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어닝쇼크 맞은 롯데그룹···신종코로나 사태로 또 다른 국면
롯데쇼핑 통합법인으로 위기 돌파 계획···IPO, 이커머스 등 돌발악재 맞아

/그래픽=이다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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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어닝쇼크를 맞은 롯데그룹이 신종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사태로 또 다른 국면을 맞이한 모양새다. 올해 상반기 중 호텔롯데의 기업공개(IPO)와 통합 온라인몰인 ‘롯데ON’의 론칭을 계획하고 있는 롯데가 신종코로나 여파로 유통업계 전반이 움츠러들면서 추진동력을 잃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오프라인 유통업계에서 여전히 독보적인 위치에 있는 롯데그룹은 지난해 실적악화로 어닝쇼크 수준의 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온라인으로 쇼핑의 주도권이 넘어가고, 이 같은 영향으로 오프라인 업계도 매장 리뉴얼 등 일종의 혁신이 필요한데 적기에 대응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롯데를 향해 제기됐다.

롯데는 올해 조직개편 등으로 체질 개선에 들어갔다. 백화점, 마트, 슈퍼 등 부문을 롯데쇼핑 통합법인의 사업부로 전환하고 강희태 유통BU장(부회장)이 롯데쇼핑 통합법인의 대표이사도 겸직하도록 했다. 유통 물류의 흐름이 온라인과 오프라인, 양 갈래로 나뉘어 있기 때문에 기존의 조직체계에서는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많았다. 조직개편은 부서 간 소통을 확대하고 한 박자 빠른 의사결정으로 현재의 위기를 돌파하겠다는 신동빈 회장의 의중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조직개편의 틀은 잡았지만 신종 코로나 사태가 돌발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신종 코로나 사태는 비단 오프라인 유통업의 부진을 넘어 롯데그룹 전체의 위기로 번질 가능성이 있다고 업계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신종 코로나 사태가 장기되면 호텔롯데의 IPO와 롯데그룹의 온라인 통합몰인 ‘롯데ON’의 론칭이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을 가능성이 점점 높아지기 때문이다.

호텔롯데의 경우 면세점에서 발생하는 매출이 약 80% 가량 되는데 이번 신종 코로나 사태로 실적악화가 분명해졌다. 소공동 본점의 경우 하루 매출만 200억원에 달하는데 벌써 3일을 쉬었다. 롯데 제주면세점도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지난 2일부터 6일까지 5일 간 문을 닫고 영업을 하지 않았다.

국내기업의 상장에 있어 최근 실적이 상장여부에 중요한 변수로 작용하는데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로 중국의 무역보역 그대로 맞은 롯데가 신종 코로나의 영향권 아래 또다시 놓인 것이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IPO는 테마에 따른 실적 변동성이 크면 불리하다”고 말했다.

3월 말 오픈 예정인 ‘롯데ON’ 역시 이슈몰이가 힘들게 됐다. 롯데는 롯데홈쇼핑, 백화점, 마트 등 7개 계열사를 통한한 온라인쇼핑몰로 본격적인 이커머스의 참전을 계획하고 있었다. 업계 안팎에서도 롯데의 이커머스 참전을 두고 비상한 관심을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이커머스의 경우 오프라인 매장이 없기 때문에 론칭 당시 미디어의 관심과 여론의 동향이 매우 중요한데 신종코로나로 묻힐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커머스는 특히 대대적인 마케팅이 필수”라며 “현재는 모든 이슈가 신종코로나에 묻히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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