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차장·택시·전기자전거·자율주행 등 섭렵

이미지=이다인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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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모빌리티가 각종 이동 서비스 통합을 노리고 있다. 주차장부터 시작해 택시, 전기자전거, 자율주행 등 모빌리티 전 분야 공략에 나섰다. 출발지부터 목적지까지 모든 이동수단을 연결하겠다는 포부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 2017년 카카오 사업 부문에서 분사해 독립회사로 출범했다. 당시 카카오모빌리티는 “교통과 이동 영역을 아우르는 모빌리티 영역에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 우버처럼 한국을 대표하는 모빌리티 기업으로서 글로벌 시장에서도 지속적인 혁신을 보여줄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카풀(승차공유 서비스) 서비스 출시와 관련해 택시업계와 갈등을 빚은 카카오모빌리티는 카풀 서비스를 잠정 중단하고 오히려 택시회사를 연달아 인수했다. 특히 가맹형 플랫폼 택시 서비스 ‘카카오T 블루’를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현재 카카오모빌리티는 택시 서비스뿐만 아니라 대리운전, 내비게이션, 주차장, 전기자전거 서비스 등도 제공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모빌리티 사업의 궁극적인 목표는 출발지부터 목적지까지 모든 이동수단을 연결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카카오모빌리티가 택시뿐만 아니라 전기자전거와 같은 ‘마이크로 모빌리티’나 주차장 서비스에 나서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카카오는 지난 2016년 주차장 정보·예약 애플리케이션 ‘파크히어’를 운영 중인 스타트업 ‘파킹스퀘어’를 인수한 바 있다. 이후 카카오모빌리티를 통해 2017년 ‘카카오T 주차 서비스’를 출시했다. 현재 서울과 수도권 지역 1600여개 주차장 운영자, 지자체 공영주차장과 제휴하고 있으며, 계속해서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아울러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해 3월부터 ‘카카오 T바이크’ 시범사업을 시작했다. 전기자전거를 활용해 자가용 승용차 이용이 어렵거나 대중교통이 닿지 않는 단거리 이동을 지원하는 서비스다. 향후 다양한 지자체와 협의해 전기자전거를 3000대 이상으로 확충할 계획이다.

자료=카카오모빌리티
자료=카카오모빌리티

 

카카오모빌리티는 자율주행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9월 LG유플러스와 ‘5세대 이동통신서비스(5G) 기반 미래 스마트 교통 분야 서비스’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자율주행 환경 근간 구축과 새로운 스마트 교통 솔루션 공동 개발에 나서고 있다. 

업계는 카카오모빌리티가 주차장 서비스 확대에 나선 것도 향후 자율주행 시대를 대비하기 위한 것으로 보고 있다. 자율주행 시대에는 출발과 도착을 위한 주차 공간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특히 이동 수요가 많은 지역에는 많은 차량이 대기할 장소가 필요하다. 주차장은 자율주행 시대의 ‘시작과 끝’인 셈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최근 한국철도공사와 업무협약도 맺었다. 철도공사와 카카오모빌리티는 카카오T 앱에서 열차 승차권 판매, 철도역 주차장 정보 제공, 연계교통 안내 서비스를 제공하고 철도관광을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에 협력할 방침이다. 카카오T 앱에서 바로 승차권을 구매하는 시스템은 올해 안에 구축할 계획이다. 기차마저 카카오T 앱 안에 들어갈 경우, 사실상 국내에 존재하는 대다수 지상 교통수단을 아우르게 되는 셈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카카오모빌리티의 이 같은 행보에 대해 우려 섞인 시선을 보내고 있다. 향후 카카오모빌리티가 모든 교통수단을 통합하게 될 경우, 독점적인 지위를 누리게 될 것이라는 우려에서다. 특히 모빌리티 분야는 스타트업들의 도전이 활발한 곳이다. 카카오가 해당 시장을 장악할 경우, 지난해 카풀 논란과 마찬가지로 스타트업과 소상공인들에게 피해를 줄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IT업계 관계자는 “카카오는 기본적으로 생활밀착형 플랫폼을 지향하고 있다. 문제는 그 과정에서 많은 소상공인 또는 스타트업과 부딪히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며 “카카오모빌리티의 서비스 확장 역시 향후 많은 논란을 일으킬 가능성이 크다. 이와 관련해 카카오 스스로 타협점을 찾으려는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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