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 여행객 증가 기대했지만 우한폐렴 확산 악재 맞아
모두투어·하나투어 주가 한 달 새 10% 이상 떨어져
상반기 실적 악화도 전망돼 

핀란드 로바니에미 공항에 도착한 관광객들이 우한 폐렴 우려에 마스크를 끼고 이동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핀란드 로바니에미 공항에 도착한 관광객들이 우한 폐렴 우려에 마스크를 끼고 이동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신종 코로나) 감염증이 확산되면서 여행주와 항공주들이 일제히 하락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들 종목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일본 불매 운동과 홍콩 시위로 실적 하락에 따른 부진한 주가 흐름을 보여왔다. 연초에는 여행객이 증가하며 실적 개선을 기대했지만 예상치 못한 신종 코로나 영향으로 중국과 일본만 아니라 동남아 여행 수요까지 감소하는 악재에 휘말리게 됐다. 

◇여행업계 주가, 한 달 새 약 15% 하락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모두투어와 하나투어 등 여행업체와 진에어, 제주항공, 티웨이항공 등 저가 항공사의 주가가 모두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주가는 연초 들어 오름세를 보였지만 1월 중순부터 신종 코로나 확산에 따라 주가가 크게 떨어지는 중이다. 모두투어는 지난달 14일 이후부터 이달 10일까지 16.8% 떨어졌고 하나투어는 같은 기간 14.5% 하락했다. 

모두투어 주가는 지난해 하반기 들어 10월8일 장중 1만3800원을 기록한 이후 올해 초 2만원 근처까지 회복했지만 2월에 다시 1만5000원대로 주저앉았다. 하나투어도 지난해 하반기부터 주가가 회복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올해 들어 크게 떨어져 작년 하반기 상승분을 모두 반납했다. 

저가 항공사도 비슷한 상황이다. 티웨이항공은 같은 기간 12.3%, 제주항공은 9.3%, 진에어는 4.7% 떨어졌다. 여행사와 함께 항공주 관련 종목들이 올해 들어 전혀 상승하지 못한 상황이다. 

이들 기업들은 공통적으로 작년 일본 불매 운동 등 영향에 실적 악화를 본 바 있다. 모두투어의 경우 작년 한 해 영업이익이 55억원으로 전년보다 66.89% 감소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전년 대비 18.58% 감소했고 순이익은 73.21% 줄었다.

진에어는 지난해 영업손실(491억원)을 봤고 티웨이항공도 192억원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이들 기업들은 지난해 일본여행 불매 운동 여파가 실적에 영향을 줬다고 밝혔다. 

모두투어와 하나투어의 지난 2개월 간의 주가 추이 / 사진=키움증권HTS

◇올해 중국, 동남아 여행 수요 줄며 상반기 적자 우려도

증권업계는 여행 관련 기업들이 올해도 영업 악화에 빠질 것으로 내다봤다. 신종 코로나가 진정돼야 실적 개선이 이뤄질 수 있다고도 분석했다. 

항공업계에 따르면 항공사들은 중국 우한 노선 운항 중단을 시작으로 중국 노선 운항 감축에 들어갔다. 제주항공은 지난 7일부터 인천~마카오 노선을 잠정 중단하고 제주~홍콩 노선은 이달 19일부터 중단하기로 했다. 진에어와 에어부산도 지난 7일부터 각각 인천~마카오, 부산~마카오 노선 운항을 잠정 중단하기로 했다. 

한화투자증권에 따르면 올해 1월 전국 공항 국제선 여객 수송량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1.8% 줄었다. 이에 더해 일본 노선 여행객은 올해 들어 더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노선 여객 수요는 지난 1월 들어 전년 동월 대비 40.4%나 감소했다. 이는 지난해 8월(전년 동월 대비 -20.3%)과 9월(-28.5%) 등 일본 불매 운동이 격화하던 시기보다 더 큰 감소세였다. 

김유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가 급속도로 확산되면서 중국 노선 수요가 급감한 점이 부진한 여객 실적의 주 요인”이라며 “중국 이외에도 일본, 유럽, 미주 등 대부분 노선 증가율이 전월 대비 둔화됐다”고 설명했다. 

이효진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모두투어와 관련해 일본 불매 운동에 이어 신종 코로나까지 퍼지면서 중국 패키지 수요 감소에 따른 상반기 적자를 예상했다. 이 연구원은 “1분기부터 적자 기조를 탈피할 것으로 예상되었으나 우한 폐렴 창궐로 인해 중국 패키지 수요까지 타격을 입으며 상반기 적자 탈피가 불가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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