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영병에 쏠린 관심···反日 분위기 환기 기대
김필수 교수 “일본차 부진은 국민 감정 영향···경쟁력 충분”

2019년 일본자동차 판매 추이. / 사진=조현경 디자이너
지난해 일본자동차 판매 추이. / 사진=조현경 디자이너

중국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에 전 국민의 관심이 쏠리면서 일본 자동차업계가 반사이익을 얻을 전망이다. 일본차 업계는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로 인해 반일 감정이 사그라지길 조심스레 기대하고 있다.

일본차 업계는 지난해 일본 수출규제 이후 판매가 급감한 가운데 올해부터는 다시 판매 확대에 나서야 하는 상황이다. 특히 올해는 벤츠·BMW·아우디폭스바겐 등 독일 3사는 물론 캐딜락·포드·재규어랜드로버 등도 대규모 신차 출시를 준비하고 있어, 일본차 업계는 조속한 정상화가 절실하다.

일본차 업계가 기대하는 것은 국민 정서 반전이다.

지난해 하반기 뜨거운 감자가 일본 불매운동이었다면, 최근에는 코로나바이러스다. 현재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는 국내에서도 확진자가 계속 늘어나며 최대 관심사로 떠올랐다. 극에 달했던 반일 감정이 차츰 줄어들고 있는 가운데 코로나바이러스라는 새로운 국면을 맞아 일본차에 대한 분위기를 환기시킬 가능성이 커졌다.

박재용 이화여대 미래사회공학부 연구교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영향으로 일본 불매운동에 대한 관심이 줄어들면서 일본차 판매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도 “지난해 일본차 부진은 자동차 문제보다는 국민 감정에 영향을 많이 받았다”라며 “그동안 눈치를 살피던 고객들이 차츰 구매로 돌아서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일본차 중에는 가성비 좋은 하이브리드 차종이 많아 수요는 충분하다. 올해부터는 판매가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일본차는 수출규제 전인 지난해 상반기까지만 하더라도 2만3482대(1~6월)를 판매하며 전년에 비해 10.3% 늘어났다.

수출규제 후 판매량이 급감했으나, 이후 다시 회복세를 보이며 12월에는 지난해의 80% 수준까지 올라왔다. 다만 지난 1월에는 연말 할인혜택 등이 축소되며 판매고가 다시 추락했다.

박 교수는 “1월 일본차 판매량이 떨어졌지만, 이는 올해 할인을 기다리는 사람이 늘어났기 때문으로 보인다”며 “올해 일본차 판매는 반일 감정 회복 시기, 할인 시점 등에 따라 좌우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올해 일본차 업계는 토요타를 시작으로 점유율 회복에 나설 방침이다.

토요타는 올 상반기 GR 수프라, 캠리 스포츠 에디션 XSE·프리우스 4륜구동모델·프리우스 C크로스오버 등 신차 4종을 출시할 계획이다. 앞서 출시한 GR 수프라는 초도 물량 30대를 출시 하루 만에 모두 판매했다.

토요타는 먼저 주력 모델이 아닌 한정 판매 모델부터 출시해 소비자 반응을 살핀 후 판매 전략을 수립해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혼다와 닛산은 일본 회계연도가 시작하는 3월이 지나야 신차 출시 일정이 나올 전망이다. 인피티니는 지난 1월 Q60을 제외한 모델들이 배출가스 기준 문제로 출고가 중단되며 판매가 급감했으나, 2월부터는 다른 차종 판매도 재개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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