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16 대책 이후 디에이치아너힐즈에 이어 헬리오시티까지 응찰자 없어 유찰

서울시 송파구에 위치한 헬리오시티 전경 / 사진=시사저널e DB
서울시 송파구에 위치한 헬리오시티 전경 / 사진=시사저널e DB

 

 

보류지 매각 시장에 찬바람이 불고 있다. 청약통장이 없는 이는 물론 다주택까지도 최근 주택시장의 트렌드인 새 집을 살 수 있다는 점에서 투자 및 실수요자에게 각광받는 매물이었지만 12·16 부동산 대책으로 자금줄이 막히면서 찬바람이 부는 것이다. 보류지란 사업시행자인 재건축·재개발조합이 향후 발생할 수 있는 소송 등에 대비하기 위해 일반분양을 하지 않고 여분으로 남겨두는 물량을 말한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7일 진행한 서울 송파구 헬리오시티(가락시영 재건축)의 보류지 잔여분 매각이 처음으로 유찰됐다. 조합은 최고가 공개 경쟁입찰 방식으로 아파트 2가구와 상가 4호의 보류지 잔여분 매각을 진행했으나, 전용 84㎡ 기준 17억 원 대라는 시세 대비 저렴한 기준에도 불구하고 응찰자가 한 명도 없었다. 헬리오시티의 보류지 잔여분 매각이 유찰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조합은 지난해 7월과 9월 각각 아파트 5가구를 일괄·개발 매각했으며 모두 낙찰됐다.

이에 앞서 강남구 디에이치아너힐즈(개포주공3 재건축)도 지난해 12월 말 보류지 매각을 진행했지만 총 5건의 매물 가운데 한 건의 매물만 주인을 찾고 네 건은 유찰된 바 있다.

그동안 보류지는 찾는 수요자들이 많아 묻지마 낙찰이 이루어지기도 할 정도였다. 지난해 하반기 고덕 그라시움(고덕주공2 재건축)이 실시한 보류지 입찰 13가구 공급에 107명이 몰렸다. 상당수 시장 참여자들이 참여하는 시장이 아님에도 높은 경쟁률을 보여 화제가 됐지만 이제는 응찰자를 찾기 힘들 정도다. 대출금지 등 자금줄이 막혀버린 영향이다. 12·16 대책으로 시세 15억 원 초과 아파트에 대한 주택담보대출이 막힌데다, 자금출처 조사 가능성까지 커지면서 초고가 보류지 시장 분위기도 가라앉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보류지는 계약금과 중도금 및 잔금을 약 두 달 이내에 전부 납부하는 조건인 경우가 많아 일반 청약 등에 비해 유동자금이 많아야 하는데, 이런 조건의 이들 상당수는 자금출처 조사 등을 예민하게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다”며 “12·16 대책을 통해 시행되는 대출규제 강화, 거래의 투명성 차원에서 진행되는 자금출처조사 등이 부담이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15억 원 이상의 입찰매물은 유찰이 늘었지만 15억 원 미만의 보류지는 낙찰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도 나온다. 15억 원 이상의 경우 주택담보대출이 전면 금지됐지만, 15억 원 미만의 경우에는 상대적으로 대출이 용이하기 때문이다. 이른바 보류지 내 풍선효과다.

실제 디에이치아너힐즈 보류지 4건이 유찰되던 비슷한 시기 최저입찰가가 11억~13억 원 수준인 영등포구 신길동 보라매SK뷰(신길5구역)는 새 주인을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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