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칼 주총 등 굵직한 사안 많아 수탁위원 누가 될 지 관심 집중
관계당국 “구성 마무리 단계”

전북 전주시 국민연금공단. / 사진=연합뉴스
전북 전주시 국민연금공단. / 사진=연합뉴스

국민연금 의결권 산하 기구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 구성 과정에 기업들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수탁위원들의 성향에 따라 국민연금의 경영 참여 수위가 사실상 결정되기 때문이다.

10일 재계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수탁위 구성을 조만간 마무리할 예정이다. 시민사회계 등 다양한 분야의 인물들이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재계에서도 수탁위원으로 어떤 인물들이 선정될지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국민연금을 대주주로 둔 한 대기업 관계자는 “어떤 인물들이 수탁위원이 될지, 후보에 오르는 사람이 누구인지 등 구성 과정을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고 전했다.

더불어 한 시민사회계 인사 역시 “수탁위에 어떤 인물들이 갈지에 따라 국민연금의 경영 참여 정도가 결정될 것”이라고 전했다.

국민연금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는 국민연금의 주주권 및 의결권 행사와 관련된 사안을 결정하는 기구다. 상근위원 3명과 민간위원 6명으로 구성되는데 그중 특히 관심을 모으는 부분은 민간위원 6명을 누가 맡게 되느냐다.

수탁위 결정에 따라 국민연금의 경영 참여 수위가 결정되기 때문에 기업들은 누가 참여하는가에 관심을 기울일 수밖에 없다. 지난해 대한항공은 당시 이해관계 직무 회비 규정을 들어 김경률 위원과 이상훈 위원에 대해 수탁위원 자격이 없다며 문제 삼고 나선 바 있다.

당시 대한항공 주식을 보유한 참여연대가 조양호 회장 연임을 저지할 목적으로 의결권 대리를 권유하는 공시를 했는데 참여연대에 소속돼 있거나 인연이 있는 이들이 이 과정에 관여돼 있다는 지적이었다. 당시 수탁위는 조양호 당시 회장의 연임 여부 등 한진칼과 대한항공에서의 주주권 행사 방향에 대해 결정하는 회의를 진행했다.

특히 올해는 대기업 지분을 늘려온 국민연금의 위상이 커진 데다 삼성물산이나 남매의 난을 벌이고 있는 한진칼 주총 등 굵직한 이슈도 많아 수탁위 구성에 큰 관심이 모아지는 형국이다.

다만 이번 수탁위에 대해서는 관계당국이 특히 더 중립적으로 구성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박주근 CEO스코어 대표는 “이번 수탁위는 새로운 국민연금 경영 참여 관련 가이드라인이 만들어진 이후 사실상 처음으로 활동을 하게 된다는 점에서 상징성이 크다”며 “다만 국민연금 활동에 대해 워낙 민감한 외부 시각이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상당히 중립적으로 구성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한편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수탁위 구성은 현재 마무리 단계에 있으며, 구체적으로 더 말할 수 있는 사안은 없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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