붙이지 않고 접는 배송박스, 무라벨 생수병, 아이스팩 대신 얼린 생수 등···재활용·플라스틱 절감 위한 식품업계 노력 계속

버려지는 포장재나 종이박스, 테이프를 줄이기 위한 유통업체들의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 지난해부터 불기 시작한 친환경 바람이 올해에도 방법을 다양화하며 이어지고 있는 모습이다.

◇ 테이프 없이 접어서 밀봉하는 배송 박스

현대홈쇼핑의 핑거박스. /사진=현대홈쇼핑
현대홈쇼핑의 핑거박스. / 사진=현대홈쇼핑

현대홈쇼핑이 접착제 사용 없이 조립형으로 밀봉이 가능한 친환경 배송 박스인 ‘핑거박스’를 도입한다. ‘라씨엔토’·‘고비’ 등 현대홈쇼핑 단독 패션 브랜드 배송에 우선 적용되며, 향후 적용 상품을 확대할 예정이다. 

이번에 도입하는 ‘핑거박스(가로 38㎝, 세로 33㎝, 높이 9㎝ 크기)’는 일체의 접착제 사용 없이 밀봉할 수 있는 100% 종이 소재의 박스로, 종이 접기 방식으로 간단하게 조립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배송 상품을 박스 안에 넣은 뒤, 입구에 해당하는 면을 접어 넣으면 종이가 서로 맞물려 닫힌다. 상품을 꺼낼 때는 겉면에 표시된 절취선에 손가락을 집어 넣어 양쪽으로 잡아 당기면 배송 박스를 쉽게 뜯을 수 있다.

지난해 현대홈쇼핑이 도입한 ‘날개박스’가 제품 포장에 비닐 테이프 대신 친환경 소재 접착제를 사용했다면, ‘핑거박스’는 아예 접착제 사용 없이 종이로만 포장할 수 있게 배송 박스를 업그레이드한 것이다. 회사 측은 기존 ‘날개박스’ 적용됐던 품목에 ‘핑거박스’로 모두 교체해 사용할 계획이다. 올해에만 50만개 상품 배송에 사용할 예정이다. 

 ◇ 아예 라벨을 없앴다

롯데칠성의 무라벨 아이시스. /사진=롯데칠성 홈페이지
롯데칠성의 무라벨 아이시스. / 사진=롯데칠성 홈페이지

생수에 붙은 비닐 라벨을 없앤 제품도 등장했다. 롯데칠성은 최근 페트병 몸체에 감겨있는 라벨을 없앤 생수 ‘아이시스 8.0 ECO’ 제품을 출시했다. 라벨이 있던 자리는 아이시스 음각이 새겨진 플라스틱 그대로 남는다. 기존 제품 라벨에 쓰였던 아이시스의 상징인 핑크색은 뚜껑에 남긴다. 

기존 몸체 띠 라벨에 적혀 있던 제품 관련 정보들은 병뚜껑이나 포장박스로 옮겼다. 제품명, 수원지, 무기물 함량 등의 정보는 병뚜껑 포장 필름에 인쇄했고, 전체 표기사항은 묶음용 포장박스에 기재한다. 

롯데칠성은 라벨 없는 생수를 통해 올해 약 540만장(5.4t)의 포장재 절감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라벨이 없기 때문에 별도로 라벨을 떼어내지 않더라도 손쉽게 재활용 분류가 가능하다는 점이 분리배출이 어려운 바쁜 현대인들에게 편리함을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이외에도 편의성 차원에서 정사각형의 페트병 몸체 중간에 홈을 만들어 그립감을 높였다. 이같은 변화가 다른 생수 브랜드뿐 아니라 비닐 포장재를 두른 다른 제품에도 반영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 디자인 간소화로 잉크 줄여

오리온 친환경 포장재 개선 전후. /사진=오리온
오리온 친환경 포장재 개선 전후. / 사진=오리온

오리온은 지난해 제품 포장재 디자인을 단순화하고 인쇄도수를 줄여 잉크 사용량을 시행 전 대비 24% 절감했다. 

오리온은 지난해 7월부터 11월까지 순차적으로 후레쉬베리, 촉촉한 초코칩, 다이제, 생크림파이 등 총 10개 브랜드의 포장재 디자인을 단순화하고 인쇄도수를 줄이는 작업을 진행했다. 낱개 속포장 제품의 인쇄도수를 기존 8~3도에서 3도 이하로 낮춘 것이다. 

오리온은 이 기간 동안 기존 사용량의 24%에 달하는 총 27톤의 잉크를 절감했다. 해당 제품들의 연간 생산량을 기준으로 환산할 경우 한 해 동안 약 90톤에 달하는 잉크 사용량을 절감한 셈이다. 

오리온은 지난 2015년에도 22개 브랜드의 포장재 인쇄도수를 줄여 연간 약 88톤의 잉크를 절감해온 바 있다. 두 번에 걸친 포장재 개선으로 포장재 제조 시 사용하는 잉크의 양을 기존 대비 연간 약 178톤 가량 줄일 수 있게 됐다.

◇ 친환경 보냉재 대신 얼린 생수

동원은 아이스팩 대신 얼린 생수를 제공한다. /사진=동원홈푸드
동원은 아이스팩 대신 얼린 생수를 제공한다. / 사진=동원홈푸드

동원홈푸드는 지난해 말부터 운영하는 국내 최대 가정간편식(HMR) 온라인몰 더반찬이 신선포장에 사용하던 기존 아이스팩을 얼린 ‘동원샘물’로 교체했다. 

아이스팩에 들어있는 아이스젤은 플라스틱 성분이 들어있어 재활용이 불가능한데다가, 싱크대나 하수구에 버릴 경우 환경오염의 원인이 되기 때문에 처리가 매우 곤란하다. 동원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달부터 동원샘물 500ml 제품을 페트병 채로 얼려 아이스팩 대신 사용한다. 포장에 사용하는 동원샘물은 시판되고 있는 제품과 동일한 제품이기 때문에 별도로 보관했다가 언제든지 음용이 가능하다.

동원은 동원샘물 페트병이 100% 재활용 및 재사용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2013년 환경부와 페트병 경량화 실천 협약을 맺은 이후 플라스틱 저감화를 지속해 환경부로부터 환경성적표지 인증까지 받은 친환경 페트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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