여간 진행되는 마스크 판매로 ARS가 먹통이 되면, 이후 방송 판매까지 타격을 입는 탓에 불가피하게 판매 채널을 온라인으로 옮길 수밖에 없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현대홈쇼핑 관계자는 “13일 진행하기로 했던 ‘크린조이 마스크’ TV방송의 경우, 방송 시작 30분전에 문자 메시지로 알려주는 ‘방송 알림’ 서비스 신청 고객만 10만 여명에 달한다”며 “방송을 예정대로 진행할 경우 ARS 주문 전화 폭증으로 통신 장애 등이 예상된다는 통신사 권고를 고려해 방송 판매를 진행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로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 마스크 매대가 비어 있다. / 사진=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로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 마스크 매대가 비어 있다. /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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